top of page

공란으로 41개 검색됨

  • 화학물질, 비밀은 위험하다 | 포도밭출판사

    135×210mm┃336쪽┃17,000원┃ 2017년 11월 17일 출간┃ ISBN 979-11-88501-01-4 (03330) 화학물질, 비밀은 위험하다 지은이: 김신범 보도자료 ​ “화학물질로 인한 재앙은 앞으로 더 많이, 더 크게 일어날 것입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제품 중에 또 무엇이 우리를 죽일지 모릅니다 우리가 아무것도 바꾸지 못한다면 말이죠” 인류가 사용하는 화학물질의 종류와 사용량이 계속 늘고 있다. 우리 주변의 화학물질은 벌써 수만 종에 이르고 이 숫자는 계속 늘어난다. 이제 이 물질은 누구도 피할 수 없을 만큼 일상에 스며들어 있다. 그런데 자칫 생명을 앗아갈 만큼 치명적이기도 한 화학물질들이 어떻게 관리되고 있을까. 일일이 독성을 파악하고, 용도에 맞게, 올바른 방식으로 쓰도록 규제되고 있을까. 짐작하듯이 그렇지 못하다. 문제가 좀 심각하다. 가습기살균제 참사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남겼다. 지울 수 없는 큰 아픔과 상처는 물론, 사회적으로 풀어야 할 숱한 과제를 드러냈다. “도대체 정부는 뭘 했단 말입니까?” 이렇게 따지는 것도 한계를 드러냈다. 스스로 신경 쓰지 않으면 아무도 돕지 않는다. 그런데 화학물질은 워낙 새로운 물질이다 보니 개인이 혼자 똑똑해져서 위험을 피하기란 불가능하다. 그래서 같이 안전해져야 한다. 문제는 그 길을 가로막는 것이 있다. 이윤에 눈 먼 기업들이 진실을 감추기 위해 펼쳐드는 ‘비밀’이라는 방패가 그것이다. 화학물질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비밀과의 싸움’이 필요한 것이 그 때문이다. 우리 사회에도 그런 싸움을 해온 사람이 있다. 수은 공장 노동자인 문송면의 죽음이 계기가 되고 원진레이온 직업병 투쟁의 결과로 세워진 녹색병원 노동환경건강연구소에서 창설 때부터 일해온 김신범 실장이다. 《화학물질, 비밀은 위험하다》에는 그가 바라보는 한국 사회 화학물질 관리 실태의 취약점들과 ‘같이 안전한 사회’를 위해 나부터 할 일들이 안내되어 있다. 화학물질로부터 안전하길 바라는 모두를 위한 ‘화학물질 이야기’다. 화학물질에 둘러싸여 살아가는 우리 최초의 합성치약인 오돌(Odol)이 판매된 것은 1903년이었고 합성세제 퍼실(Persil)이 등장한 것은 1907년이다. 가정용 합성페인트의 등장은 1930년대였고, 플라스틱이 장난감과 주방용품, 가구 등에 사용된 것도 이때부터다. 미국에서의 합성농약 사용량은 1947년에 1억2천4백만 파운드였다가 1960년에는 무려 6억2천7백만 파운드로 늘어났다. 제2차 세계대전을 계기로 인류의 화학물질 생산과 소비는 급증했다. 한국은 1960년대 경제개발계획의 시작과 함께 화학물질 생산이 본격화되었고, 일상생활 속으로 화학물질과 그 제품이 확산된 것은 1970년대 이후라 할 수 있다. 그로부터 얼마 안 된 1988년에 문송면의 수은 중독과 원진레이온 이황화탄소 중독 사건이 터졌다. 2011년에는 가습기살균제 참사가 일어났다. 화학물질 생산과 소비가 급증하는 만큼 그로 인한 피해 또한 급증한다. 이 추세는 앞으로 계속될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더욱 심각한 상황을 맞을 것이다. 우리가 아무것도 바꾸지 못한다면 말이다. 안전한 일상을 위한 변화의 길목을 가로막는 큰 방해물들이 있다. 그것은 가습기살균제 참사에서 드러났듯, 안전에 무감하고 탐욕에 눈 먼 기업들 및 그들을 비호하는 정치권력이다. 이제 어떻게 바꿔나가야 할까. 국내 화학물질 관리 체계의 중요한 변곡점을 이끈 주역이자 오랫동안 사회적 약자들의 안전한 노동을 위해 활동해온 저자는 《화학물질, 비밀은 위험하다》에서 그 길을 신중히 안내한다. 화학물질 관리 실태를 보라 환경부는 현재 국내에 유통되는 화학물질을 4만 4천여 개로 추정하는데, 이중에 독성이 파악된 것은 15%에 불과하다. 나머지 3만 7천여 개의 물질은 독성 파악조차 안 된 실정이다. 독성을 모른 채 그냥 쓰고 있다. 어떻게 이럴 수 있을까? 사실 이것은 비단 우리만의 실정이 아니라 전 세계에서 화학물질 관리가 이뤄지던 초기인 1970년대 미국에서부터 계속돼온 실정이다. 중요한 것은 더 이상 이 상황을 어렵다고 놔둘 게 아니라 보다 효과적인 정책과 엄밀한 규제를 통해 관리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 책에서 일례로 말하는 것이 유럽의 REACH(Registration, Evaluation, Authorization, and Restriction of Chemicals) 같은 제도다. 이 제도의 핵심은 “노 데이터, 노 마켓(No Data, No Market)”으로 표현된다. 독성과 용도에 대한 데이터 없이는 화학물질과 그 제품을 시중에 내놓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화학물질로 인한 위험은 유럽뿐만이 아니라 인류 공통이다. 당연히 한국에서도 화학물질 관리 수준을 정비하자는 사회적 요구가 있었고 그 결과 2013년 화관법(화학물질관리법), 화평법(화학물질의등록및평가등에관한법률) 제정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그런데 문제는 이 법이 어떤 세력들에 의해 그만 무력화된 것이다. 무엇이 우리를 위험하게 만드는가 가습기살균제, 살충제 달걀, 발암물질 생리대… 이 사건들에는 공통점이 있다. 제품을 시장에 내놓고 팔기 이전에 안전을 충실히 검토하지 않았다는 공통점이다. 무슨 소린가? 어떻게 그럴 수 있었던 말이지? 답은 간단하다. 우리 사회는 기업에게 사전에 위험을 파악하고 안전을 입증하라고 요구하는 정책과 체계가 없다. 앞서 적었듯, 이른바 화관법과 화평법이 2013년에 제정되었다. 그런데 이때 일이 이상하게 돌아갔다. 기업들은 대놓고 “이제까지 법을 안 지켜도 되었는데 갑자기 법을 지키라고 하면 망하란 소린가” “제품 내 화학물질 독성을 일일이 다 파악하라고 하면 제품을 만들 수 없다”는 등의 터무니없는 논리로 이에 맞섰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기업들에게 부담을 주지 말라’고 강력하게 지시하고 나서면서 화학물질을 제대로 관리하겠다는 기대는 그만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뿐만 아니다. 화학물질을 안전하게 관리하기 위해 첫째로 필요한 것은 기업들이 사용한 화학물질 취급 정보다. 그런데 2013년 기준 국내 기업들 중 86% 가량이 화학물질 정보를 ‘영업 비밀’을 이유로 공개하길 거부했다. 이것들은 정말로 영업상 중요해서 비밀이었을까. 아니다. 심지어 회사 홈페이지에 버젓이 올려둔 정보까지 공개 요구 시 영업비밀이라고 우기는 일도 있었다. 공개하라는 강제가 없으니 그냥 감추는 것이다. 2015년 화관법 개정 시행 이후로는 공개 정보 비율이 많이 늘었지만 아직 과제는 많다. 가만 보면 화학물질 정보가 영업비밀일 수도 있지, 라는 생각이 일반인들 사이에도 존재한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저자는 미국 환경부를 방문했을 때의 경험을 들려준다. 저자는 미국 환경부 직원을 통해 미국에서는 영업미밀 인정 사례가 극히 드물다는 사실을 확인한다. 미국은 회사가 영업비밀을 주장하여 얻고자 하는 이득, 즉 시장 내 독점적 지위보다 제품 구매자가 제품 정보를 온전히 이해하고 가격과 안전과 성능을 비교할 수 있도록 하는 권리를 더 우선시한다. 정부가 영업비밀을 인정해주는 것은 기업에게 ‘특혜’를 주는 것이라고 본다. 이 차이인 것이다. 이렇게 상식적인 일이 왜 우리 사회에서는 그토록 어려웠을까. 결국 권력이 누구 편인가의 문제이다. 소비만 안전해지는 길은 없다 생산을 바꿔야 모두가 안전해진다 저자 김신범은 처음에 노동자들에게서 발생하는 직업성 암의 원인을 추적하는 일을 했다. 그러다 노동조합에 들어가 활동하다 깨달은바, 노동자들이 처한 여러 위험들을 노동조합을 통해 스스로 해결하도록 도와야겠다고 생각하고 금속노조 내 ‘취약노동자분과’를 만들어 건강권 캠페인들을 추진한다. 많이 알려진 <서서 일하는 노동자에게 의자를>, <환경미화원에게 씻을 권리를> 등이 그가 추진한 캠페인들이다. 이후 우연한 계기로 화학물질 연구자의 자리로 돌아온다. 그는 관련 연구조사뿐 아니라 우리에게 절실히 필요한 <발암물질목록> 만드는 작업을 시작으로, 여러 알권리운동과 조례제정운동 등을 벌이며 국내 화학물질 관리 체계를 정의롭게 바꾸고자 힘써왔다. 그는 생산 현장에서 노동자를 만나는 일로 이력을 시작하여, 지역을 만나고, 소비자를 만나면서 접점을 넓혀왔다. 화학물질 연구자이면서 그의 관심은 늘 노동자, 마을, 이웃이다. 여러 영역을 거친 끝에 그가 말하는 화학물질로부터 안전해지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바로 생산을 바꾸는 것이다. 우리는 석면 베이비파우더 사건을 기억한다. 갓난아기를 위한 제품에서 치명적인 석면이 검출된 사건이다. 이 사태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베이비파우더 제품에서 석면이 검출됐다면, 그걸 만든 현장 노동자들도 석면에 노출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제품 생산 현장에서부터 안전을 규제했다면 저런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으리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다른 예도 말해보자. 만약 공장에서 독성물질을 사용하고 있다면 누출사고가 발생 시 지역주민에게 피해가 미친다. 문제가 이러하다면 무엇부터 해결해야 할까? 굴뚝을 감시하는 것인가? 주변 하수도 감시를 철저히 하는 것인가? 보다 근본적이고 효과적인 해법은 공장의 독성물질 사용을 줄이는 것이다. 이것부터 시작해야 문제가 차례로 해결될 수 있다. 생산에 주목하고 생산을 바꾸자는 말은 바로 이런 뜻이다. 저자는 이러한 가르침을 전해준 이들로 켄 가이저 교수 등을 책에서 소개하기도 한다. 발암물질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 엄청난 영감과 영향을 준 국제암연구소의 로렌초 토마티스 역시 각별히 소개하고 있다. 저자가 스승으로 소개하는 저들의 공통점은 화학물질 자체만이 아니라 늘 이웃에 관심을 기울이고, 어떤 경우에도 결코 탐욕의 편에 서지 않았다는 점이다. 우리 자신을 믿자! 긴 화학물질 이야기의 끝에서 찾은 결론이 놀라울 수도 있다. 저자는 우리 자신을 믿자고 말한다. 2009년에 직접 나서서 힘을 모아 <발암물질목록1.0>을 만들고 발표할 때도 실감했던 바다. 정부에게, 혹은 힘 있는 누군가에게 조르기만 한다고 사회가 바뀌지 않는다. 하지만 스스로 직접 나서서 움직일 때 함께할 이들이 나타난다. 저자는 화학물질로부터 안전한 세상을 만드는 큰 목표 역시 이와 같이 접근해야 하지 않을까 전망한다. 그리고 생산 따로 소비 따로 동떨어지지 말고 계속 만나야 한다고 강조한다. 화학물질 문제는 개인들이 각자 똑똑해져서 안전해지기에는 한계가 많다. 전문가도 낱낱의 화학물질을 다 파악하지 못하는 상황이며 우리는 일상 속에서 무방비의 순간들에 처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여기서 《화학물질, 비밀은 위험하다》는 곧 ‘너의 안전이 나의 안전’임을 설득한다. 같이 안전해지는 것만이 진짜 안전이라고 알려준다. 그러기 위해서, 먼저 우리 자신의 힘을 믿고, 우리가 원하는 안전에 대해 같이 목소리 내자고 말을 건넨다. 지은이 소개 김신범 노동환경건강연구소 화학물질센터 실장. 발암물질을 조사하고, 시민과 노동자를 위한 화학물질 알권리 정책을 만드는 연구자이며, 화학물질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힘쓰는 활동가다. 2016년 국회 가습기살균제 특별위원회 전문위원으로 활동했다. 지은 책으로 《모두를 위한 마을은 없다: 마을 만들기 사업에 던지는 질문》(공저), 《환경정의, 네가 뭔지 알고 싶어: 우리와 다음을 생각하는 청소년 환경정의 교과서》(공저) 등이 있다. 추천의 말 달걀에 살충제가 있고 생리대에 발암물질이 있다는 뉴스에 화가 나는가? 당신의 혈액에는 달걀과 생리대에서 발견된 것보다 더 위험하고 더 많은 유해물질이 있을지 모른다! 그간 우리 사회에서 벌어진 유해물질 사고의 희생자가 자신이 아니어서 안도했다면 이제 이 책을 제대로 만나보시라. – 고혜미(방송작가 · PD) 국내 화학물질 관리 시스템이 자리잡는 과정에 중요한 변곡점이 하나 있다. 그 변곡점이 바로 김신범이다. 그가 있었기에 노동자, 어린이, 여성을 아우르는 전체적인 화학물질 관리 체계를 고민할 수 있었다. – 고금숙(여성환경연대 환경건강 팀장) 세월호 참사를 겪으며 우리는 감추는 자가 범인이라는 진실을 알았다. 이토록 무겁고 두려운 진실은 가습기살균제 참사와 끊이지 않는 산단 화학물질 사고에서도 확인했다. 20년 넘는 잠복기간이 지나 피해가 발생한 석면 피해자와 삼성반도체 피해자들이 증인이다. 그래서 비밀은 위험하다. – 최준호(환경운동연합 정책국장) 가습기살균제, 생리대 사건 등에서 보듯 기업은 스스로 진실을 밝히지 않는다. 이제는 우리가 위험에 맞서 함께 외치고 행동할 때다. – 한은영(울산울주아이쿱생협 이사) 노동자이면서 지역주민이면서 부모이기도 한 우리가 나설 때, 화학물질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는 걸 이 책은 보여준다. “위험이 확인되지 않았으면 안전”한 것이 아니라 “안전을 확인하지 않은 것은 위험”한 것이다. – 나현선(전국금속노동조합 노동안전보건국장) 이 책은 생활 속에서 가장 널리 쓰이면서도 사회문제로서는 관심 밖이던, 화학물질이 대한 인식의 간극을 담백하게 메워줄 것이다. 감시자로서의 ‘당신’에게는 훌륭한 화학물질 책이 될 것이고, 위험한 사회를 걱정하는 ‘당신’에게는 안전한 사회를 향하는 사회학 책이 될 것이다. – 윤은상(수원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이 책은 화학물질에 둘러싸여 사는 우리의 불안이 과한 것이 아님을 증명하고 의심이야말로 정당하다고 위로한다. 그리고 우리에게 안전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와 능력이 있음을 알려준다. 화학물질이 불안한 당신에게 권한다. – 배보람(녹색연합 평화생태팀 활동가) 2011년 이른 봄, 저자가 일상에서 무분별하게 사용되는 유해화학물질을 줄여보자며 학부모단체를 찾아왔었다.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교육단체에서 무슨 유해물질을 고민한단 말인가, 싶었다. 그 의구심의 순간이 이제는 안전한 교육환경을 만드는 초석으로 바뀌었다. 한국의 유해화학물질 정책과 제도를 바꿔내는 저자의 발걸음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 박수미(발암물질없는사회만들기국민행동 사무국장) 10여 년을 함께하며 저자의 현장에 대한 애정과 일에 대한 열정을 느꼈다. 그 애정과 열정의 산물인 이 책이 화학물질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데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 – 현재순(《일과건강》 기획국장) 이 책에는 저자가 현장에서 오롯이 경험하여 도출한 ‘화학물질로부터 안전한 세상’을 만들기 위한 방법이 생생하게 설명되어 있다. 화학물질로부터 안전한 세상을 만들어가는 데 기꺼이 동참할 독자들이 많아지리라는 좋은 예감이 든다. 의지만으로는 세상을 바꿀 수 없고 실행이 필요한데, 그 실행의 구체적인 방법이 바로 지금 여기에 있다. – 이선임(서울아이쿱생협 이사장) 차례 머리말 제1장. 화학물질을 만나다 나무가 우거진 수원캠퍼스에서 시작된 여행 원진레이온 피해자를 만나다 가난보다 더 무서운 노동 노동자들이 화나는 진짜 이유 답이 없는 곳에서 일하는 사람들, 그리고 그 곁 일터로 다시 돌아오지 못한 사람들 제2장. 거짓 지식에서 벗어나다 다시 맡은 화학물질 일 로렌초 토마티스와 국제암연구소 1과 2를 둘러싼 싸움 로렌초 토마티스, 국제암연구소의 변질에 맞서다 발암물질 목록을 작성하자 발암물질 감시운동에 들어서다 제3장. 일터에서 발생하는 암 암은 왜 논쟁을 일으킬까? 금속노조, 발암물질 조사를 시작하다 9,044개 제품 중 47% 숫자 뒤의 진실 우리도 금지물질 목록을 만들자 악마의 유혹에서 벗어나는 법 발암물질 없는 사업장, 톡식프리 타타대우상용차 우리 아버지 좀 도와주세요 0.01%만 직업성 암 환자? 직업성 암 환자는 수천 명이 넘을 것 서랍 속 자료를 꺼내 당사자에게 제공하라 제4장. 생산과 소비는 만나야 한다 아이가 태어나다 베이비파우더 속 석면 ‘발암물질감시’ 운동에서 ‘발암물질 없는 사회 만들기’ 운동으로 2016년 가습기살균제 국정조사 현장에서 이제야 맞추어진 퍼즐 보스턴에서 얻은 깨달음 제5장. 당신의 마을은 안녕하십니까 물고기가 죽었다고? 화를 내는 것으로는 충분치 않다 발암물질 때문에 화난 주민들 발암물질 사용, 기업의 권리인가? 발암물질은 줄여야 한다 알권리를 다시 생각한다 비밀에 대하여 마을과 공장이 너무 가깝다 제6장. 화학물질로부터 안전한 세상 화학물질의 위협은 그리 오래되지 않은 일 절망 뒤에 찾아온 희망 생각의 틀을 바꾸자 ‘우리’가 나설 때 바뀐다 엄마 아빠인 당신에게 드리는 제안 지역주민인 당신에게 드리는 제안 노동자인 당신에게 드리는 제안 엄마 아빠이며, 지역주민이며, 노동자인 당신에게 드리는 제안 원하는 것은 말할 때 이루어진다 ​ ​

  • 책 만들기 책 (초판) | 포도밭출판사

    170×240mm┃112쪽┃16,000원 책 만들기 책 지은이: 최진규 책 소개 ‘나만의 책 한 권’을 직접 만들어요 종이책, 리플릿, 웹자보, 전자책 만들기 초간단 익힘책 자신만의 콘텐츠로 직접 책을 만들고 싶은 바람을 가진 사람들이 점차 많아집니다. 하지만 편집 디자인 프로그램이 낯설고 작업 과정이 생소해 어려움을 겪기도 하죠. 이 책은 직접 디자인 프로그램을 익혀 책 만들기에 도전하는 이들을 위한 초간단 익힘책입니다. 인디자인(InDesign) 및 시길(Sigil) 다루는 법과 편집 디자인 절차를 익히도록 구성했습니다. 책자 및 리플릿, 웹자보 만들기와 전자책 만드는 법을 안내합니다. 저자는 출판 편집자로 12년을 일했고 프리랜스 책 디자이너 활동을 같이한 지는 6년째입니다. 디자인 전문 강좌나 미술 관련 수업을 들은 적 없이 무작정 디자인 작업을 시작한 점이 남다른 이력이죠. 편집 디자인의 내용과 절차를 안다는 것 하나만 믿고서, 인디자인 참고서만 몇 권을 펼쳐놓고 일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이처럼 ‘독학하는 초심자’였던 저자는 책 디자이너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자신만의 책 만들기를 시작할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여 이 책을 썼습니다. 보도자료 ‘나만의 책 한 권’을 직접 만들어요 이제 ‘메이커’들의 시대라고도 하죠? 자기 필요를 스스로 구현하는 일, 특히 손수 물건을 만드는 일에 대한 주목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출판에서도 그러한 흐름이 눈에 띕니다. 자신만의 콘텐츠를 창작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예전에 비하면 훨씬 손쉽게 다룰 수 있는 편집 디자인 프로그램과 소량 부수도 괜찮은 품질로 저렴하게 인쇄할 수 있는 제작 환경 덕분에 누구든 의지가 있다면 큰 부담 없이 책 만들기에 도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특색을 가진 작은 서점들이 늘어나면서 자신의 출판물을 알릴 창구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쩔 수 없게도 편집 디자인 작업이 처음일 때는 적잖은 시행착오와 예기치 않은 오류를 만납니다. 이 책은 그러한 실수를 최대한 줄이면서 ‘내 책 한 권 만들기’라는 목표를 이루도록 돕고자 합니다. 최대한 간단하게, 가능한 매끄럽게, 어렵지 않은 책부터 한 권 두 권을 만들어보면서 핵심 도구와 절차를 익히도록 구성했습니다. 8페이지 중철제본, 16페이지 무선제본 책자 만들기로 첫발을 떼고 나서는 리플릿과 웹자보를 만들고, 마지막으로 간단한 전자책을 만드는 과정으로 안내합니다. 인디자인, 핵심 기능부터 찬찬히 익혀요 대표적인 책 디자인 프로그램으로 어도비(Adobe)사의 인디자인(InDesign)이 있습니다. 인디자인 교재가 많이 나와 있는데, 인디자인의 수많은 기능이 빼곡히 망라된 책은 아무래도 초심자로서는 살펴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책 만들기 책』은 인디자인의 많은 도구와 기능 중에서 핵심적인 것을 간추리고, 매끄러운 편집 디자인 절차에 따라 내용을 구성했습니다. 작업 도구를 숙달하는 것만큼이나 바람직한 흐름으로 작업을 진행하는 일 또한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죠. 무엇이 일의 처음이고, 무엇이 마무리인지를 알면 책을 만드는 일이 더는 막막하지 않습니다. 이를 익히고 나면 보다 정확하고 효과적인 디자인에 한발 다가갈 수 있죠. 이제는 종이책 못지않은 독서 수단이 된 전자책 만드는 방법도 담았습니다. 다만 복잡한 작업이 필요한 전자책 제작이 아니라 기본적인 요소로 이루어진 텍스트형 전자책 만들기 방법을 소개합니다. 전자책 만들기 챕터에서는 인디자인이 아닌 시길 프로그램을 사용합니다. 좋은 디자인의 원칙 『책 만들기 책』에서는 내용 틈틈이 좋은 디자인을 위한 원칙들을 소개합니다. 절대적인 원칙까지는 아니더라도 우리가 좋게 인식할 수 있는 자간, 행간, 글꼴 등의 기준들이 있습니다. 책을 만들 때 누구든 이에 대해 고민하여 결과물을 만들지만, 마땅한 기준을 전혀 알지 못한 채라면 적지 않은 시행착오를 겪고 자칫 결과물에도 아쉬움이 남겠죠. 좋은 디자인을 위한 나름의 기준을 정리하여 공유하고, 작업할 때 주로 어떤 점을 고민하면 좋을지에 대한 경험을 담았습니다. ‘책 디자인, 나도 해보고 싶다’는 이들을 위하여 저자는 2006년에 출판 편집자로 일을 시작해 지금도 편집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한편 2012년부터 책 디자인 작업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어깨 너머로 디자이너의 작업을 보면서 줄곧 ‘나도 해보고 싶다’고 생각하다가 어느 날 이윽고 직접 책 디자인을 해보기로 결심했다고 해요. 그리고 지금껏 그때 결심하길 참 잘했다고 여기고 있습니다. 만들고 싶은 바를 이렇게 저렇게 구상하고, 실제로 구현하기 위한 방법을 찾고, 손을 움직여 그것이 눈앞에 나타나도록 하는 디자인 작업에서 많은 기쁨을 얻기 때문입니다. 이 책을 쓴 이유도 바로 ‘손수 만드는 기쁨’을 더 많이 나누고 싶어서라고 합니다. 책 속에서 저는 편집자로 출판일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디자이너의 작업 파일을 볼 때마다 어찌나 그 일을 직접 해보고 싶던지요. 그러다 6년 전 어느 날 한 출판사로 무작정 디자인 시안을 만들어 보냈습니다. 결국 채택은 안 되었지만 시안을 만든 일 자체가 참 뿌듯했어요. 몇 번 더 도전해서 드디어 ‘내가 디자인한 첫 책’이 생겼고 지금까지 책 디자인 작업을 해오고 있습니다. 돌이켜보면 처음 일을 시작할 당시 저는 인디자인을 다루는 데 서툴렀습니다. 그런데도 작업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책 만드는 과정을 경험에 비춰 알고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후로도 무엇부터 시작해야 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해야 끝나는지를 제대로 알기 위해 더 많은 애를 썼습니다. 부족한 인디자인 다루는 솜씨는 필요할 때마다 방법을 찾으며 연마했습니다. 초심자가 ‘책 만들기’를 배우는 방법으로, 인디자인의 많은 기능을 섭렵하는 쪽보다 단순한 책이더라도 매끄러운 과정을 통해 만들어내고 손에 쥐는 경험을 여러 번 쌓는 쪽이 더 중요하고 유용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 책을 인디자인 교재라기보다는 ‘책 만들기 익힘책’이라 생각하고 적었습니다. 당연한 소리지만, 제가 책 만들기를 익힌 방법을 녹여 내용을 구성했습니다. 얇고 간단한 중철제본 책을 만들어보고, 다음으로 좀 더 요소가 있는 무선제본 책을 만들어봅니다. 여기까지 해보면 응용력이 생겨서 이후에 어떤 두껍고 복잡한 책을 만들더라도 막막하지 않습니다. 책 만들며 익힌 도구들이면 충분히 리플릿, 웹자보를 만들 수 있습니다. 전자책은 시길이라는 프로그램을 사용하니 도구가 다르지만 책 만드는 과정에는 동일한 점이 있습니다. 작업 과정을 익히면 몇 가지 낯선 도구의 사용법을 익히기는 그다지 어렵지 않습니다. 여러분들의 ‘나만의 책 한 권’이 어떤 모습일지 궁금합니다. 한 권 다음에는? 더 많은 책을 오래도록 꾸준히 만들어 여럿에게 나눠주시길. 그 시작에 이 책이 도움이 된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습니다. -서문에서 차례 서문 시작하기 전에 step 1_ 8페이지 중철제본 step 2_ 16페이지 무선제본 step 3_ 리플릿 / 웹자보 step 4_ 전자책 지은이 소개 최진규 충북 옥천에서 포도밭출판사를 운영하고 책을 펴낸다. 편집자로 출판일을 시작했고, 책 디자인을 같이한 지는 6년째다. 땡땡책협동조합에서 조합원으로 활동하며 출판물 및 웹사이트 디자인을 협업하고, 인디자인 배움 강좌를 진행한다. 지은 책으로『출판, 노동, 목소리』(공저)가 있다. ​ ​

  • 라인스 | 포도밭출판사

    ISBN: 979-11-88501-38-0 (93380) 출간일: 2024년 3월 14일 정가: 23,000원 제본: 무선 쪽수: 368쪽 판형: 145×210mm 분야: 국내도서 > 인문학 > 인류학/고고학 > 인류학 국내도서 > 인문학 > 문화 > 문화연구/문화이론 국내도서 > 사회 정치 > 생태/환경 > 생태/환경 일반 라인스 : 선의 인류학 지은이: 팀 잉골드 옮긴이: 김지혜 시작도 끝도 없으며, 세상 어디에나 존재하는, 선(line)에 대한 인류학 탐구 막다른 곳 너머 ‘더 먼 곳’을 향해 열리는 선의 여정 학제, 문화, 시간의 경계를 뛰어넘는 방대한 책 심오하고 창조적인 관점을 제시하는 선 인류학의 시작 ​ 걷기, 관찰하기, 이야기하기, 그리기, 쓰기의 공통점은? 모두 선을 따른다는 점이다. 『라인스』는 이처럼 일상생활 속, 역사 속, 세계 속 어디든 존재하는 선을 탐구한다. 심오하고 창조적인 관점을 통해 과감하게 사유하는 팀 잉골드는 이 책을 시작으로 ‘선 인류학’을 전개해나간다. 그는 열린 길을 따르며 움직임 속에서 성장해나가는 행로(wayfaring) 방식을 매혹적으로 제시한다. 이 책은 학문 세계에 몰두하는 연구자뿐만 아니라, 음악가와 화가, 서예가와 장인, 그리고 일상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 에게 새로운 길을 엮는 매듭이자 또 다른 길을 향해 열리는 고리가 될 것이다. 선을 따라 이어지는, 끝도 시작도 없는 이야기로서의 세계가 펼쳐진다. 걷기, 관찰하기, 이야기하기, 그리기, 쓰기의 공통점은? 모두 선을 따른다는 점이다 『라인스』(Lines)는 영국의 인류학자 팀 잉골드가 2007년에 출간한 그의 대표작이다. 1948년생인 팀 잉골드는 1970년대부터 연구 활동을 했는데, 2007년 환갑에 이르러 그동안의 연구 주제들과 자신의 화두를 집약해 『라인스』를 출간하면서 마침내 ‘선 인류학’의 시작을 알렸다. 잉골드는 『라인스』 출간을 통해 자신이 ‘인류학과 결별하는 것이 아닌가’ 되묻고는 이 시점부터 자신이 비로소 선을 연구하는 사람, 즉 선학자(linealogist)가 되었다고 말한다. 잉골드는 『라인스』 출간 이후 『산다는 것』(Being Alive, 2011), 『만들기』(Making, 2013), 『모든 것은 선을 만든다』(The Life of Lines, 2015), 『조응』(Correspondences, 2020) 등을 잇따라 출간하는데, 실제 『라인스』 출간 이후 그의 논의들은 모두 선에 대한 고찰 속에서 펼쳐진다. 『라인스』는 ‘선 인류학’이라는 창조적인 흐름의 시작에 있는 기념적인 책으로서, 삶과 생명에 대한 심오한 관점을 제시하며 역사, 문화, 예술, 기술, 생태, 진화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풍부한 고찰을 선보인다. 은유도, 이론의 대상도 아닌, 실제의 ‘선’을 탐구하다 “이 책을 읽은 후에는 세상을 이전과 같은 방식으로 볼 수 없게 된다” 『라인스』에서 탐구하는 선은 은유로 표현된 선이 아니며, 이론을 구성하는 대상으로서의 선도 아니다. 잉골드는 우리 일상 속 언제 어디에나 존재하는 실제의 ‘선’을 탐구한다. 그래서 선이라는 낯선 주제는 처음에는 의구심을 품게 한다. 이것이 정말 인류학의 연구 대상일 수 있을까? 선의 탐구가 사람과 사물에 대해, 역사적 시간과 일상생활에 대해 과연 무언가 말해줄 수 있을까? 잉골드는 세계를 동적인 만들기의 과정으로 파악한다. 때문에 사람과 사물에 대한 연구 역시 그것들을 독립된 존재로서 파악하는 방식이어서는 안 되고, 그 연구는 그들을 구성하는 선을 따르는 방식이어야 한다고 여긴다. 또한, 사람들의 삶의 내부에서 여정을 시작해 열린 길을 따르며 관계들 속에서 조응하며 만들어나가는 성장의 실천, 그 자체가 인류학이라 여긴다. 『라인스』에는 선을 따르며 나아가는 행로의 실천이 중요한 삶의 방식으로 제시되는데, 잉골드에게 이것은 인류학 실천이기도 하다. 『라인스』는 이러한 잉골드의 사유와 실천이 만들어낸 하나의 매듭과 같은 작품이다. 인류학자 마크 에버트는 『라인스』를 평가하며, “이 책을 읽은 후에는 세상을 이전과 같은 방식으로 볼 수 없게 된다”고 말한다. 그의 말마따나 『라인스』를 읽고 나면 걷기, 관찰하기, 이야기하기처럼 우리가 매일 같이 수행하는 활동의 의미조차도 전적으로 새롭게 지각하게 된다. 나아가 “생명은 점에 가둬지지 않는다. 생명은 선을 따라 나아간다”는 말로 표현되는, ‘끝이 시작으로 이어지는’ 존재의 방식에 눈을 뜨게 된다. 세계 속의 선을 알아차리고 따르는 경험은 ‘산다는 것’에 대한 관점을 바꾼다. 이에 잉골드는 주저함 없이 강조한다. “정말로 선은 세상을 바꿀 힘을 지니고 있다”고. ​ 행로의 구불구불한 선처럼 끝과 시작이 이어지는 여섯 장의 이야기 1장 언어·음악·표기법 1장에서 잉골드는 자신이 어떤 이유로 선을 연구하게 되었는지를 밝히며 논의를 시작한다. 사실상 선과는 무관하게도, 처음 잉골드를 사로잡았던 질문은 이것이었다. “우리는 어떻게 말과 노래를 구별하게 됐는가”라는 질문. 과거에는 음악이 무엇보다도 ‘가사의 울려 퍼짐’이었고, 언어란 ‘말소리’로 이해되었던 것에 반해 오늘날에는 음악에서 가사는 본질적인 것이 아니게 되었고, 언어란 이제 말소리와 상관없이 주어지는 일종의 ‘의미 체계’가 되었다고 잉골드는 지적한다. 그리하여 이 변화상을 다음과 같이 표현한다. “음악은 말이 없게 되고, 언어는 침묵하게 됐다.” 어째서 이런 변화가 일어났을까? ‘언어의 침묵’이 발생한 이유에 대한 답을 구하는 과정에서 잉골드는 구술문화가 문자문화로 이행하던 시기의 변화들을 조사한다. 이때 잉골드는 언어의 침묵이 ‘쓰기’가 이해되는 방식의 변화, 즉 쓰기가 손으로 하는 기입으로 이해되다가 어느 시점부터 말의 언어구성 기술로 바뀌어 이해되기 시작한 변화와 관련 있음에 주목한다. 이 점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 ‘쓰기의 역사’를 살피는 과정에서는, 쓰기의 역사란 보다 폭넓게는 ‘표기법의 역사’에 포함된다는 점을 확인한다. 그리고 표기법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을 때, 표기법은 다름 아니라 선으로 구성됨을 깨닫는다. 바로 이 지점에서, 잉골드는 선의 생산과 의미에 대한 연구를 시작한다. 2장 자취·실·표면 2장에서는 선과 선이 그려지는 표면의 관계를 살펴본다. 선의 탐구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선 그 자체만이 아니라, 그 선이 새겨지는 표면과의 관계임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선의 역사를 살피려면 선과 표면 사이의 변화하는 관계를 살펴야 한다. 때문에 2장에서는 표면이 탐구 대상이 된다. 잉골드는 표면 탐구에 앞서 근본적인 질문 하나를 던진다. 선이란 무엇인가? 여기서 선의 주요한 두 가지 분류를 제시한다. 바로 ‘실’과 ‘자취’다. 실과 자취는 표면을 만들기도 하고 표면을 없애기도 하면서 움직임과 성장의 선을 만들어나간다. 3장 위로·가로질러·따라서 3장에서는 선과 표면의 관계가 변형된 결과들을 살펴본다. 3장에는 비판적 논의가 포함된다. 무엇에 대한 비판일까. ‘위로’의 움직임과 ‘가로질러’의 움직임에 대한 비판이다. 여기서 잉골드는 먼저 ‘산책’과 ‘조립체’ 사이의 구별을 사례로 제시한다. 산책은 몸짓의 자취인 반면 조립체는 점대점연결장치로 만든 인공물이다. 점대점연결장치 방식은 공간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변형시키고, 환경을 거주하는 곳이 아니라 점거하는 곳으로 지각하게 한다. 잉골드가 “인간과 비인간을 포함하여 살아 있는 존재들이 땅에 거주하는 가장 기본적인 양상”이라 생각하는 방식은 바로 ‘따르는’ 움직임의 방식이며, 잉골드는 이를 행로(wayfaring)라고 표현한다. 3장에서 잉골드는 교점을 직선으로 잇는 연결망 방식과 운송의 방식을 비판하면서, 그물망이라는 얽힘의 구역에서 선을 따르며 살아가는 존재 방식을 이야기한다. 잉골드에 따르면, 존재들은 움직임과 성장이 통합된 행로의 방식을 실천함으로써 세계에 거주한다. 4장 계보의 선 4장에서 살펴보는 것은 ‘계보의 선’이다. 계보의 선이라는 주제에서 즉각 떠오르는 사례는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에 등장하는 도식, 즉 생명 진화를 묘사한 계보도이다. 잉골드는 찰스 다윈이 이 도식을 그리면서 ‘선을 따라가는 삶’이 아닌 ‘각각의 점 안에 있는 삶’을 그렸다고 말한다. 계보도를 구성하는 ‘점선’이 바로 그러하기 때문이다. 이 점선이 자명하게 드러내는 바, 이 계보의 선은 생명선도 아니고 인간에 대한 줄거리조차 아니다. 잉골드는 이처럼 선의 관점을 통해 역사 속에서 ‘진화’ 개념이 어떻게 다뤄져왔는지를 검토한다. 5장 그리기·쓰기·캘리그래피 5장에서는 다시 ‘쓰기’ 주제로 돌아간다. 잉골드는 그리기와 쓰기에서의 몸짓의 차이가 무엇인지를 질문한다. 쓰기가 본래 의미대로 기입의 실천으로 이해되는 한 그리기와 쓰기 사이에 엄밀한 구분은 있을 수 없다. 그럼에도 오늘날 그리기와 쓰기를 다른 것으로 이해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를 고찰하면서 잉골드는 (앞서 논의한 말과 노래의 분리를 포함한) 이 ‘현대적인 분리’를 추동하는 이분법, 즉 기술과 예술 사이의 이분법을 지적한다. 6장 선이 직선이 되는 법 6장에서는 ‘선의 으스스한 유령’, 즉 직선을 고찰한다. 선이 반드시 곧아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왜, 어떻게, 우리의 인식 속에서 선은 반드시 직선이어야만 하는 것이 되었을까. 잉골드는 직선이 근대성의 도상이 되었다고 말하며, 직선의 역사적인 근원을 쫓는다. 잉골드는 직선을 수수께끼라고 표현한다. 직선은 표면을 지배하지만 그 무엇도 연결하지 않는다. 또한 어떤 종류의 움직임이나 몸짓도 체현하지 않는다. 더불어 근대성의 확실성이 의심받는 상황에 처하면 한때 점과 점을 잇던 직선은 조각나버린다. ​ “선들로 가득 차 있는 세계 속에서 다시금 세계를 엮어나가는 몸짓” 책의 말미에는 『라인스』와 선 인류학의 맥락과 의미를 상세히 해설하는 역자 후기를 실었다. 이 ‘초대장’ 같은 글에서 역자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특별히 내가 독자들과 함께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성장’에 대한 것이다. 개발주의와 자본주의로 점철된 세계에서 ‘성장’의 의미는 고도의 테크노사이언스와 자본화, 규모화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 이러한 파국적인 상황에 저항하는 많은 이들은 ‘탈성장(degrowth)’이라는 탈출구를 추구하곤 한다. 그 개념은 나름대로 매우 유용한 시사점을 남기지만 나는 잉골드의 시도가 훨씬 더 대담하다고 생각한다. 잉골드는 우리의 ‘성장’이 무엇인지 다시금 사유하고, 결정론적인 성장이 결코 성장이 아니었음을 밝힌다. 성장의 욕구와 욕망을 긍정하며 재전유하면서 우리는 삶과 세계를 다시 직조하는 내파의 가능성도 확인하게 된다. […] 선은 오직 다시금 찾아지고 따라가질 때 새로운 세계를 열게 만들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 선을 통해서 새로운 길로 나아간다는 것이고, 그 ‘새로운’ 길은 ‘따라가는 것’ 속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그것은 비어 있는 공간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선들로 가득 차 있는 세계 속에서 다시금 세계를 엮어나가는 몸짓이기도 하다. 이러한 시도는 세계의 안락함을 추구하는 현대의 경향과는 사뭇 다르다. 행로의 여정은 미래가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의미 있다.” 지은이 소개 팀 잉골드 Tim Ingold 영국의 인류학자. 1948년 출생. 애버딘 대학교 사회인류학과 명예교수이며 영국학사원과 에딘버러 왕립학회 회원이다. 1970년에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 사회인류학 학사학위를, 1976년에 박사학위를 받았다. 박사 연구를 위해 핀란드 북동부의 스콜트 사미족을 현장 조사하며 스콜트 사미족 공동체의 생태 적응, 사회 조직 및 민족 정치를 연구했다. 이후 헬싱키 대학교를 거쳐 맨체스터 대학교에서 강의했다. 멘체스터 대학교에서는 북극 북부 민족 연구와 더불어 순록 무리와 사냥에 대한 연구를 이어나갔다. 이 연구는 인간과 동물의 관계, 인간-동물 상호작용의 개념, 수렵 채집 사회와 목축 사회의 비교 인류학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이후 잉골드는 19세기 후반부터 현재까지 인류학, 생물학, 역사학 분야에서 ‘진화’ 개념이 어떻게 다루어졌는지를 연구했으며, 인간의 진화 과정에서 언어와 기술의 연관성에 관심을 가지고 기술과 예술의 인류학을 통합하는 방법을 모색했다. 1988년 이후로 잉골드는 생태인류학 연구와 강의를 진행하는 한편, 지각 체계에 대한 제임스 깁슨의 연구에 영향을 받아 인류학과 심리학에 생태학적 접근법을 통합하는 방법을 모색했다. 환경 지각과 숙련된 실천이라는 주제를 연결하는 연구를 통해 2000년에 『환경 지각』(The Perception of The Environment)을 출간했다. 2002년부터 잉골드는 환경 지각에 관한 초기 연구에서 비롯한 세 가지 주제, 즉 첫째로는 보행자 움직임의 역동성, 둘째로는 실천의 창의성, 셋째로는 글쓰기의 선형성을 주제로 탐구를 시작했다. 이를 통해 인간의 사회적 삶과 경험에서 움직임, 지식, 기술 사이의 관계를 이해하는 새로운 접근법을 모색했다. 이 연구로 2007년에 『라인스』(Lines)를 출간했다. 이후 인류학, 고고학, 예술, 건축학의 연관성을 연구하고, 인간과 인간이 거주하는 환경의 관계를 탐구하여 2013년에 『만들기』(Making)를 출간했다. 이외에도 서른 권 이상의 인류학 저서를 출간했다. 2018년 대학 교수직에서 은퇴한 후 독립 학자로서 계속 연구하고 집필하고 있다. 옮긴이 소개 김지혜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에서 「해양쓰레기와 함께 세계 짓기: 지구적 해양보전에서 나타나는 존재들의 연합과 분열」이라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문학잡지 『Littor』에 「해양쓰레기 탐사기」(2022)를 연재했고, 『인디오의 변덕스러운 혼』(2022), 『비재현적 방법론: 연구를 재상상하기』(2023)를 공역했다. 현재 이화여자대학교 이화인문과학원에서 연구교수로 재직 중이다. ​ ​ 추천사 이 책은 숲길에서 족보까지, 글쓰기 행위에서 패턴 있는 실내 장식까지, ‘선’이라는 이토록 간단한 낱말로 엮은 무수한 의미에 대해 심오하고 풍부하며 매혹적인 사색을 제공한다. 학제, 문화, 시간의 경계를 뛰어넘는 방대한 책. 이 책을 읽는다면 컴퓨터 사용이나 여행을 다녀오는 행위의 의미가 결코 예전과 같지 않을 것이다. — 스티븐 로즈(Steven Rose), 오픈 유니버시티 신경과학과 명예교수 팀 잉골드가 제시하는 매혹적인 미로를 통해 길을 따라가기 전까지 나는 얼마나 많은 종류의 선이 존재하는지, 우리가 그 선들을 구분하지 않아 얼마나 잘못 가고 있었는지 알지 못했다. — 메리 미즐리(Mary Midgley), 뉴캐슬 대학교 철학과 명예교수 이 책을 읽은 후에는 세상을 이전과 같은 방식으로 볼 수 없게 된다. 행려가 세계를 여행할 때와 마찬가지로, 독자들도 이 책을 읽기 시작하던 때와 같을 수 없을 것이다. — 마크 에버트(Mark Ebert), 서스캐처원 대학교 인류학과 교수 학제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서 “그 위에 글을 조금 쓰겠다”던 저자의 야망은 매혹적으로 달성됐다. — 스티븐 풀(Steven Poole), 「가디언」 기자 본문 중에서 이 학문[인류학]은 존재가 언제나 다른 방식으로도 있을 수 있다는 인식을 지닌 비교학이며, 현재 상태의 존재로는 결코 안주할 수 없다는 의미에서 비판학이다. -22쪽 걷기, 직조하기, 관찰하기, 이야기하기, 노래하기, 그리기, 쓰기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답은 이 모든 것들이 이러저러한 선을 따라 진행한다는 점이다. 이 책의 목적은 선의 비교 인류학이라고 부를 만한 것의 기초를 세우는 데 있다. 내가 아는 한, 이러한 종류의 것은 시도된 적이 없었다. -23쪽 행려(wayfarer)는 끊임없이 이리저리 움직인다. 더 엄격하게 말하자면 그는 그의 움직임이다. 위에서 보았던 예시에서 이누이트족의 경우처럼 행려는 세계 속에서 여행의 선으로 예시된다. -159쪽 나는 행로가 인간과 비인간들을 모두 포함하여 살아 있는 존재들이 땅에 거주하는 가장 기본적인 양상이라고 생각한다. -170쪽 거주민은 세계가 지속적으로 탄생하는 바로 그 과정 속에서, 그 안으로부터 탄생에 참여하는 사람이자, 삶의 흔적을 남기며 세계의 무늬와 질감에 기여하는 사람이다. -170쪽 길 위에 있는 행려는 언제나 어디엔가 있지만, 그 모든 ‘어딘가’는 다른 어딘가로 가는 도중에 있다. 거주하는 세계는 이러한 길들로 이루어진 얽힌 모양의 그물망이며, 삶이 그것들을 따라 나아가면서 지속적으로 직조된다. -174쪽 거주민의 지식은 한마디로 말하면, 따라가면서 통합된다. -183쪽 이야기로 말해지는 것들은 말하자면 존재한다기보다는 발생한다. 즉 각각은 계속 진행해가는 활동의 순간이다. 한마디로 이것들은 객체가 아니라 이야깃거리이다. -185쪽 나는 작가가 걷기와 상응하는 것을 수행하길 그만두었을 때 낱말이 조각으로 환원되고 결과적으로 파편화된다고 주장한다. -191~192쪽 정주민은 장소를 점령한다. 반면 유목민은 점령에 실패한다. 하지만 행려는 실패한 점령자나 주저하는 점령자가 아니라 성공한 거주자이다. 그들은 사실 이곳저곳을 옮겨 다니며 때때로 상당히 먼 거리를 폭넓게 여행하고, 이 움직임을 통해 그들이 지나간 각 장소의 계속되는 형성에 기여한다. 요컨대 행로는 장소가 없는 것도 장소에 묶인 것도 아니라 장소를 만드는 것이다. -205쪽 삶은 가두어지지 않고, 오히려 관계들의 무수한 선을 따라 세계 사이로 길을 누비듯이 나아간다. -209쪽 요컨대 생명의 생태학은 실과 자취의 생태학이지 교점과 연결장치의 생태학이 아니다. 그리고 그것의 탐구 주제는 유기체와 그들의 외부 환경 사이의 관계들이 아니라 그들 각자가 걸려든 삶의 방식을 따라가는 관계들로 이루어져야만 한다. 간추리자면 생태학은 선으로서의 삶에 대한 학문이다. -209쪽 생명은 점에 가둬지지 않는다. 생명은 선을 따라 나아간다. -213쪽 행로의 선은 거주의 실천과 그것이 수반하는 우회적인 움직임을 통해 성취되는 것으로 장소적(topian)이다. 반면에 진보적인 전진이라는 거대 서사에 의해 추동된 근대성의 직선은 무장소적(utopian)이며, 탈근대성의 파편화된 선은 탈장소적(distopian)이다. -330쪽 정말로 선은, 삶처럼 끝이 없다. 삶 속에서와 마찬가지로 중요한 것은 최종 목적지가 아니라 길을 따라 일어나는 그 모든 흥미로운 일들이다. 당신이 어디에 있든 당신이 갈 수 있는 더 먼 곳이 있기 때문이다. -333쪽 차례 감사의 글 라우틀리지 클래식 에디션 서문 들어가며 1장 언어·음악·표기법 2장 자취·실·표면 3장 위로·가로질러·따라서 4장 계보의 선 5장 그리기·쓰기·캘리그래피 6장 선이 직선이 되는 법 역자 후기 참고문헌 찾아보기 ​ ​보도자료 다운로드

  • 요리 활동 | 포도밭출판사

    2016. 3. 31 출간 / 121×188mm / 192쪽 / 12,000원 / ISBN 979-11-952770-5-6 (03810) 요리 활동 ​어떤 싸움에서도 무너지지 않는 일상이 중요하니까 지은이: 박영길 ​보도자료 ​ “자, 식사부터 하세요” 살 만한 세상, 좋은 일상을 향한 우리의 싸움이 더 오래가도록! 지치지 않는 일상을 만들어가는 ‘공생의 요리’를 선보인다 쿡방의 시대, 쿡방에 없는 ‘공생의 요리’를 선보인다 요새 방송 프로그램의 대세는 ‘쿡방’ 즉, 요리 방송이라고 한다. 하얀 두건을 쓴 셰프가 앞치마를 휘날리며 현란한 칼질을 뽐내는 장면은 이제 흔한 이미지다. 그들이 만들어낸 요리는 고급스럽고 까다로운 입맛을 자랑하는 평가자의 입에 들어가 결국 그들의 값비싼 탄성과 함께 완성된다. 그런데 요리의 세계가 꼭 이런 것일까. 『요리 활동』은 값비싼 메뉴를 혼자서 음미하는 것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요리의 행복을 선보인다. 저자 박영길은 고된 하루의 활동을 마친 이웃들과 든든한 일상을 나누고자 ‘공생의 요리’를 만든다. 이 책은 돈이 없어도 풍족하게 즐기는 요리들, 험난한 하루의 끝에서도 깊은 위로를 주는 박영길의 요리들을 소개한다. 요리사가 아닌 ‘활동가’의 반자본주의적(?) 요리책 충북 청주시 흥덕구 사직동 265-17번지. 이곳에는 지역의 활동 단체 ‘생활교육공동체 공룡’이 운영하는 공간인 ‘마을카페 이따’가 있다. 생활교육공동체 공룡은 6년 전, 지역의 공부방 교사들이 뜻을 합쳐 만든 단체다(공룡은 ‘공부해서 용 되자’의 줄임말이다). 공룡의 활동 모토는 ‘반자본주의, 일상성, 공동체성’이다. 첫째, 돈과 효율성으로 대변되는 자본주의에서 벗어나 살아보자. 둘째, 혼자 할 수 없는 일은 함께하자. 셋째, 활동과 삶이 괴리되지 않도록 서로의 일상을 돌보자는 것이 이곳이 만들어진 동기이자 목표다. 공룡 활동가들은 이 세 가지를 중요한 가치로 삼으면서 지역과 마을을 중심으로 삶과 작업, 일상과 교육을 연결하는 활동을 펼쳐나가고 있다. 『요리 활동』의 저자 박영길은 바로 이곳 공룡을 만든 활동가 중 하나다. 그는 자본과 권력의 횡포에 맞서 힘든 싸움을 하는 지역의 노동자와 활동가들을 마을카페 이따로 초대하거나 때로는 현장에 찾아가 요리를 선사한다. 지역 공부방 활동 시절부터 인연을 이어온 지역 청소년들도 이곳에서 밥과 요리를 나눈다. 이곳은 카페일 뿐만 아니라 ‘지역 꼬뮌학교 동동’이라는 인문학 수업이 열리는 곳이기도 하다. 공룡 활동가들이 운영하는 이 거점 공간은 켄 로치 감독의 영화 <지미스 홀>에 나오는 마을 공간처럼, 지역의 ‘래디컬 스페이스’로 자리잡고 있다. 저자는 자격증이 있는 요리사가 아니다. 당연히 식당 혹은 주방을 가진 셰프도 아니다. 하지만 이웃들과 연대하는 노동자 및 활동가 들에게 그는 그 어떤 유명 셰프보다 귀한 요리사다. 『요리 활동』에는 저자가 그들과 나눈 요리들, 그리고 그 소중한 시간들의 기록이 담겨 있다. 요리를 통해 기억하는 가난해도 기꺼운 삶의 풍경들 저자는 서문에서 자신에게 ‘요리는 무엇일까?’를 자문해본다. 그 대답의 하나는 저자에게 있어 요리란 부모와 함께 살아온 시간들에 대한 기억 행위라는 것이다. 그런 까닭에 저자의 요리 이야기 중 절반 이상에 부모와의 추억들이 스며 있다. 이제 70대 노인이 되어버린 부모, 그래서 그분들의 하루하루가 곧 멈출지도 모른다는 불안을 느끼는 나에게, 요리는 부모를 기억하고 내 몸에 그들의 삶을 각인시키는 훈련 같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어머니의 조리법들, 아버지가 해주던 음식들… 가난하던 그 옛날 온 식구가 둘러앉아 먹었던 어떤 음식에 대한 기억들을 잊지 않고 끊임없이 재현하는 도구로 내게 요리만 한 것이 없는 듯하다. <들어가며 – 일상의 재구성을 위한, 요리 그리고 나>, 9쪽 그리고 요리를 통해 저 시간들을 되살리면서 확인하는 것은, 비록 가난했지만 그 가난을 행복하게 ‘요리’하며 살았던 저분들의 힘과 지혜다. 그 덕분에 저자는 어린 시절의 가난을 불행으로 떠올리는 게 아니라 반대로 ‘행복감의 원천’으로 떠올린다. 그리고 이런 믿음을 확인한다. “그 가난하던 시절에 뚝딱뚝딱 맛있는 걸 만들어주시던 어머니가 선물해준 행복한 세계가 지금 나에게도 여전히 힘을 북돋워준다. 나는 비록 돈이 없어도, 함께 활동하고 살아가는 사람들과 이런저런 요리를 만들어 나누어 먹는 즐거움이 있는 한 내 삶 역시 지속될 수 있다고 강하게 믿는다. 나는 그런 믿음을 부모님의 삶에서 배운 것 같다.” 험난한 세상, 무너지는 일상 하지만 잘 먹고 잘 싸우자 세상이 험난해도 그것을 버틸 수 있는 힘은 다시 소소한 일상으로부터 나온다. 저자는 요리가 비록 소소하지만 일상을 든든하게 만들어주는 하나의 버팀목이라고 믿는다. 요리를 통해 일상이 무너지려는 순간을 버티고, 나아가 일상생활을 살 만한 것으로 재구성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이다. 저자가 부모로부터 배운 것도 이와 다르지 않았다. 소소한 일상을 지키고, 일상에서의 작은 행복들을 잘 ‘요리’하는 일은 어쩌면 거대한 이데올로기 투쟁만큼 강력할 수 있다. 요리는 언제나 일상이다. 어머니가 식당 찬모로 생계를 꾸리는 모습을 보며 자란 어린 시절부터, 각자 활동을 하다가 저녁이면 공룡에 모여 저녁 한 끼를 해결하는 공룡 활동가들을 위해 뜨끈한 국과 맛있는 술안주 하나 만들어놓고 밤 직장에 출근하는 지금에 이르기까지, 요리는 언제나 일상생활의 소소한 한 부분이다. 하지만 이 작은 한 부분이라도 흐트러지지 않도록 버티며 살아가는 것, 나는 이러한 태도가 일상성이라는 가치를 지키는 지극히 중요한 태도라고 생각한다. (…) 거대한 시스템과 싸우면서도 작은 일상들을 무시하지 않고, 거기에서부터 어울리고 연대하며 새로운 것들을 꿈꾸는 생성의 장을 만들고자 노력하는 것. 이것이 내가 공룡 활동가들과 요리를 함께 만들고 먹는 일에 욕심을 부리는 이유이다. 요리는 언제나 일상이다. 그리고 날마다의 일상을 재구성하고자 나는 오늘도 요리를 한다. <들어가며 – 일상의 재구성을 위한, 요리 그리고 나>, 10-11쪽 재료가 부족해도 좋다, 정통이 아니어도 좋다 음식이 품고 있는 삶이 더 중요하다 〈치킨 가라아게〉 편에는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어릴 적 서울 사는 외사촌들이 놀러오자 저자의 어머니는 호기롭게 닭을 튀겨주겠다고 약속한다. 그러나 어머니가 만든 것은 토막낸 닭에 치킨 파우더를 묻혀 튀긴 ‘치킨’이 아니라 시골 식으로 닭 한 마리를 통째로 튀긴 ‘통닭’이었다. 당연히 외사촌들은 실망스러워했고, 어머니는 “서울 것들이라서 참 까탈스럽네” 하고 볼멘소리를 뱉으신다. 하지만 자식들에게 외식은 못 시켜도 무엇이든 손수 만들어 먹일 수 있다는 자부심이 있었던 어머니는 곧 어머니식의 ‘치킨’을 개발해 자식들을 먹인다. “이게 도시에서 먹는 치킨이라는 거야.” 귀여운 허세도 빼놓지 않으신다. 이 글의 저자 역시 종종 자신이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곳의 심지어 먹어보지도 못한 요리를 만든다. 흔히 본고장에서 그곳의 맛과 문화를 배우고 돌아와야 제대로 된 맛을 낼 수 있다는 정통파 입장에서 ‘야매’도 이런 야매가 없다. 저자는 자신이 ‘가라아게(전분을 살짝 묻혀 튀기는 요리)’라 부르며 만들던 일본식 닭튀김 요리가 실은 ‘고로모아게(튀김옷을 입혀 튀기는 요리)’에 가까움을 뒤늦게 깨닫기도 한다. 한국을 방문한 일본 친구에게 ‘아게다시도후’라는 일본 요리를 해준 뒤 ‘일본의 아게다시도후와 다르지만 더 맛있다’는 다행스러운(?) 평가를 듣고 마음을 쓸어내리기도 한다. 저자는 왜 자꾸 이런 요리들을 만드는 걸까? 저자가 농담처럼 말하듯이 단순히 허세 때문일까? 저자는 이탈리아에서 정통 현지 음식을 먹어보고 거꾸로 정통을 너무 의식하지 말자는 깨달음을 얻는다. 정통보다 소중한 것은 결국 그 음식이 품고 있는 삶이니 말이다. 그러고 보면 정통이라는 요리들도 결국 각 동네에 흔한 재료들로 대충 만들다보니 정통이 된 게 아닐까 싶다. (…) 결국 이탈리아에 가서 현지 음식을 먹어 보고 느낀 것은, 요리를 할 때 정통 방식이라는 것을 너무 의식하지 말고, 있는 재료들을 써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요리법으로 만들면 된다는 것이다. 굳이 어딘가의 혹은 누구의 정통 방식을 따라하지 않아도 충분히 맛있게 만들 수 있다. 우리가 부러워해야 하는 건 요리 비법도 아니고 세계적인 메뉴들도 아니다. 그것을 가능케 한 자산들 즉, 동네 치즈, 동네 와인, 동네 수제햄 같은 자산이 소중한 것이다. 그리고 이런 것들을 자연스럽게 식생활의 중심에 두고 살아가는 그 지역 사람들의 일상이 바로 우리가 부러워하고 본받아야 하는 지점이 아닌가 싶다. <토르텔리니>, 95~96쪽 ​ 차례 들어가며 _ 일상의 재구성을 위한, 요리 그리고 나 1장 _ 나, 식당 찬모의 아들 칼국수 돼지고기 두루치기 무쌈만두 굴국밥과 굴전 짜장 붕어찜 김치 볶음밥 김치 요리 개떡 된장국 수육 두루치기 스키야키 단호박 해물찜 콩나물국 치킨 가라아게 약밥과 약식빵 오삼 불고기 2장 _ 너와 나의 무너지지 않는 일상을 위하여 물 마리니에르 아쿠아파자 토르텔리니 크림 파스타 어향동구 돼지고기 부추 숙주 볶음 애호박찜 짬뽕 돼지족발 아게다시도후 3장 _ 뜨끈한 양식, 뜨거운 연대 묵밥과 연잎밥 고갈비 여주 볶음 ① 여주 볶음 ② 볶음 고추장 곱창구이 고로케 부야베스 깐풍기 수삼 튀김과 송사리 튀김 짜조 4장 _ 오늘도 내일도, 우리가 함께 요리를 먹는다는 것 무밥 꼬꼬뱅 매생이 굴국밥 사천식 해물 파스타 유린기 토마토 치킨 커리 계란찜과 계란말이 꼬치구이 꽃게 저자 소개 박영길 서울에서 품팔이 노동자로 일하던 아버지와 식당 찬모로 일하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없는 살림에 먹고는 살아야 해서 아버지 고향 동네로 이사했다. 그 덕분에 가난한 소작농 자식으로 무탈하게 살아왔다. 가난한 집안 형편 탓에 어릴 때부터 가내 농업에 동원되었다. 농사일로 항상 바쁜 부모님은 어릴 때부터 내게 자기가 먹을 음식은 자기가 직접 해먹는 것이라고 가르쳤다. 고등학생 때부터 자취를 하면서 혼자 밥 해먹는 일에 더욱 익숙해졌다. 충북 청주에서 사람들과 ‘생활교육공동체 공룡’을 만들고 활동을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주방 일에 재미를 붙였다. 정성을 듬뿍 쏟은 요리보다는 뚝딱 만들어서 여러 사람이 먹고 즐기는 주점 요리가 편하다. 한마디로 소중한 한 명을 위한 요리보다는 여럿이 나누는 요리가 더 편한, 묘한 습성이 생겨버렸다. 요리하길 좋아하는 나를 보며, 어머니는 내가 식당 찬모였던 자신의 손맛을 이었다고 좋아하시는데 아버지는 내가 하는 요리가 하나같이 근본 없는 요리라며 싫어하신다. 현재 청주 생활교육공동체 공룡의 서류상 대표이자 주방 담당이다. 청소년 인문학 수업을 맡고 있으며 ‘지역 꼬뮌학교 동동’의 진행자이기도 하다. 낮에는 앞에 적은 일들을 하고, 밤에는 사회적기업 ‘삶과 환경’의 수거원으로 일한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충북평등지부 삶과환경 분회 사무장을 맡고 있다. 땡땡책협동조합의 이사로도 일한다. 공저로 『모두를 위한 마을은 없다』(삶창)가 있다. 책 속에서 우리들을 과연 ‘공동체’라고 할 수 있을까를 오래 고민하면서, 특히 일상의 재구성이 우리에게 중요한 과제가 되었다. 소위 공동체를 표방하며 일상성을 이야기하고자 한다면, 결국 의식주의 문제에서부터 어떤 일상들을 함께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다 공동체적인 성격을 강화하고자 선택한 것이 바로 ‘식사 공동체’였다. 애초에는 공룡을 ‘활동가 네트워크’ 형태의 공동체로 생각했었기에 처음부터 주거 공동체 수준의 실험을 하기는 부담스러웠고, 각자 자신의 활동 영역도 명확한 터라 일종의 생산/소비 공동체의 성격을 부여하기도 애매했다. 그래서 보다 구체적인 일상의 경험으로써 함께 요리하고 먹는 경험을 나누는 ‘식사 공동체’의 성격을 만드는 것이 재밌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면서 내가 어릴 때부터 해오던 요리라는 행위가 어쩌면 특별한 무엇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이런저런 요리를 하면서 요리가 몸에 익듯이 요리를 통한 생각들도 익어온 듯싶다. <들어가며 – 일상의 재구성을 위한, 요리 그리고 나>, 6쪽 요즘 들어 요리사라는 직업군이 각광받는 듯하다. 하얀 앞치마와 흰 두건을 두른 요리사가 온갖 감각을 자극하는 화려한 음식들을 화면 가득 선보이면 사람들은 요리가 근사한 로맨스라도 되는 것처럼 흥분한다. 그러면서 요리사라는 직업도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다. (…) 스타 요리사들은 근사해 보인다. 연예인처럼 동경의 대상이 된 그들의 화려한 성공 스토리를 보고 있자면 요리도 마냥 근사하게만 보인다. 하지만 내가 아는 어느 식당에도 그런 근사한 요리사는 없다. 있다손 치더라도, 적어도 나는 그런 요리사가 직접 요리한 음식을 먹어본 적이 없다. 아주 유명한 요리사가 운영하는 맛집을 갔다 해도 말이다. 그 식당 주방에서 실제 요리를 하는 사람은 근사한 요리사가 아니라 피곤에 절어 바삐 움직이는 주방 아주머니 혹은 소위 찬모다. 그이들이 음식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나는 요리를 좋아한다. 요리를 해서 누군가와 맛있게 먹는 걸 좋아한다. 그리고 내가 한 음식들을 맛있게 먹어주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어머니를 떠올리는 걸 좋아한다. 아니, 어머니를 바라보던 어린 시절의 나를 떠올리는 건지도, 아니면 식당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온 어머니에게 괜히 짜증을 냈던 기억들을 지워버리고 싶어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나는 온종일 식당 일에 지친 어머니가 집에 돌아와 내가 좋아하는 짜장면을 만들어주면서 미소짓던 짧은 순간, 그 모습을 절대 잊으면 안 될 것 같아서 언젠가부터 요리를 시작했는지도 모른다. 나는 요리사의 아들이 아니라 식당 찬모의 아들이다. <1장 – 나, 식당 찬모의 아들>, 19~22쪽 “너 밥은 해먹고 다니냐?“ “매번 해먹는데 오늘만 바빠서 건너 뛴 거에요” “도대체 무얼 먹고 사는데?” “김치 먹고 살지. 왜요?” “이놈 새끼가. 그러니까 김치로 뭘 해먹고 사냐고?” “볶아 먹거나 그냥 먹거나 하지. 왜요?” “그러니까 김치가 있는데 왜 그지같이 살아? 용돈은 다 뭐하고? 응?” “그러니까 김치만 줬는데 뭘 더 해먹어요. 도대체!” “에휴. 내가 못 살아. 에휴.” 이런 대화 후에 어머니는 그야말로 김치 요리를 했다. 어머니의 김치 요리란 이런 식이다. 김치에 닭 넣고 끝. <김치 요리>, 46~47쪽 “영길아… 그래서 요즘 뭐 읽냐?” “요즘 키에르케고르 읽어요, 『죽음에 이르는 병』이라고.” “뭐?” “아, 그러니까 철학책 읽는다고요.” “그런데 왜 죽는 병이야?” “죽는 병이 아니라 죽음에 이르는 병…. 그냥… 절망에 대한 책이에요.” “너 요즘 힘드냐? 집이 요모양 요꼴이라 쪽팔리냐? 응? 그래서 힘들어?” “아, 뭔소리야…. 그냥 읽는 책이라고요.” “에휴, 가난이 웬수지… 에휴….” “그런 거 아니라니까…. 그냥 누구나 다 읽는 책이야, 내 나이 땐… 엄마도 참 내.” “그러니까 이놈아. 가난한 집 자식이 쓸데없이 자존심만 세면 겉멋에 빠져 사는겨. 알어?” 조개찜이 그렇다. 조개찜 만드는 법은 그냥 조개를 푹 삶는 게 다다. 만드는 법에 전혀 특별할 게 없지만 엄청 맛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조개찜 요리는 여기에 청양고추를 한 개 정도만 넣어서 삶듯이 쪄내는 조개찜이다. 그런데 물론 이렇게만 먹어도 맛있지만 손님 대접용으로는 조금 밋밋하달까? 이왕 요리를 했으면 뽐내고 싶은 게 사람 마음인데 뭔가 아쉽달까? 어머니 말씀대로 그것이 겉멋이고 쓸데없는 짓이라도 말이다. 그래서 괜히 겉멋을 부리고 싶을 때면 이 간단한 조개찜을 엄청난 요리로 부풀려서 해보곤 한다. <아쿠아파자>, 90~91쪽 커리는 재료만 제대로 갖추면 요리하는 사람에 따라서 맛이 크게 변하지 않는 안정적인 요리다. 커리의 강한 맛 때문에 융통성이 많지 않다는 뜻인데, 한편으로는 그만큼 실패할 확률도 적음을 의미한다. 오일 두른 솥에 마늘을 넣고 살짝 볶다가 양파와 피망을 넣고 볶은 후 토막 낸 닭을 넣고 볶는다. 이때 고춧가루를 넣어서 함께 볶으면 닭에 매운 맛이 배는데, 그렇다고 너무 많이 넣으면 맛이 탁해지니 대신 고추기름을 조금 넣어서 매운 풍미를 돋운다. 그러고 닭이 어느 정도 익을 때까지 볶다가 토마토 페이스트를 넣는다. 원래 생토마토를 넣으면 좋지만 재료값이 비싸니 토마토 페이스트를 한 병정도 넣고 생토마토는 5개 정도 조각 내서 넣으면 적당하다. 그런 후에 타지 않을 정도로 물을 조금 넣고 닭이 익을 때까지 끓이다가 마지막에 커리가루를 넣어 맛과 농도를 조절하면 된다. 토마토 치킨 커리에서 중요한 건, 토마토 페이스트 맛이 강해서 커리의 매운 맛이 죽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다. 그래서 처음 닭과 야채를 볶을 때 매운 맛이 잘 배도록 고추기름을 충분히 넣어 잘 볶는 게 팁이라면 팁이다. <토마토 치킨 커리>, 178~179쪽 나는 노력하지 않아도 되는 것들이 생각보다 많다고 본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안 그렇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다들 제대로 된 삶이란 엄청난 것들로 이뤄지고, 그런 엄청난 것들을 얻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는 교육을 받아와서가 아닐까. 그러니 당연하게도 노력하지 않고 얻는 것들은 별 가치가 없다고 여기는 듯하다. 노력하지 않고 뭔가를 얻는 건 죄스럽고, 그런 걸 좋아하면 나쁜 사람이라도 된 듯 양심의 가책을 받아야 한다고들 생각한다. 하지만 막상 그렇게 엄청난 것들만 바라보며 살다가는 사소해 보이는 것들을 아예 영원히 잃어버리게 될지도 모른다. 심지어 노력하지 않아도 되는 걸 노력하다가 망쳐버리기가 일쑤다. 언젠가 보선이 계란프라이를 예술적으로 반숙하는 방법을 묻길래 나는 아주 단순하게 일러줬다. “덜 익었을 때 불을 꺼.” (…) 이게 뭐가 대단한 거라고 노력에 노력을 더할까 싶다. <계란찜과 계란말이>, 181~183쪽 ​ ​

  • 그을린 얼굴로 웃기가 왜 이렇게 어렵지 | 포도밭출판사

    ISBN: 979-11-88501-18-2 (03800) 출간일: 2021년 4월 26일 정가: 13,000원 제본: 무선 쪽수: 192쪽 판형: 130×205mm 분야: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국내도서 > 에세이 > 독서에세이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여성학/젠더 > 여성문제 국내도서 > 사회정치 > 여성/젠더 > 페미니즘 그을린 얼굴로 웃기가 왜 이렇게 어렵지 지은이: 김예림 ​ 책 소개 ​ 만 스무 살의 김예림은 스물두 살이 되기까지 2년 동안 자신이 선 자리에서 바라보는 페미니즘을, 세상을, 21세기를, 스무 편의 글로 기록했다. 대학에 가지 않은 청년으로서, 연고도 없는 비수도권 지역에 혼자 살며 일을 시작한 여성으로서, 김예림은 자신과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해 시작한 페미니즘 공부에 대해 이야기한다. 김예림은 할 말은 많지만 도무지 입술이 움직여지지 않는 이들에게 자신이 읽은 스무 권의 책을 소개한다. 그가 책 속에서 만난 과거 여자들의 목소리는 현재에 만나는 바로 곁의 여자들의 목소리와 겹치고 포개진다. 그리고 저절로 입술을 떼고 말문을 열게 한다. 김예림은 이 놀라운 경험을 함께하자고 청한다. 그리고 21세기가 끝나기 전에 ‘이토록 멋진 날이 왔다’고 외칠 수 있기를 함께 희망하자며 팔을 끌어당긴다. ​ 보도자료 ​ 페미니즘이 뭐야? 김예림이 페미니즘 공부를 시작하기로 결심한 계기는 단순했다. 누군가 “페미니즘이 뭐야?”라고 물을 때 대꾸할 나름의 답을 찾고 싶었다. 여성우월주의니, 여자 일베니 하면서 페미니즘을 조롱하는 일이 흔했지만 김예림은 궁금했다. 페미니즘이 무엇인지. 알고 싶은 건 꼭 페미니즘뿐만이 아니었다. 여성으로서 스스로를 부정하는 상황을 겪는 순간마다 과연 어찌해야 옳은지 알고 싶었다. 이를 테면 “여자애니까 다리를 오므려야지!” 같은 말을 듣는 순간, 햇볕 아래서 일하다 얼굴이 그을렸는데 누군가 자꾸만 “왜 이렇게 시꺼멓게 탔어?”라고 묻는 순간에는 어찌 해야 좋단 말인가. 모르는 것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즐거운 섹스는 어떻게 하는 것인지, 어쩌다 임신을 한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누군가 함부로 나를 만진 기억이 하루가 지나도 떨쳐지지 않을 땐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하는지… 그래서 김예림은 더 공부하고 싶었다. 만 스무 살의 김예림은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충북 옥천에 집을 구해 살며 낮에는 잡지사 기자로 일하고 있었다. 밤 시간과 휴일을 이용해 공부해야 했다. 그러다 어느 날 ‘아주 작은 페미니즘학교 탱자’라는 곳이 문을 연다는 소식을 듣는다. 그곳이 김예림의 페미니즘 교실이 되었다. 탱자에서는 매주 책을 정해 읽고, 한 달에 한 번씩 에세이를 썼다. 엄마의 가사노동, 몸에 남은 브래지어 자국, 직장에서 겪은 일, 꾸밈노동 등이 글감이 되었다. 19세기 프랑스에서 일어난 여성의 참정권 운동부터 제2물결 페미니즘까지, 여성의 가사노동부터 육식의 성정치까지, 다양한 앎의 파도를 오르내리며 1년을 보냈다. 퇴근 후 자기만의 방으로 돌아와 책장을 넘기다 보면 아침 해가 떠오르는 날이 잦았다. ​ 내가 선 자리에서 페미니즘 이어 말하기 이 책에 모은 글들은 그런 날들의 기록이다. 대학에 가지 않은, 비수도권에 사는, 여성 청년 노동자로서 김예림은 자기가 선 자리에서 바라보는 페미니즘을, 세상을, 21세기를 기록했다. 그 글들에는 페미니즘 저서들을 통해 생각한 것뿐만 아니라, 자신의 삶이 함께 들어 있다. 그래서 김예림이 책 속에서 만난 과거 여자들의 목소리는 현재에서 만나는 바로 곁의 여자들의 목소리와 겹치고 포개진다. ‘앎’의 이야기가 절반, ‘삶’의 이야기가 절반을 이룬다. 김예림의 ‘앎’은 삶의 연료가 된다. 다시 ‘삶’의 시간은 앎을 해석하는 재료가 된다. 시대는 과연 변하고 있을까. 세상은 과연 나아지고 있을까. 어떤 면에서 나아지는 것 같아 보일 때도 있다. 하지만 변화는 무척 더디고 때로는 뒤로 후퇴하는 듯도 하다. 김예림은 너무 늦지 않게 외치고 싶은 말이 있다. 21세기가 다 가기 전에 새 시대에 꼭 어울리는 언어로 이렇게 외칠 날을 고대한다. “이 멋진 날이 21세기가 끝나기 전에 왔구나!” 하고. 그날이 언젠가 오리라는 믿음으로 김예림은 계속 공부한다. 앎을 그리고 삶을. 이슬아 작가의 추천사 ​ 이것은 책으로 자신을 지키는 사람의 이야기다. 김예림은 남루한 날에 떠올릴 남루하지 않은 이야기를 모은다. 과거의 여자들에게서 건져 올린 말과 글을 어젯밤 꿈처럼 기억하고 옮겨 적는다. 지난 역사 속 여자들의 웃음과 눈물이 자신에게 자국으로 남기를 바라서다. 그는 살아본 적 없는 시대의 여자들로부터도 배울 것이 너무나 많다는 걸 안다. 영원해 보이는 조건, 태어난 나라, 인종, 성별, 지역, 계급을 어떻게 뛰어넘을지 고민하며 읽고 쓴다. 그의 집은 오래된 여자들의 목소리로 시끌벅적하다. 베개에 머리를 대고 누워도 책들이 말을 건다. 그러자 꾹 닫힌 그의 입술이 저절로 열린다. 그렇게 열린 말문으로 이 책이 쓰여졌다. 김예림이라는 작가는 이제 막 시작되었다. 배움은 그를 주저앉게 하는 동시에 일으키고 헤엄치게 한다. 한국의 비수도권에 사는, 대학에 진학하지 않은 여성 청년 노동자로서 김예림은 ‘자기만의 방’ 바깥의 이야기를 쓰려 한다. 이토록 멋진 날이 21세기가 끝나기 전에 왔다고, 너무 늦지 않게 말하기 위해서다. ― 이슬아 (작가, 헤엄 출판사 대표) 김예림이 소개하는 스무 권의 책 1. 『제2의 성』, 시몬 드 보부아르 2. 『여성의 권리 옹호』, 메리 울스턴크래프트 3. 『인간의 조건』, 한나 아렌트 4. 『남자가 월경을 한다면』, 글로리아 스타이넘 5. 『이갈리아의 딸들』, 게르드 브란튼베르그 6. 『맨박스』, 토니 포터 7. 『아내 가뭄』, 애너벨 크랩 8. 『성의 변증법』, 슐라미스 파이어스톤 9. 『육식의 성정치』, 캐럴 제이 애덤스 10. 『무엇이 아름다움을 강요하는가』, 나오미 울프 11. 『젠더 무법자』, 케이트 본스타인 12. 『거부당한 몸』, 수전 웬델 13. 『일탈』, 게일 루빈 14. 『시스터 아웃사이더』, 오드리 로드 15. 『자기만의 방』, 버지니아 울프 16. 『페미니즘 위대한 역사』, 조앤 스콧 17. 『자급의 삶은 가능한가』, 마리아 미즈, 베로니카 벤홀트-톰젠 18. 『기록되지 않은 노동』, 여성노동자글쓰기모임 19. 『하나이지 않은 성』, 뤼스 이리가레 20. 『페미니즘 탐구생활』, 게일 피트먼 ​ ​ 지은이 소개 ​ 김예림 1998년에 안산에서 태어났다. 노동자 부모 아래서 가난한 줄도 외로운 줄도 모르고 자랐다. 궁금한 게 많았던 열네 살의 나는 겁 없이 대안학교에 지원했고, 시간이 흘러 문득 정신을 차려 보니 자기 깜냥을 깨달은 대안학교 졸업생이 되어 있었다. 그때부터는 내 깜냥으로 먹고살아야 했다. 스무 살에 지역 잡지사에서 기자 일을 시작했다. 하루 걸러 웃고 울면서 2년 반을 보냈다. 이렇게 일만 하며 살다가는 고독사하여 바싹 마른 미라로 발견되겠구나 싶었던 어느 날, 숨구멍을 찾았다. 지리산 자락의 ‘아주 작은 페미니즘학교 탱자’에서 흥미로운 이야기를 잔뜩 품은 사람들을 만났다. 이곳에 다니며 책을 읽고 글을 썼다. 밤이든 낮이든, 더듬더듬, 띄엄띄엄. 나는 늘 그랬다. 정신을 차리고 보면 어딘가에 도착해 있었다. 그리고 내가 그곳에 도착한 이유는 나중에 알아챘다. 내 몸과 생각이 현재와 다른 곳을 향할 때마다 이 과정을 반복했다. 이야기는 늘 먼저 도착해 있었고, 내가 지난 이야기를 알아채는 건 나중 일이었다. 그렇게 만난 이야기들을 앞으로 더 정확히 알아가려고 한다. ​ ​ 책 속에서 결과적으로 페미니즘은 내 세계를 바꿨다. 이 책은 내가 대학에 갔다면, 서울에 살았다면, 만나지 못했을 사람들과 이야기 나누며 쓴 글을 모은 것이다. 페미니즘 에세이지만, 다른 누구도 아닌 내가 선 자리에서 바라본 세상에 관한 이야기다. 그리고 대안학교를 졸업해 세상에 나서고 보니 세상이 내 생각과 너무 다르게 굴러간다는 사실을 깨달은 나 자신, 비대학 청년으로서 지역에서 페미니즘을 공부한 나 자신을 향한 격려다. 이 책에서 만날 여러 저자의 말과 글이 당신에게도 의미 있기를 소망한다. 여기에 곁들인 내 슬픔과 사랑이 당신의 마음 한 구석에 들어앉기를 소망한다. 그리고 당신이 선 자리에서 바라본 세상을 서둘러 적어두기를 청한다. 언젠가 그 기록을 모아, 먼 훗날 어떤 이들의 말과 글과 행동이 오늘을 만들었는지, 우리가 증언하기로 하자. - 「서문」 중에서, 7쪽. 나를 작아지게 할 것만 같은 도시에서 벗어나 지역으로, 그것도 농촌으로 온 내 상상은 이런 거다. 오래된 집을 빌리고, 집의 낡은 곳을 보수하며 웬만한 기술을 익히고, 야심차게 텃밭 농사를 시작했다가 어설프고 게으른 손길로 망쳐버리고, 그럼에도 남겨진 소소한 수확에 기뻐하는 것. 토마토 샐러드와 고사리 파스타를 차려놓고 동네 친구들과 먹고 놀다 새로운 모임을 만들어내는 것. 글쓰기 모임이든 독서 모임이든 산악회든 뭐가 됐든 주기적으로 만나고 마시고 얘기하다 이 지역에서 우리 목소리를 내보자고 결심하는 것. 함께하는 사람에게 다정하고, 떠나는 사람을 응원하며, 새로운 사람을 환대하는 일상을 보내는 것. 서울이 아닌 지역에서도 우리는 꽤 치열하게 살아간다고 말하는 것, 보여주는 것, 그렇게 다음 시대를 상상하는 것. 『여성의 권리 옹호』를 읽고서 상상해보는, 지역에 살아가는 우리들의 권리 옹호다. - 「300년 전 여성의 권리 옹호」 중에서, 24~25쪽. 사람은 모두 누군가의 자국이 남아 있는 존재라고 했다. 내 타고난 생김새, 편한 옷을 자주 입는 나, 맨 얼굴에 아무것도 바르지 않은 상태를 좋아하는 나, 특별한 날에는 세련된 옷을 입고 구두를 신는 나, 바쁘고 힘들 때는 곱슬머리가 아무렇게나 흐트러져도 개의치 않는 나의 존재에도 누군가의 자국이 남아 있다. 내가 아름답지 않아서 ‘내게 첫눈에 반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체념할 때마다 다시 내 겉모습을 사랑하게 하는 것도 탈코르셋이 아닌 누군가의 자국이다. 내가 어떤 자국을 가장 사랑했는지, 어떤 자국을 내 일부로 남겨두었는지 떠올려보면 내가 매일 여성적 아름다움을 장착하지 않아도 나를 사랑해주었던 이들의 손길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음을 쉽게 자각한다. - 「그을린 얼굴로 웃기가 왜 이렇게 어렵지」 중에서, 92쪽. 한국의 성별 이분법과 그에 따른 문화 속에서 나는 어디까지 가짜로 살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 다만 늘 경계를 넘나드는 젠더무법자의 이야기가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나는 그들이 가까운 미래에 ‘분류되어야 하는’ 존재가 아닌 ‘경계를 유영하는’ 물고기가 되어 사람들을 자유롭게 하리라고 믿어 의심치 않기 때문이다. 그날이 오면 우리는 자신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고민하는 대신 물고기처럼 아름답고 자유로운 친구를 사귈 테다. 우리는 함께 해가 질 때까지 강가를 떠나지 않으며 자신이 누구인지도 잊을 만큼 오래 헤엄을 칠 테다. - 「너 가짜로 살고 있구나」 중에서, 100쪽. 내가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을 읽고 내 노동이 아닌 여행을 떠올린 것은 이제 자기만의 방 바깥의 이야기가 쓰여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울프가 20세기에 필요한 이야기를 했다면, 나는 21세기에 필요한 이야기를 하는 것입니다. 긴 방황을 위한 넉넉한 돈, ‘자기만의 방’을 떠난 여행에서만큼은 주어진 젠더를 인식하지 않을 수 있는 자유가 필요하다는 이야기 말입니다. 여전히 녹록치 않은 현실 앞에서 ‘그건 너무 이른 이야기’라고 타이른다면, 나는 울프의 말을 다시 빌려올 수밖에 없을 겁니다. “나의 제안이 약간 환상적이라는 것을 스스로 인정합니다. 그러므로 픽션의 형식으로 그것을 표현하는 것이 더욱 좋겠지요.” 적어도 100년 안에 도래할 세상을 그리는 픽션 말입니다. - 「자기만의 방 바깥으로 떠난 여행」 중에서, 136쪽. 지난 시간 동안 나는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라고 불러본 적이 없었다. 언제나 어렵고, 무겁게 느껴지는 페미니즘이라는 단어를 섣불리 내 이름 앞에 붙일 수 없었다. 책으로 수많은 페미니스트를 만나면서도 왜 몰랐을까. 페미니즘은 자기 자신으로 살고 싶은 모든 사람을 호명하는 이름이라는 것을. “우리 모두가 페미니즘에서 도망치는 대신에 페미니즘의 힘을 주장하면 세상이 얼마나 달라질지 상상해보세요”라는 게일 피트먼의 말이 메아리처럼 울린다. 나는 책을 덮고, 눈물을 닦고, 오늘에서야 뒤늦은 선언을 한다. 나는 페미니스트다. 그녀를 지키고 싶기 때문이다. - 「뒤늦은 선언」 중에서, 189쪽. 차례 서문. 책 읽는 내가 선 자리 1. 동굴 밖으로 나와 봐, 우리는 ‘아무것도 아니야’ 2. 300년 전 여성의 권리 옹호 3. 21세기, 행위하는 인간의 조건 4. 나를 위한 게임 5. 낡은 것은 도태하고 새로운 것은 떠오른다 6. 길 잃은 남자를 위한 친절한 이정표 7. 다정함의 기술 8. 한 번도 꺼낸 적 없는 이야기를 하려고 해 9. 육식인의 전복 10. 그을린 얼굴로 웃기가 왜 이렇게 어렵지 11. 너 가짜로 살고 있구나 12. 우리가 앓는 장애 13. 일탈이 일상이 되는 세상을 위하여 14. 이방인의 집 15. 자기만의 방 바깥으로 떠난 여행 16. 혁명의 그늘진 곳을 비추다 17. 자급의 삶을 살고 싶다고요 18. 기록되지 않은 노동자가 고난에 응답하는 법 19. 우리의 입술이 저절로 말할 때 20. 뒤늦은 선언 ​ ​ ​보도자료 다운 받기 ​ ​

  • 고통에 이름을 붙이는 사람들 | 포도밭출판사

    ISBN: 979-11-88501-20-5 (03330) 출간일: 2021년 6월 18일 정가: 16,000원 제본: 무선 쪽수: 276쪽 판형: 135×210mm 분야: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사회문제 > 노동문제 국내도서 > 사회정치 > 사회비평/비판 > 노동문제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사회문제 > 사회문제 고통에 이름을 붙이는 사람들 기획 :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지은이 : 김신범, 김원, 윤간우, 이윤근, 임상혁, 임영국, 최영은, 최인자, 한인임, 허승무, 현재순 책 소개 ​ 일터에서 노동자가 겪는 사고와 질병, 이 고통을 멈추기 위해 고통에 ‘이름’을 붙이다 노동자는 다만 일이 위험해서 다치는 것이 아니다. 아무리 위험한 일도 안전한 방식으로 일하면 다치지 않는다. 우리가 안전보다 이윤을, 존중보다 차별을 선택할 때 그 노동의 현장에서 누군가 다치고 죽는다. 일하다 사람이 다치고 병들고 죽는 사회를 멈추려면 이제 우리는 무엇을 시작해야 할까. 지난 20여 년간 노동자의 고통을 찾아내고 분류하고 측정해서 이름을 붙여온 이들이 있다.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사람들이다. 이 책은 노동자가 겪는 고통을 멈추기 위해 고통의 현장을 조사하고, 고통에 이름을 붙여 세상에 알리는 일을 해온 이들이 전하는, 산재와 직업병 현장에 대한 기록이다. ​ 보도자료 ​ 일터에서의 사고와 질병, 그에 맞서온 이들의 이야기 ​ 한국은 하루 평균 7명의 산재 사망자가 발생하는 나라다. ‘오늘도 7명이 퇴근하지 못했습니다’는 해시태그 운동은 이 때문에 시작되었다. 구의역의 김군, 태안화력발전소의 김용균, 평택항의 이선호 노동자 사망사고로 노동 현장의 문제와 심각성이 알려지기는 했으나 이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일하다 사람이 다치고 병들고 죽는 사회를 이제 그만 바꾸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통을 멈추기 위해서는 우선 고통이 제대로 드러나야 한다. 하지만 공장의 담벼락으로, 어두운 조명으로, 때로는 오해와 편견으로 노동자의 고통은 감춰지고 지워지기 일쑤다. 그래서 노동자의 고통을 애써서 드러내려는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 아픔이 드러나야만 사회가 더 많은 아픔을 나누고 노동의 고통을 키우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여 년간 노동자의 고통을 찾아내고 분류하고 측정해서 이름을 붙여온 이들이 있다.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사람들이다. 이들은 고통을 드러내고 고통에 이름을 붙여 사회에 알리는 일을 한다. 이들은 발전소나 조선소 노동자뿐 아니라 네일 아티스트, 택배, 청소, 간병 종사자, 영화 스태프, 환경 미화원, 배달원, 경비원, 택시기사, 가축 위생 방역사, 콜센터 노동자, 간호사, 어민, 농민, 국립공원공단 직원 등 다양한 노동자들을 만났다. 이 책은 일하다 병들고 다치는 사회를 바꾸기 위해 노동 현장을 누비며 산업재해 사고 및 직업병 요인을 조사하고 연구해온 이들의 20여 년간의 기록이다. 노동은 위험하다 노동자는 자신의 몸과 마음을 사용해 일한다. 그러니 노동자는 일을 하는 과정에서 몸과 마음이 피곤할 수 있고, 때로는 다치거나 병들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는 노동이 신성하다는 이야기는 흔히 하면서도 노동이 위험하다는 이야기는 거의 하지 않는다. 노동자가 아프다고 말하려면 용기를 내야 하는 사회. 일 때문에 아픈 게 맞느냐고 의심부터 하고 결국 외면하는 것이 이른바 세상의 ‘상식’이 된 사회의 현실이 노동자를 더욱 위험으로 내몰고 있다. 고용하는 자에겐 책임이 있고 고용된 자에겐 권리가 있지만 책임은 너무 가볍고 권리는 너무 멀다. 고통에 이름을 붙여 고통을 드러내다 ​ 변화란 거저 오는 것이 아니라 애써서 만드는 것이다. 노동자의 고통은 잘 드러나지 않기에 변화는 더욱 더디게 찾아온다. 근골격계 질환이라는 말이 없던 시절이 있었다. 감정노동이라는 말이 없던 시절도 있었다. 감춰져 있던 고통에 이름이 생기면 사회가 아픔을 나누고 위험을 줄일 방법을 의논하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아픔에 붙은 이름을 부를 때, 노동자의 고통은 더 빨리 줄어들고, 일의 위험도 줄 수 있다. 그래서 누군가는 고통을 찾아내고 분류하고 측정해서 이름을 붙여야 한다. 녹색병원과 노동환경건강연구소의 사람들은 그렇게 노동자의 고통에 하나둘 이름을 붙여왔다. 이 책에는 그들이 만난 노동자들의 고통들과 그 고통에 붙인 이름들이 기록돼 있다. 차별이 아닌 존중이 필요하다: 국가, 기업, 시민의 존중 고통의 이유는 분명하다. 일에는 위험이 있게 마련이지만, 같은 일이라도 누가 하느냐에 따라 위험의 크기가 달라진다. 비정규직이 정규직보다 많이 죽는 것이나 발암물질에 더 많이 노출되는 상황은 바로 ‘차별’ 탓이다. 우리나라에서 일하는 외국인 이주노동자의 자살률이 높은 것도 마찬가지다. 차별은 일의 위험을 고스란히 받아들이라는 강요이기 때문이다. 노동자는 차별에 적응하면서 위험을 감수하려고 애쓰다가 병들고 다친다. 고통의 주된 이유는 바로 차별이다. 그래서 차별이 아닌 존중이 필요하다. 노동자의 아픔에 귀를 기울이고 그 아픔을 줄일 방법을 의논하는 것이 바로 존중의 자세다. 산업이나 직업의 설계 과정에서 노동자에게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예측하고 줄일 방법을 미리 마련하는 것도 존중이다. 노동자가 아프다고 말할 수 있도록 권리를 보장하는 것도 존중이고, 사업주가 노동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의무를 만드는 것도 존중이다. 존중은 기업의 차원(1부_ 위험은 만들어진다), 국가적 차원(2부_ 죽음도 차별받는 현장) 그리고 시민의 차원(3부_ 드러나지 않기에 더욱 위험한)에서 각각 다른 모습으로 나타날 수 있다. 노동의 결과만이 아니라 노동의 과정에도 관심을 이 책에는 우리 곁에서 일하는 많은 노동자들이 등장한다. 노동하는 우리 자신의 모습이기도 할 테다. 필자들은 이 책에서 노동자들의 일터를, 그들의 노동을 주목한다. 출근하면서 만나는 아파트 경비 노동자를, 새벽에 집 앞 골목에 다녀간 청소 노동자를, 조금 전에 음식을 전해줬던 배달 노동자를, 식당에서 만난 서비스 노동자들을 만나면서 이러한 질문을 던진다. 그동안 우리는 이들을 통해 얻는 노동의 결과에만 관심을 가진 게 아닌가? 이를테면 ‘서비스는 좋았나?’ ‘주문한 물건은 언제 도착하나?’ ‘제품에 하자는 없나?’ 같은 것에만 관심을 갖지 않았나. 이제 노동의 결과만이 아니라 과정에 보다 관심을 기울일 때다. 우리가 외면하는 노동의 과정을 살펴봐야 한다. 미소 속에 감춰진 서비스 노동자들의 상처받은 마음의 병을, 물건을 받는 기쁨 속에 가려진 택배 노동자들의 온갖 골병들을, 차별이 존재하는 비정규직 하청 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 현실을 말이다. 필자들은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진다. ‘왜 사람들은 노동을 차별할까?’ ‘존중받는 노동이란 무엇일까?’ ‘노동이 존중받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당한 노동의 가치는 무엇이고, 왜 그 가치는 인정받지 못할까?’ 필자들이 제시한 답은 각자 다르게 표현되었지만 공통점이 하나 있다. ‘노동자들의 시각에서 그들의 문제를 이해하고 노동을 바라보자’는 것이다. 그래야만 타인의 노동을 존중할 수 있으니 말이다. 제도적 변화를 위하여 노동을 바라보는 인식이 바뀐다고 다 해결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노동자들을 대하는 마음과 행동이 변하지 않는 한 아무리 좋은 정책과 제도가 만들어진들 현장에서는 절대 작동하지 않는다. 그리고 좀 더 근원적인 제도적 변화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노동자를 위한 제도적 변화에서 중요한 지점들은 무엇일까. 이 책에서는 제도적 변화의 중요한 원칙들을 다음 네 가지 구호로 제안한다. “위험의 외주화 금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강화” “노동자 참여권 보장” “노동자 작업중지권 보장” 앞으로 이 구호들이 구호에 그치지 않고, 우리 노동현장 어디에서나 공기처럼 작동하는 제도가 되기를 바란다. ​ ​ 기획 소개 ​ 노동환경건강연구소 노동환경건강연구소는 한국 현대사의 가장 큰 직업병 사건인 원진레이온 직업병 사건을 계기로 1999년에 만들어졌다. 연구소는 노동자들의 환경과 건강 실태를 조사하고, 노동자들이 겪는 아픔과 고통에 이름을 붙여 세상에 알리고, 일하다 아프고 죽는 사회를 바꾸기 위해 법과 제도적 대책을 마련하는 활동을 벌인다. ‘피자 30분 배달제 폐지’ ‘마트 노동자에게 휴식 의자 제공하기’ ‘박스에 손잡이 구멍 뚫기’ ‘환경미화원에게 씻을 권리 제공하기’ ‘일터와 삶터에서 발암물질과 환경호르몬 없애기’ 등의 캠페인을 이끌었다. 지은이 소개 김신범 노동환경건강연구소 부소장. 발암물질을 조사하고, 시민과 노동자를 위한 화학물질 알권리 정책을 만들고, 화학물질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들고자 활동한다. 지은 책으로 『화학물질, 비밀은 위험하다』 『모두를 위한 마을은 없다: 마을 만들기 사업에 던지는 질문』(공저) 등이 있다. 김원 노동환경건강연구소 화학물질센터 실장. 노동자의 건강을 위협하는 화학물질 노출 실태를 조사하고, 산업 현장 인근의 환경오염과 시민들의 건강 영향을 평가하고, 환경호르몬과 같은 유해물질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들고자 활동한다. 공역한 책으로 『사업장 근로자 건강영향조사』 『산업보건학 원론』 『소방공무원 순직재해 NIOSH 조사보고서』 등이 있다. 윤간우 녹색병원 직업환경의학과장, 노동환경건강연구소 부소장. 녹색병원에서는 진폐증 환자와 직업성 근골격계 질환자를 치료한다. 노동환경건강연구소에서는 크고 작은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건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역학조사를 실시한다. 농어업인의 안전과 건강에 관심이 많아 사고 및 질병 조사 통계 연구를 매년 수행하고 있다. 이윤근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소장. 근골격계 질환 및 직업성 암 등의 직업병을 연구하고 노동 환경의 위험성 평가 등의 활동을 한다. 고 김용균 사망사고 원인 규명을 위한 ‘노동안전특별조사위원회’ 참여 등 여러 사회적 활동을 통해 노동 환경의 변화를 꿈꾸고 있다. 지은 책으로 『방사능 시대를 살아가는 엄마들에게』(공저) 등이 있다. ​ 임상혁 녹색병원 원장. ​ 임영국 민주노총 산하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사무처장. 화학·섬유·IT·식품 등의 산업 분야에서 노동자들에게 노조를 공유하고 연결하는 활동을 한다. 노동조합이 일상이 되는 시대를 열어가고자 활동한다. 노동권 사각지대 조직화를 위한 ‘공제회를 품은 노동조합’의 전형을 마련하는 일에 관심을 두고 있으며, 봉제인공제회 상임이사를 겸임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노동조합 조직화 사례 연구』(공저)가 있다. 최영은 노동환경건강연구소 화학물질센터 환경평가팀장. 노동자가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작업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동자의 화학물질 노출을 조사한다. 더 많은 노동자들을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더 많이 듣기를 희망한다. 최인자 노동환경건강연구소 화학물질센터 분석팀장. 작업 환경에서 노동자에게 노출되는 화학물질과 일상에서 소비자에게 노출되는 환경호르몬을 분석한다. 사람의 소변과 혈액에서 유해화학물질을 분석하는 바이오모니터링을 통해 몸속의 바디버든(body burden)을 확인하는 연구와 이를 줄이는 활동에 관심에 많다. 한인임 《일과건강》 사무처장. 노동환경건강연구소 교육팀 책임연구원. 노동자 교육을 담당하며, 근골격계 질환, 직무 스트레스, 감정노동, 과로사 등을 연구한다. 세월호 참사, 구의역 김군 사망사고, 태안화력발전소 김용균 사망사고, 서울의료원 간호사 사망사고 등의 진상조사위원회에서 조사위원으로 활동했다. 지은 논문으로 『공공부문 위험생산의 작업장 정치』 등이 있다. 허승무 노동환경건강연구소 근골격계질환센터 인간공학팀장. 사업장의 근골격계 질환 문제를 진단하고 평가하는 일을 하며, 좀 더 넓은 범위에서 작업 강도, 적정 인력 등의 문제에 인간공학적으로 개입하는 작업을 기획하고 있다. 현재순 《일과건강》 기획국장. 전국 사업장과 주요 산단에서의 화학물질 감시 활동을 기획하고 있으며, 노동자와 시민이 안전한 세상을 만들기 위한 안전보건 환경단체인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사람들(건생지사)’에서 활동한다. 지은 논문으로 『화학물질안전관리와 지역사회알권리를 위한 시민사회역할 연구』 등이 있다. ​ ​ 책 속에서 ​ “제가 입사한 지 1년 안 돼서 손에 화상을 입었었는데 처음엔 별거 아닌 줄 알았다가 일반병원 가서 심각하단 얘길 듣고 화상병원을 찾아서 갔었어요. 손가락 화상은 잘못 치료하면 굽어서 나으니까요. 손에 붕대를 감아서 일단 쉬어야 하니까 진단서를 팩스로 보냈더니 그러면 안 된다면서 굳이 회사에 와서 내라고 하더라고요. 붕대 감은 손을 밑으로 내리면 피가 쏠려 더 아프다고 항상 왼손을 들고 있었는데 그 상태로 혼자 운전하고 야탑까지 갔었네요. (…) 산재는 안 된다며, 저는 잘 모르니까 결국 아빠랑 통화하시곤 병원에 와서 병원비 결제해주고 경위서를 가져왔었어요. 퇴원하고도 통원치료는 계속했고요. 다 공상으로 처리했어요.” ― 프랜차이즈 빵집 노동자 “민원전화 받고 있으면 유리방(사무실)에서 쪽지가 오는데 그거 때문에 스트레스를 엄청 받죠. 시간대별로 팀장 쪽지가 와요. 민원 처리 빨리하라는 거예요. 오래 잡고 있지 말고… 그래서 하루에 이석 시간이 5~10분 정도 밖에 안 돼요. 화장실만 잠깐 갔다 오고 하루 종일 물도 안 먹고 그렇게 일을 했어요.” ― 정부기관 콜센터 노동자 “일하다 보면 저쪽 끝에 있는 팀장이 누군가에게 손가락질을 하며 막 소리를 질러요. ‘후처리, 후처리!!’ 과거에는 내가 숨이 턱에 차면 홀더 버튼을 누르고 전화를 안 받을 수 있는 짬이 있었는데 지금은 전화 끊자마자 대기 전화가 연결되는 자동 연결체계로 되어 있어요. 쉴 수가 없죠.” ― 인터넷기업 콜센터 노동자 “내 일거수일투족이 컴퓨터에 기록되는 게 무서울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에요. 심지어 나중에 보면 화장실에 몇 번 갔는지도 알 수 있더라구요. 가끔은 내가 회사가 아닌 닭장 속에 들어와 있는 것 같아요” ― 은행 콜센터 노동자 “저는 이용자의 편의를 도와주는 일을 하는 사람이잖아요? 장 봐서 식사 준비해드리고 목욕시켜드리고 산책하자고 하면 휠체어 밀고 나가고… 그런데 멀쩡한 가족들 빨래를 해달라는 거예요. 심지어 가족들 심부름해달라는 경우도 있어요. 주말 동안 미뤄놓은 가족들 설거지도 한 적 있어요.” ― 돌봄 노동자 “제 동료는 남성 이용자가 가슴을 만져 놀랐는데 센터에 이야기를 해도 센터에서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아 그만두었어요.” ― 돌봄 노동자 “이용자가 치매를 앓고 있는데 물건을 어디에 뒀는지 기억하지 못하면 제가 가져갔다는 거예요. 그래서 결국 저는 일자리를 잃었어요.” ― 돌봄 노동자 “고객이 체크아웃을 해야 하는데 전화를 안 받아서 객실로 올라갔어요. 벨을 눌러도 인기척이 없어 방문을 열었죠. 그랬더니 목을 맨 고객이 덜렁덜렁 매달려 있는 거예요. 그 후론 객실 문을 열려면 식은땀부터 흘려요.” ― 호텔 청소 노동자 “고객이 청소를 부탁해 벨을 누르고 들어갔어요. 그런데 투숙객이 나체로 서 있는 거예요. 당황해하고 있는데 옷 입을 생각도 안 하고 청소하라고 손짓을 하더라고요. 미친 놈… 그래서 그냥 나왔어요.” ― 호텔 청소 노동자 “있죠. 좀 말하기 그렇지만 관리자 중에서 딜러들이 실수를 하는 경우에 폭언을 굉장히 심하게 하는 경우가 있어요. 손님들 앞에 세워놓고 무안을 주거나 그런 거요. 딜러 입장에서는 실수했다는 것 자체가 큰 스트레스거든요. 아니면 내려오라고 해가지고… 로커에서도 많은 인원이 쉬어요. 아무리 막내고 아무리 그런 거에 무디다 해도 자기는 앉아 있는 상태에서 사람을 세워놓고 막 소리를 지르거나 질책을 하면 인격 모독이거든요. 근데 그게 공공연하게 이루어져요. 동기들이 있는 데서만 혼나도 스트레스인데 만약 후배가 보고 있거나 많은 인원이… 그런데서 폭언을 일삼으면서 얘가 실수했다는 걸 다 알려버리는 거죠. 그러면 굉장히 스트레스죠. 근무표 봤는데 그런 간부들 하고 같이 짜여 있으면… 그럼 한숨을 푹….” ― 카지노 딜러 노동자 “이게 그래도 할 만한 일인데, 내가 도저히 꼴불견이라 못 봐주겠는 게 있어. 음식물 쓰레기 차 지나가면 코를 막고 얼굴 찡그리는 사람들. 지들이 먹은 건데 그거 냄새난다고 호들갑 떠는 게 제일 짜증나는 거야. 내가 쓰레기 치우려고 가면 피하는 사람들.” ― 환경 미화원 “밀폐된 공간에서 계속 일을 하잖아요. 집에 가서 샤워하면 한 시간 동안 계속 기침 나고 콧물 나요.” ― 네일 아티스트 “큐티클 리무버 자체가 손에 닿으면 각질층이 일어나요. 그러니까 당연히 왼쪽 손은 항상 짓물러 있고 각질 진물 난 것처럼 너덜너덜 그래요. 그러면 손 씻어줘야 하는데….” ― 네일 아티스트 “전주가 없는 곳은 맨홀 속에 망이 깔려 있어요. 이때 전기가 흐르는 경우가 있죠. 맨홀에는 항상 물이 차 있거든요. 오폐수도 있는데 이걸 퍼내고 작업을 해야 해요. 도로 위에 있는 맨홀 작업 때는 차가 다녀야 한다고 빨리하라고 운전자들이 욕하고 그러니까 그냥 야간에 하죠. 야간에는 혼자 작업하는데 밖에서 봐주는 사람도 없어요. 위험하죠. 또 맨홀 깊이가 다 달라요. 사람이 들어가는 경우도 있고 목만 넣고 일해야 하는 크기도 있어요. 한여름 우기 때 침수가 잘 되는데 전기 장비를 가지고 가면 침수돼서 꺼지는 경우에는 일을 못해요. 여름철 맨홀에 가스측정 안 하고 들어갑니다. 마스크도 없이…” ― 인터넷 수리 기사 차례 들어가며_ 고통에 이름을 붙이는 사람들 1부_ 위험은 만들어진다: 기업은 노동자를 어떻게 존중해야 하는가 상자에 손잡이를 달아주세요 조선소, 암의 위험 학교 실험실의 사업주는 누구일까? 태움, 어느 나이팅게일의 죽음 프랜차이즈 빵집, 노동권 사각지대 “아빠, 나 콜 수 못 채웠어” 20년 만에 다시 만난 택시 운전사 중장년 여성들의 전유물, 돌봄노동 상상하라, 화려한 호텔과 카지노의 노동을 발암물질을 없애고 싶은 노동자들 2부_ 죽음도 차별받는 현장: 국가는 노동자를 어떻게 존중해야 하는가 빛을 만드는 노동자들의 어둠 경사 난 대한민국 영화 시장의 이면 소방관을 쓰러뜨리는 암 1인 1조 작업의 위험, 가축 위생 방역사 ‘작물보호제’라고요? ‘농약’입니다! 노후한 화학시설, 방치된 화약고 시한폭탄을 안고 달리는 화물차 고강도 등산이 직업인 사람들 방치되고 있는 어업인의 근골격계 질환 3부_ 드러나지 않기에 더욱 위험한: 시민은 노동자를 어떻게 존중해야 하는가 환경미화원은 왜 가장 위험한 직업이 되었을까? 아름다움을 만드는 손, 네일 아티스트 플랫폼 노동자는 배달 노동자와 다른 신인류? 방문기사, 집으로 찾아오는 스파이더맨 무제한 노동에 시달리는 경비원, 노인의 일자리 벼랑 끝 택배 노동자 나가며_ 나 또는 우리 가족이 저곳에서 평생 일해도 좋겠는가 발문_ 녹색병원과 노동환경건강연구소의 꿈 ​ ​ ​보도자료 다운 받기 ​ ​

  • 세계 문학 전집을 읽고 있습니다 1 | 포도밭출판사

    ISBN: 979-11-88501-21-2 (03800) 출간일: 2021년 8월 16일 정가: 17,000원 제본: 무선 쪽수: 340쪽 판형: 130×210mm 분야: 국내도서 > 에세이 > 독서 에세이 국내도서 > 문학 > 세계문학 국내도서 > 고전 > 고전문학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세계 문학 전집을 읽고 있습니다 1 지은이 : 김정선 책 소개 ​ 살면서 한번쯤은 누리고 싶은, 세계 문학 전집을 읽는 시간 무작정 읽기 시작하여 일 년간 야금야금 100권을 읽고 쓰다 세계 문학 전집을 벗 삼아 마음의 터널 통과하기 ​ 사는 곳은 대전. 자주 연락하는 사이는 단 둘, 동생과 친구 P. 함께 사는 생명은 연필선인장 ‘연필이’가 유일하다. 누구의 이야기일까. 『동사의 맛』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 『열 문장 쓰는 법』 등을 펴낸 김정선 작가의 ‘근황’이다. 건강 문제로 25년 가까이 해온 교정 교열 일을 그만두게 된 그는 작년 2020년에 서울 살이를 정리하고 대전으로 이사했다. 건강을 추스르기 위해 하루 2시간씩 산책하기로 다짐한 것과 더불어 그가 시작한 일은 세계 문학 전집을 읽는 것이었다. 서점에 가면 늘 세계 문학 전집 코너 앞에서 발길을 멈추고 마치 잘사는 이웃집 바라보듯이 선망의 눈길이 되곤 했던 그. 마침 따로 할 일도 없는 차에 그는 죽기 전에 언젠가 나도 한 번 해봤으면 하고 바라던, 세계 문학 전집 읽기에 착수했다. 이 ‘세계 문학 전집 읽기’ 여정은 일 년을 채웠고, 모두 100권(작품 수로는 70편)의 책을 읽었다. 그러는 동안 그의 몸무게를 떠받치던 소파가 좋이 10센티미터는 주저앉았다고 한다. 그와 함께 세계 문학 읽기 여정을 떠나보자. ​ 보도자료 ​ 따로 할 일이 없어 세계 문학 전집을 읽다 ​ 김정선 작가의 신작 『세계 문학 전집을 읽고 있습니다 1』이 출간되었다. 김정선 작가는 『동사의 맛』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 『열 문장 쓰는 법』 등 베스트셀러를 펴내며 뛰어난 교정 교열자로 이름을 알렸는데 그에 비해 덜 알려진 사실. 그는 자기만의 색을 가진 산문가이기도 하다. 김정선 작가다운 산문들을 엮어 『나는 왜 이렇게 우울한 것일까』 『오후 네 시의 풍경』 등을 펴내기도 했다. 그는 오랜 시간 교정 교열자로 일했는데 건강에 문제가 생기면서 현재는 모든 일을 그만두었다. 그러면서 서울 살이를 정리하고 대전으로 이사했다. 2020년 여름, 대전 이사와 더불어 그가 시작한 일은 바로 세계 문학 전집 읽기다. 서점에 가면 늘 세계 문학 전집 코너 앞에 발길을 멈추고 마치 잘사는 이웃집 바라보듯이 선망의 눈길로 책들을 쳐다보곤 했다는 그. 마침 따로 할 일도 없는 차에 그는 죽기 전에 언젠가 나도 한 번 해봤으면 하고 바라던 그 일에 착수했다. 김정선 작가는 세계 문학 전집을 읽는 이유에 대해 별다른 의미를 붙이거나 그 일의 가치를 확대해서 말하지 않는다. 세계 문학 전집을 왜 읽어야 하는지, 읽으면 무엇이 좋은지 말하지 않는다. 다만 본인이 이 일을 시작한 이유를 전할 뿐이다. 어릴 적부터의 꿈이었다고. 따로 할 일이 없었다고. 세계 문학 읽기가 나의 본령, 작품들을 벗 삼아 마음의 터널 통과하기 ​ 담담하게 말하지만, 그는 25년 가까이 상당한 권수의 문학 작품을 손본 뛰어난 교정 교열자이고 특히 일을 그만두기 전까지 주력하던 일이 바로 세계 문학 작품들의 교정 교열이었다. 그가 비로소 어깨에 짊어져온 짐을 조금 내려놓을 수 있게 되면서 바로 떠올린 일이 세계 문학 읽기인 데는 이유가 있다. 그는 세계 문학 읽는 일이 자신의 본령인 것처럼 여겨진다고 말한다. 더불어 김정선 작가에게 세계 문학을 읽는 일은 우울감을 버티는 일이기도 하다. 그는 어느 장에 이르러 문득 ‘마음의 터널’에 대해 털어놓는다. 또다시 터널을 통과했다. 마음의 터널. 이번엔 이틀짜리로 짧지 않은 터널이었다. 반나절도 걸리지 않는 비교적 짧은 터널을 지날 때도 있고 이삼 일 동안 이어지는 제법 긴 터널을 지날 때도 있다. 때로는 짧은 터널이 연이어 나타날 때도 물론 있다. 하지만 자칫 출구를 못 찾을지도 모르는 동굴이 아니라 터널을 지날 뿐이라는 사실을 되새기며 버티고 있다. - 204쪽 우울의 터널을 통과하는 방법으로써 그는 세계 문학과의 씨름을 선택했다. 아니, 씨름이라는 말은 적절하지 않겠다. 일 년이 안 되는 시간 동안 100권의 책을 읽고 이를 기록했으니 작업 강도가 상당했을 텐데 그는 이 일을 그다지 어려워하지 않았다. 우울한 날은 우울한 대로, 친구가 찾아와서 좋은 날은 좋은 기분 그대로, 춥거나 더운 날에는 또 그날의 날씨가 시키는 대로, 그는 세계 문학 작품들과 친구처럼 지내자는 마음으로 한 해를 보냈다. 그 결과로 70편의 글이 쓰였고 마침내 이 책이 만들어졌다. 도서 정보, 작품 한 토막, 줄거리 소개와 김정선의 목소리를 담았다 ​ 매 편 원고의 구성은 무척 단순하다. 세계 문학 작품 제목과 지은이, 옮긴이, 출판사, 출간 연도를 표기한 후, 해당 작품에서 고른 인용구 한 토막이 등장한다. 작가의 문체, 작품 분위기를 엿볼 수 있는 한 토막을 고르기도 했고, 핵심 장면이 펼쳐지는 한 토막을 고르기도 했다. 비록 짤막한 글귀이지만 이를 통해 해당 작품과 독자 자신의 궁합이 맞을지 아닐지를 슬며시 판단해볼 수도 있으리라. 그런 다음 김정선 작가의 목소리가 한두 문단을 차지한다. 작가의 일상 등이 담긴 매우 짧은 에세이가 작품 이야기 전에 등장하는 것이다. 짧은 에세이 뒤에는 두어 쪽 분량의 작품 줄거리 소개가 이어진다. 그러고 마지막으로 김정선 작가가 한 번 더 말을 건다. 그렇게 두어 문단의 소감이 적힌 후에 글이 끝난다. 70편 대부분 이와 같은 구성을 따른다. 작품 이야기 전에 실리는 짧은 에세이에서는 김정선의 일상이 엿보인다. 우울감을 겪는 이야기, 약을 끊고 지내보려는 이야기, 약을 다시 복용하는 이야기, 친구를 만난 이야기, 연필선인장과 함께 사는 이야기, 동생과 나눈 대화, 오래 간병한 어머니를 떠올리는 이야기, 스스로 말하는 ‘나’의 이야기 등등. 이 이야기들에는 김정선 작가가 내보이는 ‘마음’들이 담겨 있다. 그리고 그날그날 그의 마음이 읽기로 선택한 작품 이야기가 곧 이어진다. 말했듯이 작품에 대한 두어 쪽 분량의 줄거리 소개가 이어지는데, 교과서에 실릴 듯한 줄거리 요약과는 다르다. 김정선 작가의 관점에서 작품을 독해하기 때문. 그래서 줄거리 소개라고 한 이 대목들은 김정선 작가 방식의 짧은 해제들이라고 할 수도 있다. 김정선 작가는 자신의 일상과 세계 문학 작품 이야기를 함께 들려준다. 이 덕분에 세계 문학 전집을 읽는다는, 쉽지만 않은 도전이 어쩐지 자연스럽고 편안한 일로 여겨진다. 문학과 친구가 되는 일이 바로 이런 게 아닐까 싶다. 김정선 작가가 보여주는 세계 문학 전집 읽기의 가장 큰 특징과 매력은 이것이 아닐까. 문학을 벗 삼아 하루를 보내는 모습, 문학과 친구가 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래서 세계 문학을 읽는 일의 의미를 그가 따로 말할 필요가 없었는지도 모르겠다. ‘친구’와 시간을 함께하는 일의 의미를 굳이 설명까지 할 필요는 없으니까. 야금야금 읽어온 100권, 앞으로 두 권 더 기획 2020년 6월 말부터 2021년 3월 초까지, 일 년이 못 되는 시간(정확히는 8개월 반) 동안, 김정선 작가는 권수로는 1백 권, 작품 수로는 70편을 읽고 그 감상을 기록으로 남겼다. 그리고 지금은 이 시리즈의 두 번째 책을 집필 중이다. 『세계 문학 전집을 읽고 있습니다』는 총 세 권의 시리즈로 기획하고 있다. 다음 책은 2022년 여름 출간 예정이다. 김정선이 읽은 70편의 작품 『노인과 바다』, 어니스트 헤밍웨이 『페스트』, 알베르 카뮈 『콜레라 시대의 사랑』,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밀란 쿤데라 『백 년 동안의 고독』,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햄릿』, 윌리엄 셰익스피어 『위대한 개츠비』,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 『설국』, 가와바타 야스나리 『파멜라』, 새뮤얼 리처드슨 『클러리사 할로』, 새뮤얼 리처드슨 『화산 아래서』, 맬컴 라우리 『리어 왕』, 윌리엄 셰익스피어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오스카 와일드 『오이디푸스 왕』, 소포클레스 『삶의 한가운데』, 루이제 린저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요한 볼프강 폰 괴테 『돈키호테』, 미겔 데 세르반테스 『돈키호테 2』, 미겔 데 세르반테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점원』, 버나드 맬러머드 『그린게이블즈의 빨강머리 앤』, 루시 모드 몽고메리 『테레즈 데케루』, 프랑수아 모리아크 『댈러웨이 부인』, 버지니아 울프 『변신』, 프란츠 카프카 『호밀밭의 파수꾼』,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 『베니스의 상인』, 윌리엄 셰익스피어 『이반 데니소비치, 수용소의 하루』, 알렉산드르 솔제니친 『나자』, 앙드레 브르통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루이스 캐럴 『푸른 꽃』, 노발리스 『연인』, 마르그리트 뒤라스 『데미안』, 헤르만 헤세 『수레바퀴 아래서』, 헤르만 헤세 『만연원년의 풋볼』, 오에 겐자부로 『맥베스』, 윌리엄 셰익스피어 『모렐의 발명』, 아돌포 비오이 카사레스 『전원 교향악』, 앙드레 지드 『좁은 문』, 앙드레 지드 『주홍 글자』, 너새니얼 호손 『노르웨이의 숲』, 무라카미 하루키 『채털리 부인의 연인』, 데이비드 허버트 로렌스 『로미오와 줄리엣』, 윌리엄 셰익스피어 『소송』, 프란츠 카프카 『성』, 프란츠 카프카 『지킬 박사와 하이드』,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워더링 하이츠』, 에밀리 브론테 『말테의 수기』, 라이너 마리아 릴케 『제인 에어』, 샬럿 브론테 『암흑의 핵심』, 조지프 콘래드 『인간 실격』, 다자이 오사무 『사양』, 다자이 오사무 『미하엘 콜하스』, 하인리히 폰 클라이스트 『프랑켄슈타인』, 메리 셸리 『악의 꽃』, 샤를 보들레르 『전쟁과 평화』, 레프 톨스토이 『카탈로니아 찬가』, 조지 오웰 『모비 딕』, 허먼 멜빌 『마의 산』 , 토마스 만 『오만과 편견』, 제인 오스틴 『이성과 감성』, 제인 오스틴 『위대한 유산』, 찰스 디킨스 『마담 보바리』, 귀스타브 플로베르 『고리오 영감』, 오노레 드 발자크 『아Q정전』, 루쉰 『소리와 분노』, 윌리엄 포크너 『한 여인의 초상』, 헨리 제임스 『보이지 않는 인간』, 랠프 앨리슨 『적과 흑』, 스탕달 『목로주점』, 에밀 졸라 『삼대』, 염상섭 지은이 소개 김정선 이십 대 후반부터 오십 대 중반까지 단행본 출판물 교정 교열 일을 하며 생계를 유지했다. 『동사의 맛』,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 『나는 왜 이렇게 우울한 것일까』, 『오후 네 시의 풍경』 등의 책을 냈다. 지금은 대전에서 세계 문학 전집을 읽고 끼적이며 산다. ​ 책 속에서 ​ 임대인이 전화를 해서는 아무래도 집을 내놓아야겠단다. 날벼락 같은 얘기에 어리둥절했다. 이사 온 지 얼마나 됐다고! 사정사정하는 말을 들어보니 세금이 꽤 많이 나와서 실제 집주인인 언니네 부부가 감당하기 어려워한다는 것. 잘 얘기해서 원래 2년 계약이었던 걸 1년으로 바꾸었다. 집은 마음에 쏙 들었지만 등기상의 집주인과 임대인이 다른 게 영 찜찜하던 차였기에 차라리 잘됐다 싶었다. 그러고 나니 기운이 쪽 빠지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그제야 어색하기만 하던 이 집에 비로소 정이 가는 느낌이었다. 이건 또 무슨 조화인지. 별 탈 없이 평온한 날들이 이어지면 그걸 누리기보다 외려 어색하고 불안해하다가 무슨 일이라도 터지면 그제야 이게 내 삶이지, 하고 안정감을 찾는 심리. 왜 이 모양인지 알다가도 모르겠다. 독일 작가 루이제 린저(1911~2002)가 1950년에 펴낸 소설 『삶의 한가운데』를 펼쳤다. - 70~71쪽, 「누구나 언제든 삶의 한가운데를 산다」 중에서 대전에서 새로 만난 의사는 여성분인데 환자들이 많아서 시간에 쫓길 법한데도 대화를 유도하려 애써주고 약도 줄여주겠노라고 친절하게 말해 주었다. 종국에는 약을 먹지 않고 생활할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고마웠다. 나 또한 어쨌든 과거는 우당탕탕 지나버렸고 지금이 내 평생 가장 편안한 시간인데 이렇게 약에 의존하면서 보내고 싶지 않노라고 답했다. 사실이다. 젊은 날로는 단 일 초도 돌아가고 싶지 않을 만큼 지금의 내가 좋으니까. 독일 작가 요한 볼프강 폰 괴테(1749~1832)가 1774년에 펴낸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읽는다. - 75쪽, 「우당탕탕 지나가 버린 젊은 시절」 중에서 어릴 때부터 누군가의 특별한 행동을 곧잘 흉내 내곤 했다. 친구들 앞에 뽐내듯 그런 게 아니라 나도 모르게 습관처럼 받아들이게 되는 식의 흉내였다. 아무래도 개인적으로 닮고 싶은 상대의 습관을 모방했으리라. 아니면 닮고 싶은 사람은 아니지만 특정한 행동이 나도 모르게 배어들 듯 옮겨 왔을 수도 있고. 그렇다 보니 과연 이게 내 것인가 싶어질 때도 많았다. 말투도 그렇고 표정도 그렇고 심지어는 걸음걸이까지. 아, 방금 이 행동은 예전에 아무개의 행동이랑 비슷한데, 하고 불현듯 떠오를 때면 내가 여러 사람의 삶을 동시에 살고 있다는 엉뚱한 생각이 들기도 했다. 스페인 작가 미겔 데 세르반테스(1547~1616)가 1605년에 펴낸 소설 『돈키호테』를 읽고 있다. - 78쪽, 「흉내 내기」 중에서 의사에게 약을 먹어도 자꾸 증세가 반복된다고 전하면서 마치 어느 외진 곳에서 장기 투숙자로 살고 있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내 삶을 살고 있는 기분이 전혀 들지 않는다고도 했다. 의사는 증세가 나타날 때의 심리 상태를 꼬치꼬치 묻고는 약을 추가해 주었다. 계속 줄여 나갈 줄 알았는데 다시 약이 늘고 말았다. 프랑스 작가 프랑수아 모리아크(1885~1970)가 1927년에 펴낸 소설 『테레즈 데케루』를 읽는다. - 98쪽, 「외진 곳에 불시착한 영혼」 중에서 서울 자취방으로 나와 살기 전엔 부천에서 13년 가까이 어머니 간병을 하며 지냈다. 집안 살림도 하고 어머니와 같이 병원 생활도 하고 훈련도 시켜드리고. 몸의 반쪽을 쓰지 못하게 된 어머니를 일으켜 세우는 게 내 목표였다. 간병이 길어지면 간병하는 사람의 고생은 점점 부각되고 간병을 받는 사람의 고달픔은 잊히게 된다. 일을 그만두고 집에 들어앉게 된 아버지에게 어머니를 맡기고 따로 나와 살면서 지친 몸과 마음을 다스리는 동안 알게 되었다. 다시 그 시간만큼 누군가를 간병하는 것과 누군가에게 간병을 받는 것 중 택하라면, 다시 하고 싶지 않지만 그래도 전자일 수밖에 없다는 걸. 아무튼 고령의 아버지에게 맡기고 나온 터라 언제 다시 돌아갈지 몰라 서울에서는 변변한 가구도 없이 지낼 수밖에 없었다. 1년만이라도 이렇게 지내보자 했던 게 어느새 4년이 되어버렸다. 프랑스 작가 마르그리트 뒤라스(1914~1996)가 1984년에 펴낸 소설 『연인』을 읽는다. - 132쪽, 「내 연인은 슬픔」 중에서 나를 잃어버릴 정도로 누군가를 사랑해 본 적도 없고 그만큼 증오해 본 적도 없다. 무엇보다 내가 품는 그 사랑과 증오의 감정을 믿지 못한다. 얼마나 오래갈지도 모르겠고. 약을 먹게 된 뒤로는 더더욱 그렇다. 이 책에 쓸데없이 줄거리를 요약해 나열하는 것도 다 그 때문이다. 나를 못 믿겠어서. 다 읽고도 제대로 읽었는지 의심이 들기 때문이랄까. 그러니 확인이 필요하다. 물론 되도록 짧게 정리하려고 애쓰고는 있지만. 미국 작가 너새니얼 호손(1804~1864)이 1850년에 펴낸 소설 『주홍 글자』를 읽는다. - 162쪽, 「사랑과 증오의 세 꼭짓점」 중에서 또다시 터널을 통과했다. 마음의 터널. 이번엔 이틀짜리로 짧지 않은 터널이었다. 반나절도 걸리지 않는 비교적 짧은 터널을 지날 때도 있고 이삼 일 동안 이어지는 제법 긴 터널을 지날 때도 있다. 때로는 짧은 터널이 연이어 나타날 때도 물론 있다. 하지만 자칫 출구를 못 찾을지도 모르는 동굴이 아니라 터널을 지날 뿐이라는 사실을 되새기며 버티고 있다. 다행히 아직은 잠을 잘 자는지라 터널일 뿐이라는 믿음을 유지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다. 다시 기운을 차리고 식욕도 되찾고 난 뒤에 터널에 들어서기 직전까지 읽던 책을 마저 읽고 한 번 더 읽었다. 독일 작가 라이너 마리아 릴케(1875~1926)가 1910년에 펴낸 소설 『말테의 수기』다. - 204쪽, 「나는 나를 보았을까?」 중에서 계절이 바뀌었고, ‘코로나 19’는 3차 대유행을 맞았다. 그 와중에도 연필선인장은 열다섯 개의 새로운 마디를 틔워냈다. 동생은 오르내리면서도 잘 버티고 있고, 나는 몇 번의 터널을 더 지나는 바람에 하는 수 없이 병원에 가서 비상약을 받아왔다. 그리고 태어난 해를 포함해서 쉰다섯 번째 생일을 ‘연필이’와 함께 보냈다. ‘연필이’는 내가 지어준 연필선인장의 이름이다. 가끔 가볍게 쓰다듬으면서 말을 걸기도 한다. “너나 나나 이번 겨울을 잘 나야 할 텐데. 혹시 필요한 거 있으면 말해…….” 일본 작가 다자이 오사무(1909~1948)가 1948년에 펴낸 소설 『인간 실격』을 읽는다. - 222쪽, 「출구 없는 세상에 갇힌 아들」 중에서 도시 생활의 가장 큰 특징은 익명성이 보장된다는 것 아닐까. 도시 생활의 매력이기도 하고 맹점이기도 하다. 또 하나가 있다면 아마도 시간이지 싶다. 도시인들이 발명한 도시의 시간. 절기에 따라 생활과 풍경을 변화시키지만 결국엔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리는 농촌의 시간이 아니라, 깎이고 잘리고 덧붙여지고 치솟고 무너지고 흐르다가 고여서 썩으면서도 원래의 모습 같은 건 간직하고 있지 않은 도시의 시간. 도시의 익명성과 도시만의 시간이 합쳐져서 만들어진 또 하나의 발명품이 바로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니 도시에 살면서 도시인의 발명품인 소설 읽기를 즐기는 나는 도시인이 맞지 싶다. 프랑스 시인 샤를 피에르 보들레르(1821~1867)가 1857년에 펴낸 시집 『악의 꽃』을 읽는다. - 245쪽, 「도시와 시간」 중에서 차례 ​ 들어가며 : 살면서 한번쯤은 누리고 싶은, 세계 문학 전집을 읽는 시간 2020, 여름 노인과 소년 : 『노인과 바다』, 어니스트 헤밍웨이 마스크는 언제 벗을 수 있을까? : 『페스트』, 알베르 카뮈 긴 장마처럼 : 『콜레라 시대의 사랑』 1·2,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아니야, 결코 가볍지 않아! :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밀란 쿤데라 순전히 얼음 때문에 : 『백 년 동안의 고독』,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북북서로 미쳤다고? : 『햄릿』, 윌리엄 셰익스피어 이 무슨 호사인가 : 『위대한 개츠비』,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 외진 곳의 장기 투숙자 : 『설국』, 가와바타 야스나리 오직 편지글로만 : 『파멜라』 1·2, 새뮤얼 리처드슨 재난지원금 덕분에 : 『클러리사 할로』 Ⅰ~Ⅷ, 새뮤얼 리처드슨 술 냄새와 책 냄새 진동하는 소설 : 『화산 아래서』, 맬컴 라우리 현명해져야 하는 건 리어일까 나일까? : 『리어 왕』, 윌리엄 셰익스피어 가면의 진실 :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오스카 와일드 권력은 나눌 수 없는 걸까? : 『오이디푸스 왕』, 소포클레스 누구나 언제든 삶의 한가운데를 산다 : 『삶의 한가운데』, 루이제 린저 우당탕탕 지나가 버린 젊은 시절 :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요한 볼프강 폰 괴테 흉내 내기 : 『돈키호테』, 미겔 데 세르반테스 성공한 속편은 없는 걸까? : 『돈키호테 2』, 미겔 데 세르반테스 2020, 가을 가을의 문턱에서 만난 도스토옙스키 :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1~3,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죄와 벌』을 다시 쓴다면? : 『점원』, 버나드 맬러머드 도와줘요, 빨강머리 앤! : 『그린게이블즈의 빨강머리 앤』 1~10, 루시 모드 몽고메리 외진 곳에 불시착한 영혼 : 『테레즈 데케루』, 프랑수아 모리아크 집에 돌아가는 길 : 『댈러웨이 부인』, 버지니아 울프 합의와 치욕 : 『변신』, 프란츠 카프카 쓸쓸하다 : 『호밀밭의 파수꾼』,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 세상이 너무 지겨워! : 『베니스의 상인』, 윌리엄 셰익스피어 세상의 모든 하루 : 『이반 데니소비치, 수용소의 하루』, 알렉산드르 솔제니친 발작적인 아름다움 : 『나자』, 앙드레 브르통 무서워라! :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루이스 캐럴 세계와 나 : 『푸른 꽃』, 노발리스 내 연인은 슬픔 : 『연인』, 마르그리트 뒤라스 크로머는 어떻게 살았을까? : 『데미안』, 헤르만 헤세 청춘의 비가(悲歌) : 『수레바퀴 아래서』, 헤르만 헤세 정신의 과장된 삶 : 『만연원년의 풋볼』, 오에 겐자부로 권력과 반역은 한 쌍이다 : 『맥베스』, 윌리엄 셰익스피어 기계와 불멸 : 『모렐의 발명』, 아돌포 비오이 카사레스 기만 없는 사랑이 가능할까? : 『전원 교향악』, 앙드레 지드 비겁한 사랑 : 『좁은 문』, 앙드레 지드 사랑과 증오의 세 꼭짓점 : 『주홍 글자』, 너새니얼 호손 고(故) 박지선 씨를 기억하며 : 『노르웨이의 숲』, 무라카미 하루키 어떤 섹스가 우리를 구원할 수 있을까? : 『채털리 부인의 연인』 1·2, 데이비드 허버트 로렌스 철없는 사랑과 공동체의 운명 : 『로미오와 줄리엣』, 윌리엄 셰익스피어 “개 같군!” : 『소송』, 프란츠 카프카 이 사람, 대체 정체가 뭘까? : 『성』, 프란츠 카프카 악을 품은 선과 선을 품은 악 : 『지킬 박사와 하이드』,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연필선인장과 히스 : 『워더링 하이츠』, 에밀리 브론테 나는 나를 보았을까? : 『말테의 수기』, 라이너 마리아 릴케 제인 에어와 다락방의 여인 : 『제인 에어』, 샬럿 브론테 2020, 겨울 이야기의 핵심에 감추어진 것 : 『암흑의 핵심』, 조지프 콘래드 출구 없는 세상에 갇힌 아들 : 『인간 실격』, 다자이 오사무 출구 없는 세상에서 자기 혁명을 꿈꾸는 딸 : 『사양』, 다자이 오사무 자비 없는 냉담한 서술자 : 『미하엘 콜하스』, 하인리히 폰 클라이스트 “창조주여, 나는 네 주인이다. 순종하라!” : 『프랑켄슈타인』, 메리 셸리 도시와 시간 : 『악의 꽃』, 샤를 보들레르 근대 소설의 최대치 : 『전쟁과 평화』 1~4, 레프 톨스토이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 『카탈로니아 찬가』, 조지 오웰 아무래도 소설 같지 않은 : 『모비 딕』, 허먼 멜빌 이야기의 보수성 : 『마의 산』 상·하, 토마스 만 탁월한 서술자와 완벽한 구성 : 『오만과 편견』, 제인 오스틴 『오만과 편견』의 그늘 아래서 : 『이성과 감성』, 제인 오스틴 천박해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 : 『위대한 유산』 1·2, 찰스 디킨스 행복은 정말 다른 곳에 있는 걸까? : 『마담 보바리』, 귀스타브 플로베르 미리 만나 보는 현대 소설 : 『고리오 영감』, 오노레 드 발자크 독자를 만들어야 하는 작가의 운명 : 『아Q정전』, 루쉰 포크너, 포크너! : 『소리와 분노』, 윌리엄 포크너 고급 심리소설의 초상 : 『한 여인의 초상』 1·2, 헨리 제임스 문학이란 무엇인가 : 『보이지 않는 인간』 1·2, 랠프 앨리슨 쥘리엥 소렐은 뫼르소의 모델일까? : 『적과 흑』 1·2, 스탕달 ‘빈곤 포르노’ 속에 버려진 인물들 : 『목로주점』 1·2, 에밀 졸라 소설가 염상섭 : 『삼대』, 염상섭 ​ ​ ​보도자료 다운 받기 ​ ​

  • 블로그 | 포도밭출판사

    전체 게시물 서평 번역 검색 로그인/가입 잠시 후 다시 확인해주세요. 게시물이 게시되면 여기에 표시됩니다.

  • 흐름으로 읽는 프랑스 현대사상사 | 포도밭출판사

    2016. 11. 21 / 145×210mm / 284쪽 / 16,000원 흐름으로 읽는 프랑스 현대사상사 ​끝나지 않은 프랑스 현대사상의 모험 지은이: 오카모토 유이치로 옮긴이: 차은정 ​ 보도자료 대담한 기획, 최고의 프랑스 현대사상 통사 이 책은 20세기 세계 사상사를 주도한 프랑스 현대사상가들의 이론을 시대적 맥락 속에서 읽도록 안내한다. 레비스트로스에서 라캉, 바르트, 알튀세르, 푸코, 들뢰즈, 가타리, 데리다까지, 나아가 장뤽 낭시, 자크 랑시에르, 베르나르 스티글레르까지, 프랑스 주요 사상가들의 이론을 섭렵해나가면서 한편으로는 ‘인간은 누구인가’, ‘사회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같은 질문의 답을 찾아가는 데 탁월한 길잡이 역할이 되어준다. 이 책은 매우 드물게도 프랑스 현대사상을 통사(通史)로 해설하고 있어서 너른 시야에서 사상의 궤적을 명쾌하게 조감하도록 하는 장점을 가졌다. 일본에서 출간 당시에 “프랑스 현대사상에 입문하는 이들에게 더할 나위 없는 최적의 한 권” “깊은 학식이 뒷받침된 비범한 책” “새로운 시점에서 프랑스 현대사상을 재고하는 역작”이라는 등의 높은 평가를 받은 화제작이다. 이 책은 매우 흥미롭다가도 넌센스가 아닌가 의심될 정도로 어렵고 모호한 내용들 탓에 읽기를 포기하게 만드는 프랑스 현대사상을, 맥락과 의미를 짚는 해설을 통해 명쾌하게 이해시키고, 그로부터 근대를 넘어선 포스트근대를 가늠해보도록 이끌어간다. ‘근대’의 문제에 정면 도전한 프랑스 현대사상가들, 이들의 끝나지 않은 모험 레비스트로스, 라캉, 바르트, 알튀세르, 푸코, 들뢰즈, 가타리, 데리다 … 한때 이 이름 중 하나라도 언급하지 않고서는 지식인 세계에서 폼(?)을 잡기 어렵던 때가 있었다. 그만큼 프랑스 현대사상의 영향력과 입지는 대단했다. 하지만 프랑스 사상의 주역들이 하나둘 사라지고 두껍고 난해한 철학서를 들춰보는 독서 인구도 줄어들면서 이 이름들이 언급되는 일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소위 ‘위대한 사상의 시대’를 이끌던 프랑스 현대사상은 이제 관심 밖으로 폐기되고 만 것인가? 이 책의 저자 오카모토 유이치로는 책의 서두에서 이런 의문을 던진다. “21세기에 접어든 후 데리다와 레비스트로스가 사망하며 프랑스 현대사상도 완전히 끝난 것처럼 보였다. 그렇다면 지금 왜 프랑스 현대사상사를 써야 하는가? 프랑스 현대사상은 그 역할을 끝냈고 이미 현실성을 잃은 것이 아닌가?” 하지만 저자는 이내 의문을 반박하며 이렇게 말한다. “프랑스 현대사상은 아직 끝나지 않았으며 그 의미가 충분히 이해되지도 않았다. 프랑스 현대사상가들이 질문하고 해명하고자 한 문제는 여전히 현대세계의 중심문제로 자리한다.” 그리고 저자는 이 책을 통해 프랑스 현대사상을 새로운 관점에서 파고들며 현대세계의 중심문제를 사상의 무대로 끌고나온다. 프랑스 현대사상 전체를 ‘근대를 비판하며 근대를 넘으려 한 도전’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프랑스 현대사상 전체를 재고한다. 한편 앞서의 지도적 사상가들이 자신의 이론을 마무리 짓고 세상을 떠난 것이 아니라 대부분 한창 이론을 개진하던 중에 떠났기 때문에 계승 작업의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지적한다. 이를 위해 저자는 사상가들의 이론이 어느 지점에서 멈춰버렸는지를 꼼꼼히 짚어나간다. 나아가 ‘기호적·언어론적 전회(轉回)’로부터 시작된 프랑스 현대사상이 지금은 ‘기술적·미디어론적 전회’로 나아가고 있음을 지적하며 새로이 전개되는 사상의 흐름으로서 ‘미디올로지’를 소개하고 있다. ‘68년 5월 혁명’ ‘솔제니친 사건’ ‘소칼 사건’ … 사상이 깃든 시대, 시대가 깃든 사상을 읽는다 『흐름으로 읽는 프랑스 현대사상사』는 사상 및 철학 이론에 대한 해설서에 그치지 않고 사상이 전개되던 당대의 시대적 맥락까지 상세히 소개한다. 1968년 봄부터 시작해 5월에 이르기까지 프랑스를 뒤흔들었던 ‘68년 5월 혁명’과 알렉산드르 솔제니친의 『수용소군도』가 발표되고서 벌어진 유럽 사회의 동요, 그리고 뉴욕 대학의 물리학 교수인 앨런 데이비드 소칼이 벌인 지적 사기를 일컫는 ‘소칼 사건’의 충격 등의 면면히 소개된다. 사상이 시대에 깃들고, 시대에 사상이 깃든다는 관점 하에서 사상과 시대의 맥락을 별개로 떨어뜨리지 않고 하나로 살펴보는 것이다. 이러한 접근 덕분에 저자의 다음과 같은 관찰도 가능한 것이 아닌가 싶다. 프랑스 철학 특유의 비유적이고 모호한 언어의 남발, 즉 ‘프랑스 철학은 알고 보면 죄다 말장난 아니냐’는 식의 의문을 낳는 언어에 대해 저자는 이러한 설명을 내놓는다. 프랑스 사상계가 한편으로는 매력이고 한편으로는 반발을 일으키는 특유의 ‘에크리튀르’를 고수하는 까닭은 분석적인 영미 철학과 아카데믹한 독일 철학의 틈바구니에서 “살아남기 위해 선택한 전략”(264쪽)이라는 것이다. 갈수록 혼돈이 예고되는 현대 사회에 꼭 필요한 철학적 작업, 도래할 사회를 가늠하기 위한 길잡이로서의 사상사 오카모토 유이치로는 『포스트모던의 사상적 근거: 9·11과 관리사회』를 통해 들뢰즈, 푸코, 데리다의 이론을 통해 현대의 관리사회론을 논하며 대중에게 이름을 알렸고, 『헤겔과 현대사상의 임계』를 통해서는 ‘매우 독특하고 자극적인 헤겔론을 제시했다’고 상찬을 받은 바 있다. 그는 오랫동안 강단에서 영미철학, 독일철학, 프랑스철학 등을 두루 가르친 이력을 바탕으로 현대 철학자들의 다양한 이론적 조류를 전 세계의 사상사적 맥락에 위치시키면서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한 깊은 사유를 펼쳐왔다. 갈수록 혼돈이 예고되는 현대 사회에 꼭 필요한 철학적 작업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그가 최근에 펴낸 『지금 세계의 철학자들이 생각하는 것(いま世界の哲学者が考えていること)』이 현재 일본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사상 및 철학 분야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른 것도 그러한 시대적 요구의 방증이 아닐까 싶다. 차례 시작하며 프롤로그_ 프랑스 현대사상사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1장 레비스트로스의 구조주의란 무엇인가 1 구조주의는 어떻게 성립되었나 2 레비스트로스의 구조주의 3 구조주의의 범위 2장 구조주의적 사상가들의 흥망_ 라캉, 바르트, 알튀세르 1 프로이트로의 회귀와 구조주의_ 라캉 2 현대의 신화와 텍스트 이론_ 바르트 3 마르크스주의의 구조론적 전회_ 알튀세르 3장 구조주의에서 포스트구조주의로_ 푸코 1 소외론에서 서양 근대이성 비판으로 2 구조 없는 구조주의 3 권력론의 아포리아와 주체·윤리로의 회귀 4장 인간주의와 구조주의의 너머로_ 들뢰즈·가타리 1 ‘안티 오이디푸스적 삶의 방식’ 선언 2 욕망에서 리좀으로 3 관리사회론의 충격 5장 탈구축과 포스트구조주의의 전략_ 데리다 1 탈구축은 어떻게 시작되었는가 2 탈구축의 전회와 우편 모델 3 탈구축의 정치화 6장 포스트구조주의 이후의 사상 1 프랑스에서 ‘프랑스 이론’이 퇴조하다 2 정치사상의 재구축을 향하여 3 포스트 ‘포트스구조주의’와 미디어론의 구상 에필로그_ ‘프랑스 현대사상’은 끝난 것인가 끝내며 옮긴이의 말_ 근대 비판의 사상을 통해 근대를 넘어서다 찾아보기 책 속에서 이 책은 프랑스 현대사상을 단순히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원칙적으로 각각의 사상 전개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를 질문하고 나아가 각각의 사상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를 제시한다. 따라서 이에 대한 비판이나 반론도 가능하다고 생각하며 충분히 받아들이려고 한다. 단순한 소개로는 사상의 역사를 이해할 수 없다. 사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해석과 평가가 불가피하며 이것을 뺀 객관적인 기술은 불가능할 것이다. (…) 이 책의 특징은 각각의 사상을 이른바 외부에서 조망하려는 태도 속에 상대화한다는 데 있다. 지금까지 각각의 사상가(예를 들어 레비스트로스, 푸코, 데리다 등)에 대한 책은 대체로 그 사상가를 내부에서(즉 그 사상가에 공감하면서) 서술해왔다. 그에 비해 이 책은 사상사이면서도 그 누구의 사상에 관여하는 입장을 취하지 않고 오히려 철저히 외부에서 이해하고자 한다. (6쪽) ‘프랑스 현대사상’이라는 것은 구조주의에서 시작해 포스트구조주의까지, 그리고 그 이후의 전개를 포함한다. 이때 공통의 지표가 되는 것은 ‘근대를 다시 묻고 그것과는 다른 가능성을 구상하는 사상’이다. ‘현대사상’이라는 것은 ‘근대 비판의 사상’으로 존재해왔다. ‘프랑스 현대사상’가들은 각각의 연구영역에 따라 다양한 논의를 전개해왔는데, 근대 비판의 사상이라는 점에서는 일치한다. (258~259쪽) 들뢰즈·가타리에 따르면, 철학의 작업은 개념을 창조하는 것이다. 즉 언제나 새로운 개념을 창조하는 것이 철학이다. 예를 들어 데카르트의 ‘코기토(나는 생각한다)’, 칸트의 ‘비판’, 헤겔의 ‘정신’ 등은 그러한 새로운 개념의 창조라고 부를 수 있다. (…) 들뢰즈·가타리가 개념(콘셉트)이라고 부른 것을 여기서는 ‘사상의 렌즈’라 부르기로 한다. 새롭게 창조된 개념에 의해 사고함으로써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사유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그것은 마치 ‘안경’을 착용함으로써 세상이 다르게 보이는 것과 비슷하다. 사상가들은 ‘사상의 렌즈’를 창조하고 ‘이것을 통해 세상을 보면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고 말한다. 프랑스 현대사상은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발상(콘셉트)의 렌즈를 만들어냈다. 각각의 사상가들은 각각의 독특한 ‘사상의 안경’을 창조하여 그것을 착용해서 세상을 보라고 제창한다. (261쪽) 1960년대 이후 프랑스의 지식계는 레비스트로스의 구조주의를 필두로 새로운 지식의 거대한 흐름이 창출되었다. 이 흐름은 라캉, 바르트, 푸코, 들뢰즈, 알튀세르, 데리다를 거쳐 1980년대까지 유럽사회에서 지식의 유행처럼 번져나갔다. 한국사회에 이 흐름이 유입되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 후반이며 본격적으로 논의된 것은 1990년대 이후이다. 그런데 그 유입 과정을 살펴보면 지식의 계보를 밟아나가기보다 그 시대적 맥락이 사상된 채 개개의 이론을 명제화하는 경향이 강했다. (…) 1990년대 초반 대학사회를 중심으로 전개된 ‘한국사회구성체 논쟁’에서 알튀세르의 이데올로기론이 차지한 위상이 그러했고 2000년대 초반 ‘노마디즘’으로 ‘각색’되어 지식계에 회자된 들뢰즈의 이론에 대한 인식이 그러했다. 이 속에서 우리의 질문은 왜 그들이 그러한 이론을 주장했는가에 있지 않았고 어떻게 그 이론을 한국사회에 적용할 수 있는가에 있었다. (…) 현실에 대한 사유가 현실과 이론의 관계에 대한 사유로 변질된 것이다. (옮긴이의 말에서, 273~274쪽) 지은이 오카모토 유이치로 岡本裕一朗 1954년 일본 후쿠오카에서 태어났다. 1984년 규슈 대학교 대학원 문학연구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규슈 대학교 문학부 조교수를 거쳐, 현재 타마가와 대학교 문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전공은 철학과 윤리학이다. 지은 책으로 『포스트모던의 사상적 근거』, 『헤겔과 현대사상의 임계』, 『12살 이후의 현대사상』, 『네오프래그머티즘이란 무엇인가』, 『사고체험』, 『현대 철학 로드맵』, 『지금 세계의 철학자들이 생각하는 것』 등이 있다. 옮긴이 차은정 서울대학교에서 인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규슈 대학교 한국연구센터 방문연구원과 히토쓰바시 대학교 객원연구원을 역임했다. 지은 책으로 『식민지의 기억과 타자의 정치학』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 『숲은 어떻게 생각하는가』(근간), 『지구화 시대의 문화정체성』(공역)이 있다. 현재 ‘식민지 이후의 식민지’를 주제로 역사의식과 신화세계를 연구하며, 서강대학교, 연세대학교, 서울대학교에서 문화인류학을 강의한다. ​ ​

  • 국가 없는 사회 | 포도밭출판사

    2014-08-15 출간 | 원제 At The Cafe: Conversations on Anarchism | 정가 12,000원 | 반양장본 | 176쪽 | 137*210mm | ISBN : 9791195277025 국가 없는 사회 카페에서 만난 어느 아나키스트와의 대화 지은이: 에리코 말라테스타 옮긴이: 하승우 ​ 책소개 ​ 지금처럼 국가 혹은 정부 시스템에 대한 문제제기가 가득한 때에, 우리가 바라고 만들어나갈 수 있는 새로운 사회 시스템에 대한 실천적인 비전을 담고 있다. 1897년부터 1920년까지, 23년에 걸쳐 이탈리아 아나키스트인 에리코 말라테스타가 수배와 구속을 거듭 겪으며 집필한 원고들로, 카페에서 우연히 만난 사람들이 대화를 나누는 형식으로 씌어졌으며, 국가폭력의 본질을 고발하며 국가 없는 사회 구상의 비전을 그려낸다. 이 책의 집필 목적은 분명하다. 인민이 스스로 힘을 기르고, 생활의 수단을 가지고, 사회를 구성하자는 점을 설득하고 그러한 운동을 선전하기 위해서다. 이 목적을 위해 읽기 쉬운 대화 형식으로 글을 썼고, 다양한 입장을 대변하면서 아나키스트의 입장을 명확히 밝히고자 치안판사, 부르주아지, 노동자, 자영업자, 공화주의자, 대학생, 군인 등을 대화 상대로 등장시켜 말을 시키고 있다. 보도자료 지금 근원적으로 되풀이되는 물음, 국가란 무엇인가 한 세기 전의 한 아나키스트가 일깨우는 통렬한 비전 아나키즘 정치 이론에 중대한 공헌을 한 역사적 문헌 격동의 시대를 관통하며 23년에 걸쳐 씌어진 대화 아나키스트 조르조가 어느 모퉁이 카페에서 열일곱 밤에 걸쳐 다양한 인물들과 어울려 나누는 국가와 사회에 관한 거침없는 논쟁 “자본주의와 중앙집권화된 국가가 미치는 폭력의 정점에 사는 우리에게 이 책은 무엇이 사회의 근본인지를 잘 보여준다” 【 2014년 4월, 세월호 사건 이후 많은 사람들이 정부와 국가의 역할에 의문을 던지고 있다. 시민들의 촛불집회 현장에서 “국가가 책임져라”, “누구의 정부인가”, “국가란 무엇인가”라는 글귀를 종종 접한다. 어떻게 보면 이 책은 이 질문을 먼저 풀어야 했던 과거 한 아나키스트 선배의 이야기이다. 외국의 이야기로만 들을 수 없다. 봉건제도와 외세에 맞서 농민들이 무기를 들었던 갑오년이 120년을 돌아 지금 우리의 시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는 당시 무장봉기했던 동학 농민군의 고민을 어떻게 이어가고 있을까? 우리는 당시의 농민들보다 더 나은 삶, 더 좋은 삶을 살고 있을까? 그렇지 못하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 이 책은 여기서 ‘국가란 무엇인가’라는 질문만을 헛되이 되풀이하지 않는다. 인민의 삶을, 우리가 원하는 사회의 모습을, 그것을 구성하고 운영할 방법을 근원적으로 고민하게 한다. 이것은 ‘모든 사람이 자신이 좋아하는 삶을 만들 수단을 가진 사회’을 만들어나가기 위한 비전이라고 할 수 있다. 】 『국가 없는 사회』(영어판 『At the Cafe: Conversation on Anarchism』, 2005)는 지금처럼 국가 혹은 정부 시스템에 대한 문제제기가 가득한 때에, 우리가 바라고 만들어나갈 수 있는 새로운 사회 시스템에 대한 실천적인 비전을 담고 있다. 이 책은 1897년부터 1920년까지, 23년에 걸쳐 이탈리아 아나키스트인 에리코 말라테스타가 수배와 구속을 거듭 겪으며 집필한 원고들로, 카페에서 우연히 만난 사람들이 대화를 나누는 형식으로 씌어졌으며, 국가폭력의 본질을 고발하며 국가 없는 사회 구상의 비전을 그려낸다. 이 책의 집필 목적은 분명하다. 인민이 스스로 힘을 기르고, 생활의 수단을 가지고, 사회를 구성하자는 점을 설득하고 그러한 운동을 선전하기 위해서다. 이 목적을 위해 읽기 쉬운 대화 형식으로 글을 썼고, 다양한 입장을 대변하면서 아나키스트의 입장을 명확히 밝히고자 치안판사, 부르주아지, 노동자, 자영업자, 공화주의자, 대학생, 군인 등을 대화 상대로 등장시켜 말을 시키고 있다. - 에리코 말라테스타라는 이름은 우리에게 생소하다. 그는 일찍이 학교를 떠나 혁명가의 길을 걸었고 여러 차례 감옥살이를 했으며, 무장봉기를 이끈 지도자, 총파업을 꿈꾸며 인민을 조직한 활동가이면서 평생 일을 멈추지 않은 노동자였다. 바쿠닌, 크로포트킨, 엠마 골드만과 함께 아나키즘 운동을 이끌었고, 사상과 행동, 설교와 실천이 일치하는 혁명가이자 상냥하고 따뜻한 심성의 인간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창 아나키즘 선전과 조직화가 왕성할 당시에는 ‘이탈리아의 레닌’(말라테스타는 자신은 결코 지배자, 폭군이 아니라며 그러한 표현을 거부했다)으로 추앙받기도 했다. 이 짧은 책에는 그의 뜨겁고 치열하던 생애가 잘 녹아들어 있다. 말라테스타는 숱한 구속과 수배 생활에도 불구하고 삶의 노선이 굳건했다. 다름 아니라 국가 혹은 정부 권력을 바꾸는 혁명이 아니라 아래에서부터 치받는 욕구들이 자기 힘으로 사회를 구성하고 운영해야 한다는 원리가 그의 노선이었다. 그리고 그 노선을 평생 일관된 목소리로 선전하고 조직 활동에서 실천했다. 그러한 하나의 사례가 바로 이 책이기도 하다. 이 책은 1897년에 쓰기 시작해, 구속과 수배 및 역사적인 사건들 때문에 중간중간 단절을 겪으며 1920년에야 현재의 구성으로 마무리되었으니 무려 23년 간 집필된 셈이다(그러던 사이 틈틈히 토막 원고들을 자신이 편집하는 잡지나 신문에 싣곤 했다). 앞서 적었듯, 말라테스타는 일생을 쉬지 않는 노동자로 일하면서 동시에 혁명가로 살았다. 크로포트킨과 만났을 때도 말라테스타는 어느 가게 벽에 구멍을 뚫는 작업을 하러 망치를 들고 사다리 위에 올라가 있었다고 한다. 그의 이러한 생애는 그의 글과 활동에도 크게 영향을 미쳤던 것이 분명하다. 말라테스타는 공허하고 추상적인 단어, 배운 척하는 어려운 단어나 인용구는 피하고 언제나 명확한 표현만을 사용하고자 했다. - ‘국가 없는 사회’라는 비전을 두고 우리가 논쟁을 시작한다면 어떤 대화들이 가능할까. 말라테스타는 이 책에서 우리를 그러한 논쟁으로 한껏 끌어당긴다. 이 책 속에서는 치안판사, 부르주아지, 노동자, 자영업자, 공화주의자, 대학생, 군인 등이 등장해 거침없이 자신의 생각을 웅변하고 서로 논쟁한다. 여기서 치고받는 ‘질문’들이 지금의 우리에게 새로운 상상과 행동을 기획할 지점들을 비춰준다. 최근 경찰과 국가에 대한 비판이 많지만, 이 문제가 어디서 비롯되는가에 대한 설명은 부족한 데 오히려 한 세기 전의 인물들이 나눈 대화와 통찰들에서 우리는 지금의 문제의 핵심을 발견할 수 있다. 이 원고는 ‘가상 대담’ 형식으로 씌어졌는데, 사실 당시 카페 등에서 실제 벌인 토론의 기록이리라 짐작할 수 있다. 말라테스타는 원고를 집필하던 시기에 사람들과 격렬한 토론을 벌이다 다리에 총상을 입기도 한다. 그리고 실제 대화로 짐작하는 또다른 이유는, 말라테스타가 언제나 감시를 받던 신분임에도 자주 카페에 나와 토론을 이끌었다는 점이다. 그는 바라는 사회를 만들어나가는 방법은 끊임없이 사람들 속으로 파고들어 그들과 대화하고 설득하여 뜻을 모으는 방법뿐이라고 굳게 믿은 혁명가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옮긴이의 표현대로 말라테스타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인민 속으로 파고든 선동가’라고 할 수 있다. - 이 책은 아나키즘 사회, 그리고 ‘자유로운 공산주의’라고도 표현하는 사회 구상을 목표로 삼는다. 책에서도 등장하지만, 이러한 주장에 대한 가장 일차적인 반발은 무정부 사회의 무질서 상태를 어떻게 통제하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말라테스타가 말하는 비전은 ‘자유로부터 질서가 생겨난다’는 것이다. 자본주의와 중앙집권화된 국가로 인한 사회 폭력의 정점에 사는 우리에게 이 책은 무엇이 사회의 근본인지를 잘 보여준다. 그렇기에 근본적인 전환에 대해 고민하는 이들에게 좋은 참고점들을 제시하는 책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로 이 책은 새롭게 시작하는 사회 구상에 대한 희망을 잃지 않도록, 그것이 옳고도 가능하다는 점을 믿을 수 있게 해준다. 아나키즘에 궁금증을 가지거나 아나키즘에 회의를 품은 사람들에게 자신 있게 권할 수 있는 문헌이다. 차례 영어판 서문 23년에 걸친 대화로 완성한 위대한 팸플릿 5 첫 번째 대화 사회의 악은 왜 생기나 16 두 번째 대화 정부가 무엇을 할 수 있나 23 세 번째 대화 우리는 왜 가난한가 32 네 번째 대화 가진 자들의 문제는 무엇인가 39 다섯 번째 대화 소유란 무엇인가 49 여섯 번째 대화 누가 소유를 독점하나 57 일곱 번째 대화 자유로운 공산주의란 무엇인가 65 여덟 번째 대화 정부가 인민을 대변할 수 있나 77 아홉 번째 대화 자유로운 결사란 무엇인가 85 열 번째 대화 가족은 자유로운가 93 열한 번째 대화 범죄자의 자유도 존중되나 103 열두 번째 대화 혁명은 어떻게 이루어지나 110 열세 번째 대화 인민의 의지가 대변될 수 있나 116 열네 번째 대화 정부 없이 혁명이 가능한가 123 열다섯 번째 대화 경찰은 왜 폭력적인가 130 열여섯 번째 대화 애국심은 왜 보수적인가 141 열일곱 번째 대화 누가 평화로운 변화를 가로막는가 151 옮긴이 후기 에리코 말라테스타, 인민 속으로 파고든 선동가 162 에리코 말라테스타 연보 170 저자 소개 에리코 말라테스타 (Errico Malatesta) 이탈리아 아나키스트. 일찍이 학교를 떠나 혁명가의 길을 걸었고 여러 차례 감옥살이를 하면서도 인민들 곁을 떠나지 않았다. 평생 일을 멈추지 않은 노동자이자 무장봉기를 이끈 지도자, 총파업을 꿈꾸며 인민을 조직한 활동가였다. 바쿠닌, 크로포트킨, 엠마 골드만과 함께 아나키즘 운동을 이끌다 파시스트의 탄압을 받으며 세상을 떠났다. 사상과 행동, 설교와 실천이 일치하는 혁명가이자 상냥하고 따뜻한 심성의 인간으로 알려지고 있다. 신문과 잡지, 팸플릿 등 출판을 통한 선전에도 힘을 쏟았으며, 잡지 「선동L’Agitazione」, 「생각과 의지Pensiero e Volonta」와 최초의 아나키스트 신문 「신인류Umanita Nova」 등의 발행을 주도했다. 팸플릿 『아나키Anarchy』와 『카페에서Al caffe』를 출간했다. 옮긴이 하승우 녹색당 정책위원장, 더 이음 연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역 권력을 바꾸는 일에 관심이 많고, 집요하게 자료를 뒤지는 일이 취미다. 《시민에게 권력을》 《껍데기 민주주의》 《민주주의에 반하다》 등을 썼고, 《국가 없는 사회》 등을 번역했다. ​ ​

  • 먼지의 말 | 포도밭출판사

    지은이: 채효정 ISBN: 979-11-88501-22-9 (03300) 출간일: 2021년 9월 17일 정가: 16,000원 제본: 무선 쪽수: 272쪽 판형: 130×210mm 분야: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국내도서 > 사회과학 > 비평/칼럼 > 한국사회비평/칼럼 먼지의 말 지은이 : 채효정 책 소개 ​ 정치학자 채효정, 먼지로서 먼지에게 쓰다 ​ 이 책은 정치학자 채효정이 2018년부터 2020년 사이에 주로 페이스북에 쓴 글을 모아 엮은 책이다. 채효정은 ‘마음이 견디지 못해, 가슴에서 돌멩이 하나를 빼내듯이’ 썼다고 말한다. 슬픔으로 쓴 글이 있고, 분노로 쓴 글이 있고, 함께 웃기 위해 쓴 글이 있다. 먼지로서 먼지에게 쓴 글들이다. 먼지란 ‘없지 않은 존재’를 일컫는다. 먼지는 ‘도래할 주체’들의 태명이라고도 할 수 있다. 『먼지의 말』은 없지 않은 존재들의 목소리와 그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 보도자료 ​ 2015년 크리스마스 이브에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 칼리지 강사 채효정은 학교로부터 이메일로 해고를 통보받았다. 이후 채효정은 부당한 해고에 항의하며 잔디밭에서 강의를 이어갔다. 나는 2016년 12월 겨울날, 그를 응원하고 지지하는 마음으로 잔디밭 강의의 청강생이 되고자 그의 강의실(경희대학교 노천극장, 대운동장, 잔디밭 등지에서 강의가 이뤄졌다)을 찾아갔다. 추운 날이었지만 나와 같은 청강생이 제법 있었다. 채효정은 털장갑을 끼고, 털모자를 눌러 쓰고, 확성기를 얼굴에 바싹 붙이고 소리를 높여 강의했다. 그는 우리의 ‘빼앗긴 말’들을 주제로 강의했다. 2019년 소위 ‘조국 사태’ 초반에, 평소 정치사회 문제에 자주 의견을 내던 사람들도 왠지 말을 아꼈다. 신중함은 보통은 미덕이지만 이때의 신중함에는 껄끄러운 점이 있었다. 그들은 지켜보자고 했고, 조국을 아주 옹호하지는 않는다면서도 아직은 판단을 유보할 때라고도 했다. 나는 그 상황을 지켜보기가 매우 답답했고 어느 지점에서는 몸서리가 쳐졌다. 그때 내가 찾아 읽던 글 중에서 단연 선명하게 자신의 입장을 피력하며 조국 사태가 주는 무참함을 말하고, 조국 옹호 세력을 비판하는 글을 쓰던 사람이 채효정이었다. 중국의 탄압에 맞서며 홍콩 이공대에서 투쟁이 일어났을 때, 이공대에게 벌어지는 일을 상세히 보도하는 채널은 드물었다. 채효정은 역시 날마다 긴 글로 투쟁의 안팎을 전했고, 연대의 필요성을 일깨웠고, 당장 해야 하고 할 수 있는 일들을 알려주었다. 돼지 ‘살처분’이 벌어질 때, 나는 여러 가지 입장들을 읽었다. 방역의 입장, 축산 농가의 입장, 산업의 입장… 돼지의 비명 소리가 꿈에서 들리는 괴로움 속에서도, 나는 내가 미처 다 알지 못하는 어떠한 ‘입장’들을 생각했다. 그때 채효정이 돼지의 입장을 써주었다. 나는 내가 돼지라는 걸 깨달았다. 돼지의 입장이 내 입장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돼지인데, 누구의 입장을 걱정한단 말인가. 삼성 해고자 김용희를, 영남대의료원 해고자 박문진, 송영숙을 알리는 사람이 채효정이었다. 제주 청년 노민규의 제주 제2공항 반대 단식시위를, 도로공사 톨게이트 노동자들의 시위를, 경동 도시가스 가스 안전 점검원들의 시위를 알리는 사람이 채효정이었다. 나는 채효정의 글을 읽으며 훅 하고 숨통이 트이는 경험을 했다. 조금 더 자세히 말하면, 채효정의 글을 읽고서야 푹 하고 비로소 숨이 쉬어지는 때가 많았다. 그래서 나는 채효정이 아무런 계획 없이 그저 ‘마음이 견디지 못해, 가슴에서 돌멩이 하나 빼내듯이’ 썼다는 이 글들을 페이스북에서 찾아 그러모았다. 처음에 200여 편을 모았는데, 그중 82편을 추렸다. 『먼지의 말』은 정치학자 채효정이 2018년부터 2020년 사이에 주로 페이스북에 쓴 글을 모아 엮은 책이다. 슬픔으로 쓴 글이 있고, 분노로 쓴 글이 있고, 함께 웃기 위해 쓴 글이 있다. 채효정은 먼지로서 먼지에게 이 글들을 썼다. ‘먼지’는 무엇을 일컫는 말인가. 먼지는 ‘없지 않은 존재’이다. 그리고 먼지는 ‘도래할 주체’들의 태명 같은 것이다. 채효정은 서문 「왜 쓰는가」에서 왜 이 글들을 썼는지 돌아본다. 그는 무척 무거운 마음으로 자신이 글을 쓰고 있는 이유를 살펴본다. 쓸 수 있다는 것, 그것은 한편으로 부끄러운 일이라고 그는 말한다. 그는 무겁고 두려운 마음이지만, 간절했기에 썼다고 밝힌다. “여기 적힌 간절한 말들이 간절한 사람들에게 닿기를, 필요한 이들에게 필요한 말이 되어주기를 바랄 뿐”이라고 전한다. 이 책에서 듣게 될 목소리의 주인공들을 알려드린다. 목소리의 주인공이라 하면 인간만 떠올리기 십상인데, 이 목록에는 아래와 같이 물건도 있고 건물도 있고 동식물도 있다. 이들에게도 목소리가 있기 때문이다. 물류센터 노동자 / 아파트 외벽 도색 노동자 / 돌봄 노동자 / 남극 세종기지 / 바이러스 / 빙하 / 녹색당 / 벌레 / 땅 / 나무 / 고양이 / 뱀 / 택배 노동자 / '근로자 A씨' / 이주 노동자 / 화재로 숨진 망원동 쌍둥이 형제 / 탄소 / 배달 노동자 / 간호사 / 콜센터 노동자 / 코로나 / 학생 / 비정규직 노동자 / 김용희 / 김용균 / 블루베리 / 간병인 / 청도 대남병원 / 김선일 / 김정희 / 하청 노동자 / 청소년 / 딜란 크루스 / 홍콩 이공대 시위대 / 자살자 / 광주 / 노민규 / 마을 / 안전로프 / 프롤레타리아 / 먼지 / 마트 노동자 / 쪽방촌 김씨 / 톨게이트 투쟁 노동자 / 돼지 / 박문진 / 송영숙 / 화물 트럭 노동자 / 할머니 / 청소 노동자 / 해고 강사 / 4월 16일 / 개 / 노란 조끼 등등. ​ 지은이 소개 채효정 정치학자.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칼리지 해직강사로 대학의 기업화와 비민주성에 문제를 제기하며 수요집회와 잔디밭 강의 등 학내투쟁과 강사투쟁을 했고 그 경험을 기록하여 『대학은 누구의 것인가』를 펴냈다. 교육공동체 벗 조합원이자 발행지 『오늘의 교육』 편집위원장으로 잘못된 교육 시스템과 한국 사회 문제를 비판적으로 조망하는 글을 꾸준히 써왔다. 2018년부터 월간 『워커스』에 노동, 정치, 교육, 돌봄, 기후위기 등 다양한 현안에 섬세한 고민과 물음을 던지며 ‘워커스 사전’을 연재하고 있다. 함께 쓴 책으로 『능력주의와 불평등』, 『마스크가 답하지 못한 질문들』, 『재난은 평등하지 않다』, 『상상하라 다른 교육』, 『교육 불가능의 시대』 등이 있다. 현재 강원도 인제에서 글 노동자, 들 노동자로 산다. 지배하는 이들이 아니라 지배당하는 이들, 저항하는 이들에게 필요한 연구자이자 함께 싸우는 사람으로 살고자 한다. ​ 책 속에서 ​ “나는 아무것도 잃을 것이 없다.” “나는 이 세계에 지분이 없다.” - 「딜란 크루스」, 122쪽 ‘근로자’ 1명 이름은 ‘A씨’ ‘끝내 숨져’ 이름 없는 노동자가 혼자 작업하다 사고를 당하고 끝내 숨졌다는 소식 이 소식은 왜 날짜와 장소만 바뀐 채 늘 똑같은 문장으로 전송되는가 - 「근로자 1명 끝내 숨져」, 59쪽 ‘죽음의 외주화’란 그 말이다. 죽어라, 내가 안 보는 곳에서. 나는 아무도 죽이지 않는다. 너의 불행한 죽음에 대해서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게 사회의 도덕률이 되어버렸다. 안 보이는 곳에서 죽도록 일하고 안 보이는 곳에서 죽어라. - 「죽어라, 내가 안 보는 곳에서」, 254쪽 (지난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학생은 144명) 이 세상에서 조용히 사라지고 있다. 우리에게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고 말할 필요도 없다는 듯이. - 「조용히」, 151쪽 “나쁜 짓을 안 하믄… 사람이 어떻게 그렇게 큰 돈을 모은대?” - 「민도」, 208쪽 질문은 ‘10년 후에 나는 무엇이 되어 있을까?’였다. 한 사람은 ‘먼지’라고 대답했다. 먼지… 갑자기 가슴이 쿵하면서 머리가 멍해졌다. “먼지라고요? 이 질문을 한 이후로 이렇게 시적인 대답은 처음 들어보는데요?” 하니까 씩 웃는데, 그 웃는 모습이 참 좋았다. 다행히도. 친구들이 옆에서 “아, 뭐래” 하고 퉁을 줘도 의연하게 “왜 먼지가 어때서?”라고 되물었다. “너희들은 먼지가 안 될 것 같냐?”라고 하면서. 또 한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 존재’가 되어있을 것 같다고 했다. ‘존재하지 않는 존재’라니… 또 친구들은 옆에서 우와 그게 말이 되냐고 웃으면서 떠든다. - 「먼지의 말」, 156쪽 추석 연휴 전날 체불 임금을 받기 위해 한 노동자가 아파트 옥상 위로 올라갔다. 거의 완공된 아파트는 외벽 도색을 앞두고 있다. 하얗게 밑칠을 마친 외벽을 타고 내려오며 로프에 매달린 노동자는 한 자씩 글자를 써내려갔다 제 몸보다 큰 붉은 글씨를 한 자 한 자 읽어본다. 사 기 꾼 시 공 업 (체) 시 행 사 는 더 사 기 꾼 노 임 주 라 개 자 식 그는 로프를 알고, 칠을 아는 사람 추석 연휴 전날까지 임금을 받지 못한 노동자는 자신이 쓸 수 있는 유일한 공간 모든 사람이 볼 수 있는 곳에 저 말을 쓰고 내려와 경찰에 ‘입건’되었다. - 「임금 주라」, 26쪽 숙련 택배 노동자의 한달 평균 택배 물량은 7,000~8,000개 지난 3개월간 10년차 택배기사인 정씨가 배송한 택배 상자는, 2월에 9,960개 3월에는 1만 1330개 4월에는 1만 288개 오전 6시 출근, 오후 9시 퇴근 휴식시간도 없이 하루 15시간 중노동 근무 어린이날 앞두고, 심정지로 돌연사 - 「돌연사」, 58쪽 “우리는 당신들이 미처 죽이지 못한 노동자의 자식들이다.” - 「매일 김용균이 있었다」, 125쪽 숫자, 순위, 평균, 생략으로 ‘노동자의 삶’과 ‘노동의 현실’을 전하는, 뉴스. 그런데 그렇게 해도 너무나 끔찍한, 뉴스. - 「3,400명」, 184쪽 “싸움은 물러설 수 없는 곳에서 하는 것 같아요.” - 「물러설 수 없는 자리」, 258쪽 도살된 4,700여 마리의 돼지. 해고된 1,500여 명의 톨게이트 노동자. 24년 동안 사회적 죽임을 당한 채로 살아있는 삼성 해고노동자 김용희. 강사법 시행을 앞두고 올 1학기 해고당한 대학 강사는 7,834명. 그 외에도 또 어디서 얼마나 많은 목숨들이 삶의 벼랑 끝에서 떠밀려 내던져졌는지 모른다. 그 속에 나도 있다. ‘최소 비용, 최대 이익’을 위해 산 채로 매장되는 존재들. 살처분이나 해고나 생매장이긴 마찬가지다. 어느 날 홀연히 자기가 살던 사회에서 쫓겨나 산 채로 어둠 속에 사라진다. 존재를 부정당한 그 구덩이에서 기어 나오려고 날마다 안간힘을 쓴다. - 「돼지들이 죽던 날」, 201쪽 안전로프(구명줄)가 없었다. 엊그제 유리창 외벽 청소 중에 추락 사망한 노동자. 안전로프가 없는 사회에서 살아간다는 건 떨어지면 끝이라는 것. 누군가의 사랑하는 사람이고 누군가의 소중한 이였을 사람 누군가의 안전로프가 되었을 사람. 그리고 그는 자기 자신을 고용한 자기 자신의 사장님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의 죽음은 조사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왜 안전로프가 없었는지, 그걸 물어봐야만 하는데. - 「안전로프 없는 사회」, 148~149쪽 “거기서 잘렸으니, 거기로 돌아가야죠….” - 「물러설 수 없는 자리」, 258쪽 차례 ​ 서문_ 왜 쓰는가 이상한 점 죽었다 아니 죽였다 임금 주라 취향의 정치와 혐오의 정치 돌봄노동과 기후위기 에코 포르노그래피 자본주의에 반대하지 않는 그린 뉴딜이라니 수업료 땅 선생님과 나무 선생님 뉴딜의 한계 작은 평화 밭에서 돌연사 근로자 1명 끝내 숨져 산재는 막지 못한다고 우리들의 죽음 그린 뉴딜, 좋은 포장지 나중에 이윤보다 생명을 위기 이후 조용한 독재자 루카스 플랜 이 차이는 어디서 왔는가 그 사람이 점점 투명해진다 땅 병은 가난한 사람들부터 낚아챈다 탈노동 김선일을 기억하라 사람이 죽었다 다시는 로봇은 비싸고, 인간은 싸니까요 2명이 100명을 대표하는 세상 싸우는 청소년들 딜란 크루스 매일 김용균이 있었다 살아있어요 어떤 사람들의 전쟁 폭력에 지지 않는 사람들 성난 목소리 착시현상 ‘모두의 것’을 되찾는 일부터 안전로프 없는 사회 죽음의 사회적 전형 조용히 보이지 않는 사람들 먼지의 말 누가 돈을 가져가는가 힘의 기울기 쪽방촌 김씨 조국 이후 계급의 눈으로 촛불 다음 날 여성을 교환물로 생각하는 사고방식 3,400명 숨을 못 쉬겠다 천만이 모여도 옳지 않다 노동자 숨져 다들 트라시마코스가 되기로 하였소? 돼지들이 죽던 날 고공으로 올라간다 졸면 죽음 『한겨레』 평기자 성명을 읽으며 민도 식자들 아무도 책임이 없다 역사 부르주아화와 관제 민족주의에 맞서 애국 ‘사라졌다’고 한다 구제 우리가 소멸하지 않겠다면? 강사법과 대학의 미래 원하는 것을 요구하자 4월 16일 밤 나는 후마니타스칼리지 해고 강사다 대학의 죽음 상상 이상의 대학 한 사람 죽어라, 내가 안 보는 곳에서 개를 버리는 방법 물러설 수 없는 자리 인간의 길 2018학년도 신입생 입학식 환영인사 편집자의 말 ​ ​ ​보도자료 다운 받기 ​ ​

  • Facebook
  • LinkedIn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