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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9-11-88501-15-1 (03300)
출간일: 2021년 1월 28일
정가: 15,000원       
제본: 무선
쪽수: 260쪽           
판형: 130×210mm

분야: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사회문제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생태/환경
국내도서 > 자연과학 > 생명과학
국내도서 > 인문 > 인류학

관계와 경계

엮은이: 인간-동물 연구 네트워크
지은이: 이동신, 김정미, 권헌익, 김산하, 최태규, 조윤주, 천명선, 이형주, 이항, 황주선, 김기흥, 박효민, 박선영, 이인식, 주윤정

코로나로 인한 불안과 위기는 인간만의 것일까
팬데믹 1년, 동물들은 어떠한 위기에 처해 있는가
인간과 동물이 안전하게 공존할 방법은 무엇인가

국내의 대표적인 학자와 전문가, 활동가가 모여
인간-동물 관계에 대한 최신의 연구와 성찰을 나누다

국내에서 처음 코로나19 확진환자가 발생한 지 딱 1년이 지났다. 1년 동안 전 세계는 전례 없는 고통의 시간을 보냈다. 이런 사태를 만든 가해자와 피해자는 누구인가? 인간의 취약성과 동물의 취약성은 어떻게 얽혀 있으며 인간보다 훨씬 전염병에 취약한 동물들은 지금 어떤 처지에 놓여 있을까? 한국의 코로나19 방역은 메르스, 구제역, 조류독감과 같은 인간-동물질병 방역의 경험으로부터 어떤 빚을 지고 있는가? 
발생부터 대처에 이르기까지 코로나19는 인간과 동물이 맺고 있는 관계와 촘촘히 얽혀 있다. 야생동물들의 서식지를 침범하고 동물체험카페에서 진귀한 야생동물들과 찍은 사진을 SNS에 올리는 사람들 한편에는 전염병의 원인으로 손가락질 당하며 마구 살처분되는 동물들이 있다. 인간이 함부로 좁힌 거리와 함부로 넓힌 거리, 그 사이 생태적으로 올바른 공존의 거리는 얼마일까? 이 책은 이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국내 학자, 전문가, 활동가 등이 한데 모여 이룬 성과이다. 인간-동물 관계 연구의 최신 논의와 성찰을 담았다. 

‘거리’의 중요성 
‘거리두기’라는 말은 코로나와 함께 우리에게 찾아왔다. 거리두기라는 말은 대개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를 일컫는다. ‘사람끼리 밀집하지 말라’는 의미인 것이다. 그런데 사람과 동물의 거리, 나아가 동물과 동물의 거리는 어떨까. 사람과 사람 간의 거리를 그 어느 때보다 신경 쓰는 지금, 우리는 사람과 동물 간의 거리, 동물과 동물 간의 거리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을까. 체험동물원이나 동물체험카페 같은 공간을 만들어 야생동물을 만지고 쓰다듬고 싶어 하는 인간의 욕구를 이대로 놔둬도 괜찮은가. 병에 걸리지 않을 도리가 없을 만큼 가축들을 밀집해 키우는 지금의 공장식 사육방식은 과연 지속가능한가. 이런 질문들에 응답하지 않는 한 제2, 제3의 팬데믹은 언제든 닥칠 수 있다. 

 

인간과 동물의 ‘사이’를 생각하다
인간-동물 관계를 이전과 다르게 사유하기 위해 영문학자 이동신은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져보자고 제안한다. “인간과 동물 사이에는 무엇이 있을까?” ‘사이’를 고민하자는 말에는 ‘차이’에 집중하지 말자는 함의가 있다. 인간과 동물이 어떻게 같고 어떻게 다른지를 고민하기보다 인간과 동물 ‘사이’에 있는 것이 무엇인지 사유하자는 것이다. 이 책은 인간과 동물을 차이 혹은 동질성으로 파악하고 위계화하는 논의틀은 이제 버려야 할 때라고 말한다. 인간과 동물이 서로를 해치지 않고 공존할 방법을 찾아야 하는 오늘날,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인간-동물의 ‘사이’를 고민하고 적당한 ‘거리’를 부여하는 실천이다. 

 

‘인간중심주의’에 맞서다
만일 코로나19가 정말로 이전과 다른 ‘뉴노멀’ 시대를 가져온다면, 그 안엔 아마도 인간중심주의적인 현실과는 다른 현실을 만들라는 어려운 요구가 담겨 있을 것이다. 이 책에 실린 15편의 글의 공통된 연구 주제는 ‘인간-동물 관계’이다. 인류학, 사회학, 수의학, 영문학 분야 연구자뿐 아니라 동물권 단체, 지역공동체, 동물원과 생태공원 등의 현장에서 일하는 활동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배경과 영역을 가진 필자들이 참여했다. 코로나 시대의 반려동물은 물론 동물원 동물, 야생동물과의 관계를 다루는 이야기부터, 가축과 인공육 그리고 해상양식동물에 대한 이야기, 인수공통감염병과 동물 관련법에 대한 이야기, 인간-동물 관계에 대한 철학적 혹은 사회학적 고민이 담긴 이야기 들이 다채롭게 펼쳐진다. 이 모든 이야기는 인간중심주의로 점철된 인간-동물 관계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공유한다. 또 코로나로 현실이 급변하는 이 시기에 인간-동물 관계를 고민하는 것이 더욱 시급한 일이 되고 있다는 절박함을 공유한다. 인간-동물 관계에 대한 논의가 직접적으로 동물을 접하는 영역에서만 이루어져서는 안 되기에, 인간중심주의는 인간의 모든 활동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기에, 학제간 연구뿐만 아니라 학계와 현장의 교류가 지속되어야 한다는 책임감을 공유하고 있기도 하다. 

 

인간-동물 경계에 대한 새로운 서사 
코로나19로 ‘거리’가 중요해진 이 순간은 사람들끼리의 사이뿐만 아니라, 사람과 동물, 그리고 동물과 동물 사이를 새롭게 쓰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사이’의 복잡하고 역동적인 모습을 인간중심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바라볼 기회인 셈이다. 이 책의 1부에는 ‘사이’를 얘기하는 네 편의 글을 모았다. 
이동신은 「차이에서 사이로: 인간-동물 관계와 거리두기」에서 포스트 코로나의 ‘포스트’라는 단어를 문제 삼으며, 섣부르게 미래로 나가기보다 현재의 인간-동물 관계를 ‘차이’가 아닌 ‘사이’라는 관점으로 다시 써 나갈 필요가 있음을 강조한다. 
김정미는 「근거리 입양: 파랑새 ‘짹이’ 이야기」에서 파랑새와 우연히 같이 살게 된 경험을 통해 야생동물과의 공존을 고민하면서 ‘입양’이라는 말로 이 섬세하고 조심스러운 관계를 풀어 나가고 있다. 
권헌익은 「원거리 입양: 코끼리 ‘마야’ 이야기」에서 머나먼 거리를 두고도 동물과의 친밀한 사이를 만들어 가는 방식으로 원거리 입양을 제안한다. 권헌익은 제한적이고 고정된 친족 개념의 입양과 달리 유동적이면서 때로는 개방적인 입양 관습과 개념을 부족사회에서 찾으면서, 동물과도 유사한 입양 관계가 가능함을 이야기한다. 
김산하는 「야생의 거리와 공존의 생태계」에서 인간과 동물 사이를 고민하기 전에 자연상태에 있는 동물들 사이를 들여다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들 사이에서 확인되는 물리적이고 생태적인 거리두기를 되살리기 위해서는 자연이 스스로의 의지에 따라 다시 야생성을 되찾도록 하는 ‘활생’이 중요하다. 

 

인수공통감염병 상황에서 동물의 취약성
코로나19 팬데믹의 시작은 인간과 동물의 접점에 있었다. 그리고 팬데믹으로 위기를 겪는 것은 동물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인간은 인간만을 걱정하고 인간만이 피해자인 듯 여기고 있다. 동물과 인간이 함께 걸릴 수 있는 인수공통감염병이 발생했을 때 동물은 어떤 상황에 처하게 될까? 이 접점에서 인간과 동물 모두를 보호하기 위해 앞으로 우리는 어떤 변화를 시도해야 할까? 2부에서는 인수공통감염병 팬데믹 상황에서 동물이 가진 취약성을 이해하고 이를 해결하는 방식에 대한 논의를 정리했다. 
최태규는 「팬데믹 상황의 동물원 동물들」에서 야생동물이지만 인간이 만든 공간에 갇혀 있는 동물원 동물과 반려동물이라는 특별한 지위를 누리는 듯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버려지고 잊히고 죽임을 당하는 유기 동물들의 상황을 살펴본다.
조윤주는 「팬데믹 상황의 보호소 동물들」에서 확진된 보호자의 반려견과 반려묘에게서 코로나19 감염이 확인된 이후 사람들에게 퍼졌던 공포와 그로 인한 사회 현상을 살펴본다. 사람들의 관심에서 소외된 보호소의 운영상태 악화와 자원봉사자 감소가 우려되었지만 뜻밖의 국면도 있었다. 집에 고립된 사람들에게 반려동물이 주는 위로와 유대감이 새로운 가치로 떠오르면서 오히려 유기동물 입양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것이다. 사람과의 거리가 멀어지는 틈을 동물이 메워 준 셈이다.
천명선은 「감염병 환자로서의 동물: 팬데믹 상황의 가축」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수성이 있다고 알려진 개와 고양이, 동물원의 고양이과 동물, 농장의 밍크 등이 모두 사람으로부터 감염되었음에도 ‘환자’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지적한다. 동물은 병원체 그 자체로 여겨지거나, 질병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 인간에 대한 위험으로만 간주된다. 
이형주는 「팬데믹 상황의 동물을 위한 법과 제도」에서 인간 사회의 법과 제도가 사회적 약자들을 보호하듯 동물을 위한 법과 제도 역시 이 취약성을 배려해야 함을 강조한다. 

인간-동물의 질병에 대한 원헬스적 접근
이번 팬데믹의 중요한 책임은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자연환경을 파괴하고 야생동물 서식지를 침범한 인간에게 있다. 이로 인해 자연스럽게 야생동물과 인간의 접촉이 증가하게 되면서 종간 장벽을 넘어 바이러스가 퍼질 기회가 생겼기 때문이다. 급속도로 확산된 세계화와 도시로의 인구 집중은 감염병 확산에 더욱 취약한 조건으로 이번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에 이상적인 배양공간을 제공했다. 결국 코로나19는 단순히 인간의 질병도 동물의 질병도 아니다. 이것은 인간-동물의 접촉과 상호작용으로 일어난 질병으로 규정해야 하며 단순히 의학적·생물학적 문제로 국한할 수 없다. 인간-동물의 문제를 좀 더 포괄적이고 광범위하게 다루려면 의학은 물론 수의학과 생태학 그리고 사회과학적인 접근이 결합될 필요가 있다. 이렇게 질병에 대한 포괄적 접근을 요구하는 흐름을 ‘원헬스 운동’이라 부르며, 이 운동은 지금까지 인간-동물로 분화되어 왔던 의학적 접근법을 광범위하게 통합할 것을 주장한다. 3부에는 인간-동물의 관계에서 감염병의 지위를 고민하는 글 세 편을 실었다. 
이항은 「팬데믹의 시작: 인간, 가축, 야생동물의 접점」에서 코로나19 팬데믹이 인간-가축-야생동물이 조우하는 접점에서 발생했다는 사실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보여 준다. 이항은 특히 한국적 상황에서 인간-가축-야생동물의 접촉이 일어날 수 있는 특수한 조건이 형성되어 있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신종감염병이 발생할 경우 생태적, 사회적, 경제적 혼란은 물론 안보에 엄청난 위협이 될 수 있다. 
황주선은 「질병생태학: 야생동물 유래 신종감염병에 대한 통합적인 이해」에서 야생동물에서 유래하는 신종감염병에 대한 생태학적 이해를 제공한다. 황주선은 ‘질병생태학’이라는 분야의 소개를 통해 병원체들이 살아갈 수 있는 자연적이고 인위적인 얽힘 현상을 ‘생태’라고 규정한다. 질병생태학은 단순히 바이러스의 분자적 생물학적 단위로 질병을 파악하는 기존 생의학적 패러다임을 넘어 인간-가축-동물-생태환경까지 광범위한 요소들을 포괄하여 다룰 때 비로소 질병을 이해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김기흥은 「한국 질병관리체계와 인간-동물질병의 공동구성」에서 코로나19 방역정책을 고찰하며 한국 질병방역의 기본틀이 인간-가축-동물 질병의 주기적 발생에 대한 경험을 토대로 형성되었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특히, 2000년 이후 발생한 인간(메르스, 사스)-가축(구제역, 조류독감)-동물(아프리카돼지열병) 질병의 방역경험이 현재 다른 서구국가들의 방역정책과 다른 특이한 대응방식을 형성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은 인간-동물질병의 경험이 공동구성되는 과정이었다. 

 

인간-동물 관계의 미래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인간과 동물의 삶에 전례 없는 영향을 끼치며 ‘포스트 코로나’ 담론이 전방위적으로 제시되고 있다. 팬데믹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일터와 일상생활에서 어려움과 불편함을 겪고 있지만, 한편으로 아이러니한 것은 먼 미래에 가능할 것이라 여겨졌던 일들이 보다 빠르게 우리의 현실로 가능해지고 있거나, 현재 인류의 삶의 방식을 반성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는 점이다. 4부에서는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앞으로의 인간-동물 관계에 어떤 가능성들이 열려 있을지, 혹은 어떤 변화가 생길 수 있을지 살펴본다. 
박효민은 「육식의 미래와 인공육의 이슈」에서 공장제 축산업에 기반한 육류 소비가 날로 증가하고 있지만 이는 환경적, 윤리적, 비용적 측면에서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주장하며, 축산업 기반 육식의 대안으로서 인공육의 문제를 다룬다. 이를 위해 현재의 기업적 축산업의 문제가 무엇이며 왜 지속가능하지 않은지, 그리고 기술적 측면에서 현재 다양하게 개발되고 있는 인공육 중 특히 배양육의 발전 단계는 어디까지 왔는지를 살피고 인공 배양육의 장점과 기술적 난제, 사회적으로 예상되는 문제점들을 짚어 본다. 
박선영은 「마을과 바다의 새로운 관계: 지속가능성인증의 가능성」에서 국제인증을 통한 지속가능한 어업의 가능성을 논의한다. 이 글은 한국의 전라남도 완도에서 책임수산물에 부여하는 에코라벨 프로그램 ASC 국제인증 심사를 받은 과정을 다루고 있다. 박선영은 이 글을 통해 코로나19를 계기로 현재 수산업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반성적으로 고찰할 필요성을 제기하며, ASC 인증 사례의 소개를 통해 향후 지속가능한 수산물을 위해 어떤 환경적,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하는지를 이야기한다.
이인식은 「우포늪 습지 복원과 생태적 전환, 그리고 지속가능한 발전」에서 필자가 오랜 시간 우포늪을 보전하는 활동을 벌이는 과정에서 겪은 경험을 생생하게 증언하며, 나아가 정부가 시행하는 그린뉴딜이 에너지산업을 중심으로 한 또 하나의 경제정책에 머무르지 않고, 생태계의 불균형과 생물다양성 감소를 실질적으로 막을 수 있는 혁신적인 정책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주윤정은 「코로나 시대의 생태적 전환과 실천들」에서 코로나19가 드러내고 있는 현재 인간과 동물 관계의 취약성을 중심으로 논의를 펼친다. 필자는 코로나 이후 인간의 삶이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를 놓고 많은 ‘포스트 코로나’ 담론이 횡행하고 있지만, 정작 대부분의 논의들이 경제와 산업의 측면에 치우쳐 있어 막상 이 팬데믹을 초래한 근본 문제를 고민하는 반성적 사유는 찾아보기 어렵다는 문제점을 제기한다. 또 다른 형태의 재앙을 막기 위해서는 코로나가 보여 준 인간과 동물 관계의 취약성을 극복할 수 있도록 국제적인 수준에서의 대처가 필요하며, 특히 이 과정에서 인간이 자연에 대한 책임감을 갖는 일이 그 어느 때보다 요구된다.

 


엮은곳 소개

인간-동물 연구 네트워크
인간-동물 연구 네트워크는 2018년 “인간-동물 관계의 전환: 신사물론적 경계 허물기”라는 주제의 서울대학교 교내지원사업을 진행하는 연구팀으로 출발해, 2019년 “위계에서 얽힘으로: 포스트휴먼시대의 인간-동물 관계”라는 제목으로 교육부 인문사회기초연구사업에 선정된 후 현재까지 활동을 잇고 있는 연구팀이다. 인간-동물 연구 네트워크는 포스트휴먼 시대에 등장한 생명과 생태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바탕으로 인간-자연, 인간-동물의 이분법적이고 위계적인 관계와 규범을 넘어 ‘공존’과 ‘얽힘’의 가능성을 모색하고자 한다. 본 연구팀은 인문학(문학), 사회과학(사회학, 인류학), 자연과학(수의학, 생태학, 행동학) 연구자들로 구성된 융합 연구 네트워크이다. 이곳에서는 인간-동물 관계가 위계적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을 비판하며, 관계 속에 존재하는 다층적인 ‘얽힘’을 드러내려 한다. 그리고 포스트휴먼 시대 인간-동물 관계를 재구조화하기 위해 근거자료를 구축(동물인격, 동물인구, 동물인식)하고, 인간-동물 상호작용 과정을 분석하며, 생태정치 및 생태미학 사례를 조사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지은이 소개

 

이동신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교수. 『A Genealogy of Cyborgothic: Aesthetics and Ethics in the Age of Posthumanism』 『영미 소설 속 장르』(공저) 『세계를 바꾼 현대 작가들』(공저) 『21세기 사상의 최전선』(공저)을 썼다. 주요 논문으로 「좀비 반, 사람 반: 좀비서사의 한계와 감염의 윤리」 「좀비라는 것들: 신사물론과 좀비」 「망가진 머리: 인공 지능과 윤리」 등이 있다.

 

권헌익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트리니티 칼리지 사회인류학 석좌교수. 현 서울대학교 사회과학대학 초빙석좌교수. 구소련 시베리아 원주민 사회의 환경사에 대한 여러 편의 논문을 썼다. 주요 저서로 『전쟁과 가족』 『또 하나의 냉전』 『베트남 전쟁의 유령들』 등이 있다. 

 

김정미    
서울대학교 인류학 박사과정 수료. 『테크놀로지, 창조와 욕망의 역사』 『100세 혁명』 『아마존의 성공비밀』 『관시(關係)와 비즈니스: 중국 비즈니스 문화의 심층 구조』 등을 번역했다. 

 

김산하    
야생 영장류학자. 인도네시아 자바 긴팔원숭이 연구로 박사학위. 영국 크랜필드 대학 디자인센터 연구원이자 현재 생명다양성재단 사무국장으로 활동한다. 『스톱 시리즈 1~9권』 『비숲』 『야생학교』 『습지주의자』 『살아있다는 건』 등을 썼고, 『무지개를 풀며』 『사회생물학』 『활생』 등을 번역했다.

 

최태규    
에딘버러 대학 응용 동물행동학 및 동물복지학 석사. 청주동물원 수의사. ‘곰 보금자리 프로젝트’와 ‘휴메인벳’에서 활동한다.

 

천명선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수의인문사회학 교수. 『조선시대 가축전염병의 발생과 양상』 『근대수의학의 역사』 등을 썼고, 『동물은 인간에게 무엇인가?』를 번역했다. 주요 논문으로 「일제강점기 광견병의 발생과 방역」 「구제역 관련자들의 체험과 그 의미에 대한 질적 연구」 등이 있다. 

 

조윤주    
서정대학교 애완동물과 교수. 동물보호소의학(shelter medicine)과 관련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반려동물 보호자의 사육포기 중재방안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도심 내 길고양이의 개체수 조절에 대한 논문을 발표했다. 

 

이형주     
(사)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대표. 『사향고양이의 눈물을 마시다』 『동물이라서 안녕하지 않습니다』(공저)를 썼다. 〈한겨레신문〉 〈오마이뉴스〉 〈허핑턴포스트〉 〈월간비건〉 등에 동물에 대한 글을 기고했으며 현재 〈한국일보〉 〈네이버 동그람이〉에 고정 칼럼을 연재한다. 

 

이항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교수.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에서 의생명과학 박사학위. 야생동물 보전생물학과 정책 연구에 주력하면서 「한국표범의 계통 연구」 등 90여 편의 관련 논문을 발표했다.

 

황주선    
미국 조지아 주립대학에서 야생동물 질병생태학으로 박사학위. 『동물의 행동』(공저)을 썼고, 『윙~ 파리를 어떻게 잡을까』 『동물이 색으로 말해요』 『하마를 목욕시켜 주는 동물은?』 『야생동물의 질병』(공역)을 번역했다. 

 

김기흥     
포스텍 인문사회학부 교수. 『Social Construction of Disease』 『광우병 논쟁』 『호모 메모리스』(공저)를 썼다. 〈중앙일보〉 과학분야 고정칼럼을 연재한다. 학술지 「과학기술학연구」 「EASTS East Asian Science, Technology and Society」 「과학사학회지」의 편집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박효민    
서울시립대학교 도시사회학과 교수. 공정성의 다양한 관점에 대해 사회심리학적으로 연구하고 있으며, 『청탁금지의 법과 사회』(공저) 『평화의 여러 가지 얼굴』(공저)을 썼다. 주요 논문으로 「Reward stability promotes group commitment」 「공정성이론의 다차원성」 「이주민 주거 밀집지역 내 내국인 인식 연구」 등이 있다. 

 

박선영    
경희대학교 정치학과 박사과정(국제정치전공) 수료. 2003년부터 국내환경단체에서 저어새, 두루미, 따오기 등 멸종위기조류 및 습지 보전 국제협력 업무를 담당했다. 보호지역, 생태관광, 지속가능한 어업을 중심으로 한 국제환경규범의 국내 적용과 실천에 관심을 두고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인식    
우포자연학교 교장. 『비밀의 정원 우포늪』 『낙동강의 선물 주남저수지』 『우포늪의 생물』 등을 썼다. 우포늪 보전과 멸종된 따오기 복원 추진 사업을 주도했으며, 우포늪가에 살면서 야생동식물 보호와 서식처 확대를 위해 습지보전운동을 하고 있다. 

 

주윤정    
사회학자. 장애, 생명사회학, 인간-동물 관계, 사회운동 등을 연구했고 대표적인 연구는 시각장애인 연구이다. 서울대학교 사회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고, 현재는 서울대학교 사회발전연구소 선임연구원으로 재직하고 있다. 『보이지 않은 역사: 한국 시각장애인의 저항과 연대』 등을 썼고, 「상품에서 생명으로: 가축 살처분 어셈블리지와 인간-동물 관계」 등의 논문을 발표했다.

 

 

책 속에서

 

만일 코로나19가 정말로 이전과 다른 ‘뉴노멀’ 시대를 가져온다면, 그 안엔 아마도 인간중심주의적인 현실과 다른 현실을 만들라는 어려운 요구가 담겨 있을 것이다. 이러한 요구의 폭과 깊이를 진정으로 가늠하는 첫걸음은 바로 인간-동물 관계 연구에서 시작한다. - 9쪽

 

박쥐나 천산갑으로 전파된 인수공통감염병이라는 말로 코로나19를 규정하며 특정 동물을 유해하다고 단정하기보다는, 이 말의 틈새를 들여다보며 인간의 식습관이나 개발 욕구로 인해 뒤틀린 인간과 동물의 사이를 얘기할 때다. 인적이 뜸해진 거리에 나타난 동물을 야생동물이라고 부르며 신기해하기보다는, 이런 말로 동물과의 사이를 짐작하는 것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 얘기할 때다. 그리고 사람들 사이를 고민하고 조정하는 것만큼, 동물들끼리의 사이가 그들에게 얼마나 소중한지를 얘기할 때다. - 15쪽

 

생태적인 공존의 기초는 다차원에 걸친 존재적 거리두기에 기반한다고 할 수 있다. - 58쪽

 

아프리카돼지열병 사태에서 야생 멧돼지의 대규모 사살은 사상 최초로 문명 밖 야생의 영역에서 자행된 ‘야생 살처분’이자 인간과 야생동물 간의 평행관계를 파기한 사례이다. 아프리카 사하라 이남 지역에서 발병한 병이 한반도에까지 도달한 것은 당연히 인간과 인간이 운송한 물자의 이동 때문이고, 한국의 멧돼지는 이것의 직접적인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문제의 원흉으로 낙인 찍혀 전국에서 사살되고 있다. - 60쪽

 

이제는 야생과의 관계를 재검토하고 새롭게 설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절실한 시대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사태는 인간이 야생의 영역에 침투함으로써 일어날 수 있는 수많은 위험의 가능성 중 한 가지 결과를 보여 줬을 뿐이다. - 60~61쪽

사람의 손으로 야생동물을 기르는 기관인 동물원은 그 존재의 의미부터 흔들리고 있다. 이 사회는 동물원을 더 이상 동물을 함부로 이용하는 오락시설로 내버려 둘 수 없게 되었다. 사람이 집단으로 모이는 장소에 야생동물을 가두어 구경시키는 일이 공중보건학적으로 너무 위험한 일이 되었기 때문이다. - 74쪽

 

바이러스가 야생동물에게서 왔기 때문에 인류가 ‘야생동물에 의해 피해를 입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사실은, 별 문제없이 지내고 있던 야생의 바이러스를 우리 인류가 ‘억지로 끄집어내’ 우리 자신을 ‘자해’했다고 보는 것이 더 진실에 가까울 것이다. - 130~131쪽

 

신종감염병을 두고 자연의 습격이라는 식으로 표현하는 것은 그저 드라마적 사고일 뿐 실제로 벌어지는 일은 극히 건조하고 기계적이다. 미생물들은 그저 자신들에게 주어진 새로운 기회, 더 많은 숙주로의 노출을 적극 활용하고 있을 뿐이다. - 148쪽

 

새로이 관계를 설정하고 종합적인 대응을 하는 과정에서 인간과 동물의 적절한 거리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현대사회는 계몽의 방식으로 자연을 정복한 이후 자연을 낭만화하거나 애완의 대상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자연과 단절된 도시의 삶을 보충하기 위해 자연의 대리물들을 건설해 야생과의 접촉점들을 증가시켜 왔다. - 246쪽

 

 

차례

 

서론

 

1부  사이 : 인간-동물 경계에 대한 새로운 서사

차이에서 사이로 : 인간-동물 관계와 거리두기 [이동신]
근거리 입양 : 파랑새 ‘짹이’ 이야기 [김정미]
원거리 입양 : 코끼리 ‘마야’ 이야기 [권헌익]
야생의 거리와 공존의 생태계 [김산하]

 

2부  동물 : 인수공통감염병 상황에서 동물의 취약성

 

팬데믹 상황의 동물원 동물들 [최태규]
팬데믹 상황의 보호소 동물들 [조윤주]
감염병 환자로서의 동물 : 팬데믹 상황의 가축 [천명선]
팬데믹 상황의 동물을 위한 법과 제도 [이형주]

 

3부  질병 : 인간-동물의 질병에 대한 원헬스적 접근

 

팬데믹의 시작 : 인간, 가축, 야생동물의 접점 [이항]
질병생태학 : 야생동물 유래 신종감염병에 대한 통합적인 이해 [황주선]
한국 질병관리체계와 인간-동물질병의 공동구성 [김기흥]

 

4부  관계 : 인간-동물 관계의 미래

 

육식의 미래와 인공육의 이슈 [박효민]
마을과 바다의 새로운 관계 : 지속가능성인증의 가능성 [박선영]
우포늪 습지 복원과 생태적 전환, 그리고 지속가능한 발전 [이인식]
코로나 시대의 생태적 전환과 실천들 [주윤정]

후기 : 관계와 경계에 대해 덧붙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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